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작다고 무시할 수 없는 이유

  • 등록 2006.05.01 09: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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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촌에 꿀벌이 없다면…’
한마디로 우리 농촌에 벌이 없다면 농축산업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좀더 비약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굳이 그 이유를 말한다면 벌은 농촌 식물 생태계를 지속 가능케하는 매개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벌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맑은 공기나 깨끗한 물과도 같은 존재다.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것인 줄 알면서도 실제 생활에서는 그 중요한 것을 잘 모르고 살아간다. 벌도 마찬 가지다. 벌이 자연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인간의 먹거리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다. 더욱이 벌은 그런 자연 생태계의 매개체적 역할 뿐만 아니라 직접 꿀을 생산함으로써 우리 인간에게 중요한 영양을 제공한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벌이 요즘 시련을 겪고 있다. 다시 말해 벌을 사육하는 양봉산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산 벌집 수입 문제는 우리나라 양봉산업의 미래와 관련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논란은 한 수입업자가 중국에서 벌집(소비<巢脾>라고도 함)을 수입, 국내에 공급함으로써 발단이 된다. 양봉업계가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검역원은 수입 위생조건을 만들어 검역을 한 다음 수입토록하겠다는 방침 아래 관련 고시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양봉업계는 펄쩍 뛴다. 그럴만도 한 것이 벌집은 각종 질병의 온상으로서 검역이전에 수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돼야할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도 벌집이 수입된다면 부저병, 백목병, 각종 응애, 특히 우리나라에 없는 기문 응애 등이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 양봉 선진국에서도 벌집의 유통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는 지난 92년에 중국의 꿀벌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가시응애가 국내에 유입되어 국내 양봉산업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아픈 기억이 있다. 현재 중국의 꿀벌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다시 꿀벌도 아닌 벌집을 수입하겠다는 것은, 중국의 각종 유해한 질병 온상을 국내에 고스란히 옮겨 놓는 것과 같은 것으로 비유되고 있다. 마치 호주산 생우를 우사채로 수입하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다.
양봉업계에는 그것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어려운 현안이 양봉산업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꿀을 딸 수 있는 기한이 많지 않은데 따른 경영난에다 그나마 퇴직 공무원 등이 양봉산업에 쉽게 진입할 수 있어 기존 양봉농가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가 하면 ‘토종’이란 이름으로 양봉이 설 자리를 좁게하고 있다고 한다. 거기다 한미 FTA마저 그나마 버티고 있는 국내 양봉업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장래 소비자들의 먹거리 소비 트랜드의 키워드는 ‘웰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양봉산업은 웰빙에 걸맞는, 전도가 유망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양봉업계는 그런 미래가 오기 전에 무너지게 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젖어 있다. 양봉업계가 벌집 수입을 원천 봉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우선 양봉인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지만 농촌의 생태계를 지킨다는 큰 뜻도 담겨 있기 때문임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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