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하고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닥쳐왔다. “미국산 수입쇠고기 조건없이, 완전개방이라는 타결로 국민들이여 나를 따르라”는 식의 독단적인 협상안을 내놓고 이에 황당한 정부정책이 미쳐가고 있지 않은가? 필자가 오래전부터 농림부 주관 토론회에 참석해 선대책 후협상을 줄기차게 요구하였고 또한 협상단에 농수축산 관련 전문가와 현직 조합장들의 참여를 요구했지만 ‘마이동풍’ 바람은 흘러 이제 와서 조건 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일방적으로 수입해 국민들에게 “값싼 쇠고기 드시라”는 망발과 함께 행하는 정부당국의 처사에 분노를 느낀다. 지금 우리 축산인들의 심정, 축산현실, 국민들의 민심을 느끼고 있는지 묻고 싶다. 석유매장량 감소와 이상기온에 따른 곡물생산 급감 등의 여파로 유가급등, 곡물급등으로 인한 유류값과 사료값은 40~60% 이상 치솟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 오천년 유구한 한민족의 자존심인 한우가격은 하락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해결은 제쳐두고라도 ‘미국산 쇠고기 조건 없이 완전개방’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는 우리 한우, 이제 포기해야 되는지 묻고 싶다. 물론 전 국민들에게 대두되고 있는 위생상의 문제에 대해 수많은 국민들의 촛불집회를 열면서 줄기차게 요구하는 재협상으로 검역주권을 되찾는다면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있겠지만 우리 축산농가의 소득보장은 어떻게 답해줄려는지 묻고 싶다. 예전 정부가 정책적으로 농가에 수조원 투자해도 밑 빠진 독처럼 그저 놀고먹으며 요구하고 있다는 식의 일부 정책입안자들은 아직도 축산물가격은 하락하지 않았는데 하는 식의 사고방식으로 현지에서의 실물적인 거래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채 중간유통 구조만 탓하면서 안이한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속되게 말한다면 축산을 졸(卒)로 보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 필자는 대한민국 최남단 전남 고흥 시골축협 조합장이다. 80년대 초 낙농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지역축산 부흥을 위해 뛰겠노라고 포부도 당당하게 조합장을 6년 동안 하면서 전국최초의 광역브랜드인 ‘지리산 순한한우’로 출발해 정부의 지원과 나름대로 열심히 한 결과 전국 축산물브랜드경진대회에서 2회 연속 최우수 브랜드상과 품질경영대상, 축산육성대상 수상하는 등의 성과를 거둔 경영마인드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한우명품 브랜드로 발전 승화시켜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필자의 꿈은 이번 미국산 쇠고기 조건 없는 전면개방으로 무너지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줄기차게 ‘선대책’을 요구한 결과가 ‘선협상’ 후 며칠 전 농수산식품부가 발표한 고급육 생산장려금지원, 원산지 의무화 대책인 소이력제 도입, 한우 번식농가의 안정적인 생산지원책으로 제시한 송아지생산안정제계약 등으로 돌아왔다. 축산농가를 달래보려는 정부의 안이한 대책은 오히려 정부의 정책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현실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필자는 바란다. 지금 우리 국민들의 소득향상에 따라 축산물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데 앞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세계적인 식량난으로 자국 충족을 위해 수입이 되지 않을 경우 비싼 가격에 축산물을 구입하여 먹게 되는 시대에 봉착했을 때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도시권 소비자들은 확실한 국내산 축산물이라면 값이 비싸더라도 사먹는다고 하는데 일부 유통업자들의 부정유통행위를 집중 단속하는 시스템을 구축 일벌백계의 죄로 다스리는 법적조치를 강화하여 주길 바란다. 또한 외국산 축산물은 수입은 하되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소득보장의 경영한계 가격설정과 더불어 연간 국민들의 자국산 축산물 소비예측을 통한 계약생산 시스템을 구축, 축산농가는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있는지 묻고 싶다. 이같은 모든 것들이 정부의 대책으로 실행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필자는 400만 농민들의 마음을 한데 모아 건의한다. 제발 농민편에서 생각하는 정부가 되어주길 다시 한 번 청원한다. 이제 정부하기 나름인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거듭 당부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