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육산업 개방화 전략 수립 ‘새전기’ 기대

  • 등록 2008.07.02 13: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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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이 무 하 교수(서울대 농생명공학부)

 
■2010년 한국서 개최 ‘제 56차 세계식육과학기술대회’의 의미

세계식육과학기술대회는 매년 전 세계 약 50여 개국에서 연인원 약 600여명이 참가하는 큰 규모의 국제학술대회이다.
식육의 생산, 위생, 안전, 품질 및 평가, 가공, 포장 및 저장, 영양 및 소비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최근 연구성과 발표와 산업기술정보 교환이 이루어지는 그야말로 식육과 관련해서는 모든 분야가 총망라된 세계적으로 가장 저명한 학술대회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1999년에, 중국이 2007년에 개최한 이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개방화와 세계화가 화두가 되고 있는 21세기에 국내 식육산업과 학계를 위해서 그리고 국가적으로 우리의 생존 및 발전 전략 수립을 위해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제껏 국내 농업은 피해의식과 자신감의 결핍 속에서 무조건적인 보호주의와 정부 지원만을 요구하는 매우 폐쇄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산업행태를 보여 왔다. 이것은 그 구성원들이 자기가 종사하는 산업에 대한 비전이 없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갖지 못한 탓도 있지만 국내 정치권의 기회주의적인 발상으로 국가자신도 농업인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장기적 계획 수립에 실패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식육산업 만이라도 그 규모에 걸 맞는 안목과 장기 비전을 스스로 확립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작금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정치권에서 몰고 가는 인체 및 수의 질병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식육의 생산, 유통 및 소비가 어우러지는 식육안전의 문제라는 것을 국민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식육산업이 아직도 체계를 갖추지 못하여 자기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하겠다.
한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그 구성원들이 과학적이고 이성적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차원도 충분히 파악하고 대응해야함을 우리는 이번 계기로 충분히 배웠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식육산업은 외형이 약 10조 원으로서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의 수준이 타 산업에 비해 열악하고 학계의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아 산학연의 협력체제가 미비한 상태이다.
21세기의 화두가 세계화이지만 반면에 지역적으로 부족화가 강화되는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한결같은 예측이다.
적을 알면 백전불패라는 옛말처럼 우리는 어차피 개방될 시장이라면 세계를 알고 우리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여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활용할 전략을 세우는 것이 우리 식육산업이 개방화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하고 적극적인 자세일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식육산업의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식육유통소비의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면까지도 과학적으로 접근할 때에만 실현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2010년 세계식육과학기술대회는 국내 식육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우리가 올림픽을 치루면서 국제적인 국가의 위상이 향상된 것처럼 세계 식육과학기술 전문가들에게 국내 식육산업의 수준과 식육과학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하여 준비하는 과정이 우리 수준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국내 산업계와 일반인들이 선진국의 앞서가는 학문과 기술을 보고 들을 기회가 됨으로써 우리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한 전략도 반성을 해보는 계기도 될 것이다. 이번 대회는 그들이 어떻게 소비자들이 원하는 식육을 생산하며, 품질 관리 자동화는 어떻게 수행하고 있고, 식육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은 국가적으로 어떻게 시행하고 있는지, 소비자들은 어떻게 현명한 식육소비를 하는지 등 광범위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몇 십 년 만에 한번 오는 기회이다.
더욱이 선진국 소비자들의 육류소비 경향과 전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국내 식육 소비 촉진방향도 정립하고 식육산업의 발전전략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아가서는 우리 식육산업계와 학계가 일치단결하여 한국식육산업의 부흥을 이루는 원년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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