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월드컵 축구를 앞두고, 대한민국은 점점 축구 열기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11일 23명의 선수 엔트리 발표와 14일 선수 소집에 이어 23일 세네갈과의 평가전등 월드컵 일정이 하루 하루 다가오면서 귀를 열면 필승 코리아의 외침이요, 눈을 뜨면 붉은 물결이 대한민국 천지에 가득한 느낌이다. 마치 축구의 마법에라도 걸린 것 같다. 자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대화 중에는 축구가 한 번 쯤은 화제로 등장한다. 축구가 이토록 국민들로 하여금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게 하는 이유는 물론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의 4강 신화에 기인되고 있다. 그런만큼 월드컵에 임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슬로건도 ‘끝나지 않은 신화’로 내걸고 있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에 공감하는 것 같다. 그런데 기자는 문득 이 같은 축구 열기를 보면서 축구와 축산이라는 두 단어를 떠올린다. 축구와 축산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말이다. 그러나 상당한 연관 관계가 있다. 우선 우스개 소리부터 하나 해야겠다. 80년대 초중반으로 기억된다. 당시 축협중앙회가 설립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그런지 보통 사람들은 축협중앙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잘 모르던 때였다. 그래서 ‘축협’하면 으레 축구협회로 인식해서 생기는 헤프닝이 적지 않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무튼 축구와 축산은 어떤 연관 관계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오늘의 우리 축구가 세계의 중심에 서기까지는 축산업 발전이 큰 뒷받침이 됐다는 것이다. 우리 축구가 세계의 축구에 명함을 내밀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본선 진출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당시 우리 축구는 전반을 잘 싸우다가도 후반에 체력 열세로 무너지는 모습을 수없이 보여줬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이겨야 한다는 정신적 자세는 충만했지만 그런 정신력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상누각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16년이 지난 2002년에는 체력이 뒷받침 된 정신력이 기어이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만들어 내고야 말았던 것이다. 이어 또 4년이 지난 오늘 우리 선수들은 더욱 강한 체력으로 월드컵 경기에 나설수 있게 됐다. 지난 2002년과 이번 2006년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체력 비교 결과 평균키는 179.5cm에서 180.2cm로 0.7cm가 컸고, 체중은 73.1kg에서 74.9kg으로 1.8kg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 선수들의 이 같은 체력을 뒷받침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우리 국민에 대한 영양 공급 수준이 향상됐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지난 20여년의 축산물 소비 통계로 입증된다. 즉 지금으로부터 20년전인 지난 1985년의 축산물 소비량은 국민 1인당 ▲쇠고기 2.9kg ▲돼지고기 8.4kg ▲닭고기 3.1kg ▲계란 131개 ▲우유 23.8kg이었다. 그러나 20년 후인 지난 2005년의 국민 1인당 축산물 소비량(추정)은 ▲쇠고기 6.9kg ▲돼지고기 17.9kg ▲닭고기 7.3kg ▲계란 193개 ▲우유 63.7kg으로 20년 사이에 2배이상 3배가까이 늘어났다. 그야말로 괄목할만한 성장의 결과가 우리 국민들의 영양 또한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끌어 올렸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 축산은 우리 축구가 세계의 변방에서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하는데 숨은 공신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점에서 우리 축산인들은 우리 축구가 오늘날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대해 무한한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