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 현실화는 ‘농가 생존 좌우’ 시급과제

  • 등록 2008.05.14 16: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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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의 단상/ 이정호 대표(남양주 순흥목장)

 
존경하는 낙농진흥회 회장님, 최근 MBC의 ‘엄마가 뿔났다’는 드라마가 생각납니다.
그것은 세태를 절묘하게 반영했기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겠지요. 그런데 365일 소와 살고 있는 낙농가들의 뿔은 생각해 보셨는지요.
세상은 한미FTA로 온통 모든 난리법석 중에 혼란스럽습니다!
우유가 정부의 물가 감시 품목 52개 중에 들어간 것을 보면 국민들 먹 거리로 확실하게 등극됐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지만 최근 낙농가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1년에 쌀은 80Kg 이하로 소비하는데 우유 및 유제품은 무려 63Kg을 소비하고 있으며 육류는 34Kg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감시 품목으로 들어간 이유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낙농업이 현재와 같은 위치에 올라오기까지는 100여년의 세월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요즘 낙농가들은 호랑이 등위에 올라 타 있는 듯 한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한숨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뛰어 내릴 수도, 끝까지 등위에 타 있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습니다.
이처럼 낙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낙농진흥회에서는 우여 곡절 끝에 이사회 소위원회를 구성해 원유가격을 포함한 낙농의 경쟁력 강화까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낙농진흥회 회장님, 소위원회는 한 마디로 생산적인 회의가 아니면 그것은 괴의(怪議)라는 표현이 있는데 진흥회를 바라보는 낙농가들은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낙농가들의 최대 관심사인 원유가격은 70년대까지는 농업경영연구소(현 농경연의 전신)와 서울우유가 협의되어 정부의 추인으로 조정되었으며 73년부터는 가수방지를 위하여 유지방률을 포함시켰습니다.
이 후 84년에 국내 낙농산업은 콜드체인을 도입했고 이는 88년 서울올림픽을 대비한 국제화의 자구책 이었습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국내 원유의 1등급 비율이 높아지게 됐으며 낙농가들의 도전은 높이 평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회장님, 최근 우유가격 산정 체계에 단백질을 포함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91년 젖소의 지방률이 3.60%이었던 것이 07년에는 3.78%로 높아졌는데 이는 지방을 높이기 위하여 종모우 선정부터 좋다는 것이면 보약(?)이라도 달여 먹인 결과입니다.
그런데 유단백은 91년 3.22%에서 07년에는 3.08%로 떨어졌습니다. 유대산정체계에 단백질을 반영시키려면 무엇보다 우선 측정기계의 정확한 보정이 선행돼야 하며 수년간의 방대한 자료를 계절적으로 수집하여 전문가에 의뢰한 용역 결과를 갖고 농가들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전 준비도 없이 가격산정체계의 변경을 논의한다는 것은 우유값 현실화를 지연시키기 위한 핑계가 아닌가 우려됩니다.
존경하는 회장님, 원유대에 60%를 상회하는 사료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을 뿐만 아니라 낙농가들의 절반 이상은 1억원 이상의 부채를 갖고 있으며 23%는 2억원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낙농진흥회는 위기에 처한 낙농가들을 어떻게 살릴 방안을 정책에 반영시키는 것 이야 말로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합니다.
5월은 희망의 달이 되기를 기원하며 부디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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