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투기자본 유입 등 고곡가 부채질

  • 등록 2008.07.16 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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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격 폭등에 따른 국내 축산업계의 대응방안<1>

 
김 윤 기 소장<동물자원산업연구소>

한미 쇠고기 협상 여파로 축산인들의 앞날이 어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국제 곡물 가격은 천청부지로 상승하고 있다. 옥수수와 대두 같은 대표적인 사료작물들의 국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사료 자급률이 30%가 채 되지 않는 국내 축산업계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원인 분석을 통해 향후 전망 및 국내 축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처 방안을 알아보고자 한다.

I. 국제 곡물 가격 폭등 원인
국제 옥수수 가격이 부셀당 700¢ 선을 넘어섰다. 옥수수는 가축용 사료에서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일부 국가에서는 주요 식량자원으로 사용된다. 근래에는 대체에너지의 하나인 바이오 에탄올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 11일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의 7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가격은 703.25¢/bu(276.86$/ton)로 마감하면서 처음으로 700¢/bu.를 넘어섰다. 이는 1980년 오일 쇼크 직후 기록된 역대 최고가 664.7¢/bu.(261.68$/mt)보다 5% 이상 상승한 것이다. 또한, 2008년 연초에 비해 200¢이상 상승한 것이다.
옥수수 가격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승, 6월 27일 장중 한때 762¢/bu.을 기록하기도 했다. 6월 말 현재, 724¢/bu.로 다소 하락했으나 여전히 700¢/bu. 선을 유지하고 있다.
옥수수와 더불어 가축용 사료의 또 다른 주요 에너지원인 대두(대두박)의 가격도 2월 말 1,500¢/bu.를 넘어선 이후, 4개월만인 지난 6월 30일 1,605¢/bu.로 거래를 마치며 최초로 1,600¢/bu.마저 넘어섰다.
곡물가격은 곡물시장 내외의 다양한 원인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모든 시장이 그렇듯 곡물시장 역시 수요-공급의 원칙, 즉 수급불균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계적으로 곡물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공급 증가 속도가 그에 미치지 못해 수요 증가 속도 사이의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적인 곡물재고량이 감소, 일부 품목의 경우 역대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II. 국제 곡물 가격 전망
국제 곡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2009년부터 안정세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단, 여기서 안정세란 상향안정, 즉 과거 가격보다 한 단계 높은 가격대 유지를 의미한다.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제기구들의 경우 곡물가격은 내년 중후반 최고가를 기록한 후 소폭 하락한 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주요 곡물들이 국제기구에서 전망한 최고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 상승폭 및 안정적인 가격 유지는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망보고서 발표 당시보다 올해 나타난 유가상승폭이 크며, 미국 주요 곡물재배지의 폭우로 인한 파종 및 생장 차질과 중국의 자연재해 등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으로 인해 세계 곡물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도 수요는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일부 조곡의 경우 재고량이 역대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FAO는 위험수위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곡물 시장에 투기 자본의 대량 유입을 야기한 세계 금융시장 냉각이 언제 해소될 지 정확하지 않으며, 유가 상승이 기존과 다른 양상이라는 점은 곡물시장에 대한 전망을 어렵게 만든다.
세계적인 신용경색 위기는 물가 상승과 맞물려 세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이로 인한 헤지펀드 등 투기자본의 곡물시장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만약, 곡물 시장에 유입된 헤지펀드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경우, 예상보다 낮은 곡물가 형성이 가능할 수도 있다.
또한, 세계 신용경색이 해소돼 금융시장이 활성화될 경우에도 곡물시장의 투기자본이 다소 빠져나가면서 어느 정도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과거에는 산유국들의 증산발표에 영향을 받아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증산발표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계속되는 등 국제 유가의 움직임이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한 유가동향은 바이오에탄올 산업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해상운송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리고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또 하나는 DDA 협상이다. 올 들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DDA 협상이 어떠한 결론을 이끌어 내느냐는 곡물시장 뿐만 아니라 세계 농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 외에도 전망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것은 기상이변이다. 현재 세계적인 옥수수 재배지인 미국 일리노이주는 올해 상반기에만 예년 한 해 강수량에 해당하는 폭우가 쏟아져 파종률 뿐만 아니라 발아율도 예년의 70~80% 수준의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 세계 곡물시장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또한 중국의 대지진 및 폭우, 폭설 역시 세계 곡물 수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그리고 피하기 어려운 기상이변 및 자연재해는 곡물가 전망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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