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담화문 발표 소식에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 분통 부부·자녀 등 가족과 함께해 ‘눈길’…촛불문화제 참여도 ○…이날 농민대회가 30여분 밖에 남겨두지 않았음에도 불구, 집회장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자 주최측 관계자들은 바짝 긴장한 모습. 그러나 대회시작 직전 뙤약볕을 피해있던 농축산인들이 몰려들면서 순식간에 넓은 여의도 공원이 가득 메워지자 안도의 한숨. 행사 도중 무더위에 지친 일부 참석자들이 자리를 이탈하자 사회자는 “그늘에 앉아 계신 농축산인들은 FTA를 찬성하는 것으로 알겠다”며 복귀를 독려하기도. ○…대회 참석자들 가운데는 부부는 물론 자녀들까지 대동한 모습을 쉽게 접할수 있었는데…. 경남 창녕에서 9살과 7살난 자매와 함께 상경한 농민 최영봉씨는 “수업도 중요하지만 미국산쇠고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아이들에게 왜 미국산쇠고기 협상 결과에 분노하고, FTA를 반대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담당 선생님에게도 충분히 취지를 설명, 허락을 받고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고 설명. 한우를 사육하는 부친과 대회에 참석했다는 한 여대생은 “저녁에 청계천에서 열릴 촛불문화제까지 아버지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같은날 오전 발표된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문 내용이 알려지자 대회 참석자들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며 분통. 이들은 한결같이 “식량주권과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게 문제인데 국민과의 소통부족이 잘못됐다며 사과한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실효성도 없는 특단의 생존대책을 운운하며 한미FTA 비준을 해달라는 대통령의 요구도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이 FTA 비준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에 할말을 잃은 표정. ○…3시간이 넘는 행사를 마친 후에도 5백여명의 농축산인들은 “초등학생들까지 들고 일어섰는데 우리가 빠지면 되겠느냐”며 귀가를 미룬채 청계천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키 위해 발길음을 재촉.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이동일 dilee@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