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경영이 이뤄지던 지난해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리면서 한 때 매출급감과 함께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하는 엄청난 시련을 겪기도 했던 제주가금. 제주가금이 지난 "98년 전문경영인제 도입을 통한 위탁경영체계로 전환된지 만 3년여만인 지난 1월 생산자직영체제로의 회귀를 통한 경영일신과 함께 제주를 상징하는 한라(제주육계조합)로의 상호변경을 통해 새롭게 고객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제주도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닭고기는 한라의 농가들에 의해 사육돼 왔을 정도로 제주도민에 대한 백색육 공급을 책임져 왔던 한라는 현재 도내 26개 전육계농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양축가 기업. 애초 태동부터 생산자들의 모임에서 시작, 80년대 간이도계장을 거쳐 지난 93년도에 일일 3만수규모의 현대화 도계장시설을 갖춘뒤 오늘에 이르고 있다. 더욱이 청정지역인 제주도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 청정닭고기 생산을 통해 제주도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대표적인 제주도의 축산기업이다. 원자재의 상당량을 물류비용 부담을 안고 육지에서 들여와 사용함에 따라 타업체와의 가격경쟁력이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한라닭고기의 품질이 그 배경이 됐음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통해 한라는 연중 고정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닭고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육계농가들에게도 항상 일정 수준의 출하가격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닭고기 시장의 혼란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으며 가격 변동에 따른 불안감없이 육계농가들은 안정적으로 양축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한라 김성홍사장의 설명. 실제로 한라는 이미 KS A9002와 ISO9002 인증을 통해 위생적인 닭고기 생산 시스템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아왔을 뿐 아니라 수의사의 도체 이상유무 확인을 거쳐 제주도산임을 구별하는 검자마크를 각 도체에 표시, 소비지에서도 확실한 차별화를 실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육단계에서의 청정화는 어떤 수준일까. 우선 결코 크지 않은 사육규모에도 불구, 대부분 초현대식의 완전 자동화 시설을 갖추고 있는 제주도 육계농가들은 1일령과 18일령에 닭뉴캣슬병 및 전염성기관지염 백신 접종과 크리닝외에 항생제 사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 때문에 동물약품의 오남용에 따른 잔류물질의 가능성을 사전에 배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생산성은 오히려 어느 지역보다 앞설것이라고 김성홍 사장은 자부심을 감추지 않는다. 『각종 약품사용을 최소화 하면서도 34∼35일령에 도달하는 육계의 체중은 평균 2kg에 달할 정도인데다 겨울에는 별차이가 없습니다』. 이러한 사육과 도계과정을 거친 제품들은 100% 당일 출고가 이뤄짐으로써 항상 신선한 닭고기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것도 한라의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에힘입어 도내 공급물량 부족으로 실현되지는 못했으나 얼마전 육지의 한 대형유통점에서 한라 제품판매를 요청해 오기까지 했다. 그러나 한라의 위생적인 닭고기 생산을 위한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성홍 사장은 『당초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 인증을 올해 안에 획득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사고로 인해 다소 미뤄졌다』고 아쉬워하며 『하지만 정부의 방침 뿐 만 아니라 좀더 고품질의 닭고기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내에 HACCP 인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또한 경영의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야간도계체계를 주간도계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김사장은 덧붙인다. 다만 수년전부터 타업체 제품들의 제주시장 공략이 본격화 되는 와중에 지난해 사건을 계기로 한라는 제주시장 점유율이 60∼70%선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수입육까지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가격 보다는 품질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일념으로 와신상담하고 있다. 나아가 단순히 제주도 시장만을 지키려는 우물안 개구리 차원을 넘어서 청정닭고기로서의 차별화된 품질과 신뢰를 무기로 육지 시장 까지 진출하려는 야심까지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