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은 발생할 만한 곳에서 발생한다 필자는 수년전 돼지열병이 발생했던 전북의 왕궁단지를 다녀온 적 있다. 며칠 전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전북 용지면에 다녀왔다. 한마디로 그간 병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 기적같은 현장이었다. 이 두 곳은 다같이 6.25 이후 정착촌으로, 다음엔 한센병 환자의 이주정책의 일환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그들이 생계수단으로 돼지와 닭을 집단적으로 사육해 온 곳이다. 그야말로 2만불 시대, 분배와 복지정책을 펼치겠다고 외쳐온 우리정부는 어느나라 정부였던가 싶다. 지난날 우리는 탁상공론, 숫자노름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일찍이 지도자들이 왕국단지와 용지의 현장을 사실대로 답사했다면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야말로 탁상공론식으로 일부 방역당국이나 지방자치단체 아니면 과거 농림부에 맡겨놓고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신뢰는 질병도 막아낸다 언제부턴가 우리사회에는 불신의 시대라는 말이 자연스레 쓰여지고 있다. 국민은 정부의 말을 못믿고, 정부는 국민의 말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농민은 전염병으로 가축이 죽어갈 때 가축값을 따져본다. 보상가격이 높으면 신고를 하고 외지로부터 들여다 수를 늘린다고 한다. 보상가격이 낮으면 신고를 하지 않고 어느새 저 멀리 시장으로 출하한다고 한다. 또 신고하면 말썽이 생기니 빨리 팔아 없애 버리자는 사람도 있다. 정부도 국민의 얼마를 손해봤는 지 국민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결국 불신속에 나만의 편의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오늘의 화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신의가 생명같이 존중될 때 우리는 질병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농가 차단방역 의무 다해야 가축이 질병에 걸린 것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축사에서 가축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누가 신고해야 방역망의 구멍을 막고 초동대처로 질병의 전파를 차단해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지가 분명해 진다. 전염병의 방역은 조기발견, 신고, 차단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필수다. 한 농가의 무관심, 실수, 과욕이 온 축산농가와 국가에 큰 피해를 입히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하는 것을 지나쳐서는 안된다. 또 소독을 하면 산란율이 떨어지고 성장이 지연된다고 하는 소문을 듣고 소독을 기피하는 농가가 있다는 것도 무책임한 처사로 볼 수 밖에 없다. 정부도 할 일 과감히 해야 정부는 고정관념, 숫자노름의 벽을 깨야한다. 시대는 크게 변했는데도 언젠가 만들어진 그 틀, 그 숫자에 몇 %를 올리고 내리는 초등 수학적 행정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떤 곳은 인력이 여유가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밤을 새워도 시간이 부족하다. 관리직, 감독직은 해마다 늘어나고 관리감독을 받아야 할 인력은 감소되고 있다. 전염병은 언제나 긴급을 요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자금을 비롯한 방역장비나 약품의 공급은 충분한 양이 현장에서 신속히 공급돼야 한다. 방역이나 검역은 신속 과감하게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며 손실을 최소화하는 첩경이다. 절약하고 늦추는 것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결과를 초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