저와 그 농가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왜 이리 소가격이 올라?”하면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는데, 이후 그 농가의 입에서 나오는 답이 나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기분 좋은 멘트였습니다. “소 가격이 왜 이리 오르는지 아세요?” 하면서 그것은 지난해에 원산지 표시제가 실시되었고, 최근 그것보다 더욱 깨끗해진 쇠고기이력추적제가 실시된다는 소문이 농가뿐만 아니라 유통업계에도 널리 퍼졌기 때문이라는 답변이었고, 덩달아 송아지 가격도 올라가는 추세라고 말해주더군요 쇠고기이력추적제가 실시되면 앞으로 우리나라 쇠고기 시장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상상해 보셨는지요. 아마 다음과 같이 되지 않을는지……. 도축장에서는 “농가와 가축시장에서는 귀표가 달렸습니까? 그리고 농림수산식품부 전산DB에 등록은 되어 있는지요? 도축장에서는 이 소는 귀표가 없어 도축을 할 수 없습니다.” 유통업체에서는 “이 쇠고기는 고유의 번호와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산 한우고기를 드시겠습니까, 수입 산을 드시겠습니까?” 학교 영양사는 “개체식별번호가 있는 쇠고기를 가져다주세요.” 위에서 언급한 도매시장, 식육판매업소, 음식점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풍경과 함께 새로운 영업모델로 활용중이며, 인터넷의 어느 글에서는 쇠고기이력추적제....새로운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하면서 이제는 고기판매도 고객에 입장에서 장사를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놓기도 했더군요. 그러나 쇠고기이력추적제가 실시되면 무슨 도깨비 방망이처럼 소에 관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만능해결사로 생각하고 농가나 소비자 그리고 언론 등에서 이제는 완벽하게 되겠지 하는 기대가 너무 많아 우려가 됩니다. 오는 6월22일 본제도가 실시된다고 하여도 지금까지의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쇠고기이력제는 양축농가, 도축장, 식육포장처리업, 식육판매업 그리고 소비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시스템입니다. 즉 어느 한 단계가 무너지면 정확한 이력추적이 불가능하므로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기본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쇠고기이력추적제가 유통단계까지 본격 시행되는 날은 국내산 쇠고기와 한우고기가 이 땅위에 새롭게 태어나 활동을 하게 되는 날로 무엇인가 문제점을 찾아 이를 지적하고 새롭게 개선하는 것도 좋지만 한우고기가 한우고기 이름을 달고 팔리는 독립기념일이라 생각하시고 그날을 축제로 승화시키는 모습이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쇠고기이력추적제의 전면실시로 모든 축산업계의 문제를 한방에 해결하려는 조급함보다는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으로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모두가 자기자리에 충실하면서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