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곡가’ 올바른 이해로 대응책 모색해야

  • 등록 2008.05.21 14: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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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로운 냉전시대 축산업의 생존방안<1>

 
황일환 R&T 부장/ (주)이지바이오시스템

■고곡물가격, 인정해야 할 우리의 현실
고곡물 가격으로 촉발된 축산의 위기상황이 걷잡을 수 없으리만큼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실 이를 단순히 축산의 위기상황 만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
고곡물 가격의 문제는 축산 이전에 인류의 생존 자체에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 등 그렇지 않아도 기아에 허덕이던 수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맞닿을 현실은 더욱 냉혹하고 처절할 것이라는 사실이 자명하다.
고곡물 가격으로 인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 축산의 위기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는 논할 필요가 없을 지경이다. 이미 가축 사료의 에너지 100kcal당 가격이 10원을 훨씬 뛰어넘은 지가 오래다. 에너지 대비 상대적인 가격이 약화되었다고는 하지만, 단백질 1%당 가격 역시 10원을 상회하고 있다.
단순 계산을 하더라도 ME(대사에너지)가가 3000kcal, 조단백질 함량이 20%인 사료를 만들기 위해 얼마만큼의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생각하면 아찔할 뿐이다.
이에 따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명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을 찾아보기 전에 먼저 지금의 고곡물 가격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혹자는 이러한 상황이 지난 시대의 IMF나 오일쇼크 등과 같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근대사를 크게 3단계로 구분하는 주장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1단계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를 들 수 있다. 사실상 이 후로는 미국이 전 세계 정치, 경제 등을 주도하는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로서, 미국 주도의 평화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지막 3단계는 언제부터일까?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라고 하면 좋을 것이다.
이 때부터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출현하게 되었는데, 이는 한정된 세계 지하자원의 위기 상황을 한층 고조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에너지를 둘러싼 에너지 생산국과 소비국, 또는 주요 소비국간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새로운 냉전’의 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에너지는 단순한 ‘경제 활동의 구성물’이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무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주요 석유 자원은 중동,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러시아 등에 집중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이들 석유 생산 국가들은 대부분 정치적, 사회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황에 있어 석유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을 장담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석유자원 조차도, 연구 기관마다 전망의 차이는 있지만 향후 40년 이내에 완전 고갈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특히 중국, 인도 등과 같은 신흥 경제대국의 성장이 가속화되면 될수록 석유자원의 가용연한은 더욱 단축될 것이 자명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각 나라들이 취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것으로 명확하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새로운 대체에너지원으로 곡물을 이용한 에탄올 생산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30% 이상이 바이오 에탄올 생산에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 이 비중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아무튼 지하자원의 고갈, 이로 인한 대체 에너지원 개발의 시급성, 그리고 그 대안으로 곡물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의 연결고리는 쉽사리 깨지지 않을 등식과도 같다.
지금의 고곡물 가격 문제는 단 시간 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님이 확실하다. 거의 전 세계 모든 경제 전문가들은 ‘이제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저렴한 곡물가격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라며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새로운 냉전 시대에 진입한 대한민국 축산인들은 지금부터 새기고 기억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곡물 가격은 잊어라! 이제부터는 고 유가, 고 곡물가격 시대에 대한 대응책만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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