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한국형 종돈을 부르짖지만 정작 ‘한국형 종돈이 뭡니까’ 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유전자원 전쟁이 시작되면서 우리 것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형 종돈이라 함은 우리나라 환경에 적응하고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삼겹살과 목심이 많이 나오는 돼지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지난 2007년부터 약 2년에 걸쳐 삼겹살 생산량을 높이기 위한 시험연구를 수행해 왔다. 축산과학원에서는 자체 보유하고 있는 랜드레이스(36두), 듀록(30두) 및 요크셔(34두) 순종돈과 3원교잡종 90두 총 190두를 공시축으로 활용해 연구를 실시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척추수와 삼겹살의 관계가 높다는 의견들이 많아 도축 후 흉추수 및 요추수를 측정하고 또한 간접적인 선발을 위하여 생체에서 측정이 가능한 형질인 체장 체고, 체폭 및 등지방두께 전구, 중구, 후구 3부위를 측정하여 삼겹살 생산량과 가장 관련이 높은 형질들을 선정하는 분석자료로 활용하였다. 척추수 분포 및 삼겹살과의 관계 흉추수와 요추수를 더한 척추수의 경우 20개, 21개, 22개, 23개가 각각 10두(5.3%), 102두(53.7%), 76두(40.0%) 및 2두(1.1%)로 조사되었다. 품종간에는 순종돈의 경우 22개의 척추수를 가진 개체들이 가장 많았으며, 비육돈의 경우 21개가 76.6%로 조사되었다. 체장 및 체고의 경우 순종돈인 랜드레이스 및 요크셔종이 가장 높았으며, 체폭의 경우는 랜드레이스종이 27.7cm로 가장 낮게 조사되었다. 등지방두께의 경우 랜드레이스, 요크셔, 듀록 및 비육돈이 각각 1.45cm, 1.83cm, 1.50cm 및 1.59cm로 요크셔종의 등지방두께가 가장 높았다. <표>는 비육돈 90두에 대하여 척추수 별 삼겹살 생산량과의 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다. 그 결과 삼겹살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척추수(유의수준 0.16) 보다는 오히려 도축체중(유의수준 0.06)이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척추수에 따른 삼겹살 생산량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삼겹살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개량대상 형질을 선정하는데 있어 측정의 용이성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무리 정확한 요인이 존재하더라도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거나, 일일이 도축을 해야 한다거나, 또는 너무 많은 형질들을 측정해야 한다면 현장에서 개량에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쉽게 측정할 수 있고, 가장 높은 영향을 미치는 소수의 형질들을 선택해서 측정해야 효율적인 개량이 될 것이다. 도축체중, 체장, 체고, 체폭, 등지방 전, 중, 후 총 7개 형질들 모두를 측정했을 때 삼겹살 생산량을 58% 정도 정확히 추정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체폭이 40%로 가장 영향을 많이 미쳤으며, 체장 및 체고까지 측정할 때 7개 형질 모두를 측정한 것 대비 93%를 설명할 수 있었다. 특이한 것은 등지방두께(10번째 늑골부위)가 삼겹살 생산량과 높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척추수가 아닌 체형형질이 삼겹살 생산량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상기에도 언급했듯이 돼지 개량에서 측정의 용이성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삼겹살 생산량 증대를 위하여 체형형질을 이용가능성에 대하여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조규호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양돈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