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기본을 돌아보자

  • 등록 2006.07.10 10: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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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축산업계 지도자는 물론 관련 기관 단체 학계등이 부쩍 바빠졌다.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잘 풀리지 않고 새로운 숙제는 계속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FTA,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뉴질랜드산 리무진 암소 수입 등 대외적 개방과 관련한 현안들은 물론 대내적인 현안으로 농지법 개정과 식품안전처 설립, 낙농제도 개선대책안 마련, 육계계열화업체에 대한 공정위의 벌금 부과 등의 현안이 축산지도자들을 하루도 편안히 쉴 수 없게 한다.
축산현장에서 현업에 임하고 있는 축산인들로서는 이 같은 축산 현안 해결을 위해 앞장서 뛰고 있는 지도자들을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에게 마음속으로나마 감사하고 응원할 일이다. 동시에 축산현장에서 우리 축산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조용한 노력이 요구된다.
국내외적 현안을 제도적으로 풀어 나가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는 동안 축산인들이 현장에서 가격경쟁력, 품질경쟁력, 안전경쟁력을 배가시킨다면 우리 축산은 그야말로 반석위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축산인들에게 기본에 충실한 축산을 주문하고 싶다. 개량, 사양, 질병 관리, 안전 관리, 경영 관리 등 여러 부문에서 기본이 강조되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도 상징적인 의미에서 개량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기자가 초년 시절이던 지난 80년대 초 개량을 강조하는 기사를 많이 쓰다 보니 사양관리 지도를 담당하던 당시 축협중앙회 관계자가 가축의 능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사양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우수한 능력도 묻히게 된다며, 사양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생각이 난다. 당시 기자는 사양 관리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지만 개량은 10년, 20년이 걸리는 일 아니냐며 반문했는데, 그때의 생각은 지금에도 유효하다고 본다.
세계는 지금 종자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유전자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우리 농민들이 외국의 종자를 사용하는 대가로 1천억 원이 넘는 로열티를 물어야 한다고 하니 종자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축산 분야에서도 외국의 능력이 우수한 종축을 들여오는 대가를 적지 않게 치르고 있다. 우리의 종축 개량의 역사가 짧아 외국으로부터 더 우수한 종축을 수입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종축의 능력이 국내에서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축산인의 몫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낙농산업의 경우 초창기 젖소 수입을 통한 양적 성장에 의존하다, 82년부터 처음으로 등록우를 수입하고 그 이후 개량에 매진, 지금은 선진국 수준을 육박하는 젖소도 많지만 전체적인 수준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 아직도 제대로 된 계획교배를 하지 않아 보이지 않은 많은 손실을 입고 있다는 지적은 낙농가들로서는 깊이 새겨야 할 부분이다.
더욱이 개량의 효과는 산유량 증대 등 생산성 향상과 함께 분뇨 생산을 줄이는 효과를 거둠으로써 친환경 축산을 가능케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그럼에도 최근 원유과잉 등을 이유로 젖소 개량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우 산업의 경우는 한우 자체가 세계적으로 우리 민족만이 갖고 있는 유전자라는 점에서 세계 유수의 고기소와 경쟁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량 노력이 요구된다. 단순히 그동안 해왔던 양적 개량보다는 질적인 측면의 개량, 즉 한우로서 특성이 더욱 강하게 발현되어 육질의 차별화를 기할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양돈 산업이나, 양계 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양돈인들이나 양계인들의 종축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기는 하지만, 어차피 비싼 대가를 치르고 수입한 종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있어 축산인들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기본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개선할 일이 있으면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축산 현안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개량이나 논하고 있으니 한가하게 들릴 지 모르겠다. 그러나 축산 현안을 해결하는데 모든 축산인들이 다 나설 수는 없다는 점을 상기하며, 우리 축산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량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문제를 언급해 본 것이다.

장 지 헌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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