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제역 관련 궁금증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그만큼 구제역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구제역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올바른 방역으로 재발방지를 위해 농가의 문의 내용을 종합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답변을 얻어 문답형식으로 풀어봤다.<편집자 주> 문) 구제역 바이러스는 온도가 올라가면 활동이 멈춘다고 하는데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고온지역에서는 왜 발생하고 있는지요? ☞ 세균은 온도가 높은 여름에 왕성하게 증식하는데 비하여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온도가 높으면 생존기간이 짧고 기온이 낮을수록 생존기간이 오래 간다. 따라서 구제역 바이러스도 저온에서는 환경에서의 생존기간이 오래 가고 환경온도가 높으면 생존기간이 짧다. 생존기간이 길면 그 만큼 가축에 쉽게 감염될 수 있고 또 감염될 기회가 오래 지속됨을 뜻한다. 세균은 적절한 환경에서는 스스로 증식하지만, 바이러스는 세균과는 달리 동물세포에 감염되지 않으면 환경에서 스스로 증식하거나 복제되지는 않기 때문에 스스로 왕성하게 활동하거나 활동을 멈춘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겨울철에는 땅에서 28일 정도 생존하지만 여름에는 3일정도 밖에 살지 못한다. 구제역이 국내로 유입되어 병이 발생했다고 가정했을 때 조기신고나 긴급방역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 방치된다면 아무리 여름이라도 감염동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이나 오염된 사람, 차량, 사료, 축산기구, 바람을 통해 구제역은 얼마든지 전염될 수 있다. 다만 오염된 환경으로부터의 전염기간은 짧아질 수 있다. 열대지방인 동남아시아나 중동, 아프리카에서도 구제역이 상재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보면, 지금과 같은 여건에서는 당연히 우리나라도 여름에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 문) 구제역 방역을 위해 소독약을 많이 뿌리고 있습니다. 소독약을 많이 뿌릴 경우 가축에 피해는 없는지요? ☞ 소독제 사용시에는 반드시 사용설명서에 있는 대로 적정하게 희석해야만 합니다. 너무 진하게 희석하면 가축이나 사람에 해를 끼칠 수 있고 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며, 옅게 희석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적정한 용량과 용법으로 소독을 해야 한다. 가축이 있는 축사안을 소독할 때는 구연산 용액과 같이 가축에 안전한 약품을 사용해야 한다. 문) 광우병에 이어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쇠고기 소비가 크게 부진해 농가는 물론 관련업계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구제역에 걸린 가축의 고기를 섭취해도 인체에 아무런 해는 없는지요? ☞ 구제역은 근본적으로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걸리는 병임. 그 외의 동물이나 사람은 바이러스를 묻혀 옮길 수 있는물리적인 전염원은 될 수 있지만 이 병에 걸리지는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에는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제역 걸린 고기를 먹는다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특히 국제수역사무국(OIE), 국제농업식량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및 미국의 CDC와 같은 전염병 전문기관에서도 구제역을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문) 소독약의 지속시간은 어느 정도가 되는지요? ☞ 소독약의 지속시간은 약제마다 다르며, 효과적인 소독을 위해서는 소독 목적물에 적합한 약제 선택과 알맞은 농도로 정확한 작용시간을 지켜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소독을 실시하기 전에 먼저 물로 깨끗이 청소를 하여야 소독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며, 소독하기 직전에 소독약을 물에 타서 사용해야 한다. 소독약은 보통 1주일 정도 소독력이 지속되므로 1주일에 1회 정도 소독하면 되지만 분변, 흙 등 유기물질이 많이 오염될 경우에는 소독력이 급격히 소멸되므로 더 자주 소독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분변과 흙이 많이 들어가는 발판소독조는 일주일에 2-3회 이상 소독약을 갈아주고 청소도 깨끗이 해야 한다. 발판소독조의 소독력이 떨어지면 오히려 질병을 전염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 문) 구제역 유사환축 발생시 신속하게 신고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특히 소와 돼지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 발생신고가 늦어지면 지금 영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살처분, 이동통제 등의 긴급방역조치의 의미가 반감된다. 이는 어떤 범죄자가 수사의 포위망을 이미 뚫고 나간 후에는 포위망안을 아무리 수색해도 허탕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구제역 의심축을 발견하자마자 신고한다면 살처분·보상, 농장 출입통제, 소독 등의 긴급방역조치를 통하여 구제역이 그 농장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축산업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 소와 돼지의 차이는 구제역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서 감염될 경우는 소가 돼지보다 40배 정도 이 병에 잘 걸리고 사료나 물을 통해 입으로 감염될 때는 오히려 돼지가 소보다 30배 정도 예민하다. 따라서 이 병이 공기전염될 경우에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므로 소가 돼지보다 훨씬 이 병에 걸리기 쉽다. 일단 이 병에 걸리면 돼지는 소보다 3천배 정도의 바이러스를 더 배출하게 되므로 구제역바이러스를 만드는 살아있는 공장이 되며 그 만큼 오염농도가가 높기 때문에 질병이 쉽게 확산되게 한다. 국내에서 돼지에 전염되는 것을 한사코 막으려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나라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소와 돼지 등에 대한 감수성에 차이가 있다. 문) 지난해 국내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습니다. 그렇다면 구제역 바이러스가 국내에 남아 있는 것인지, 아니면 유입을 방지하면 구제역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것 인지요? ☞ 우리나라에 구제역이 발생한 시점은 2000년 3월 24일이다. 그 후 23일만인 4월 16일 이후 추가 발생은 없는 상태다. 오염된 환경에 살아남아 있는 구제역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 전국적으로 한 달에 4회 소독의 날을 정하여 소독하고 있으며,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 이미 1년이 가까워져 오기 때문에 환경에 살아남아 있는 바이러스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이 바이러스를 체내에 보유하고 있는 잠복 감염축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미 작년 가을과 올 봄에 걸쳐 2번의 환절기를 지났고 아직 아무런 발생예가 없기 때문에 잠복감염축이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우리나라에는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으므로 거의 전부가 구제역에 감수성이 있는 가축으로 보아야 하므로 잠복감염축이 있었다면 이미 발생할 시점을 지났으므로 현재로서는 국내에 남아있는 바이러스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재유입만 방지하면 국내 발생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보지만 최근 영국 등의 유럽국가와 우리나라의 인근국가인 몽골, 중국, 태국 등 아시아국가에 구제역이 만연함으로써 국내로의 재유입 위험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01. 2. 24∼4. 30일까지를 구제역 특별방역대책 추진기간으로 정하고 구제역특별대책협의회를 구성하여 황사예보제, 공동방제단운영, 공·항만에 대한 검역강화 등 범정부차원에서 대처하고 있는 상태다. 문) 구제역 청정국 지위는 언제쯤 얻을 수 있으며 돼지고기 수출은 언제나 가능하게 될런지요? ☞ 우리나라는 구제역의 확산방지를 위하여 예방접종을 실시했기 때문에 예방접종 중단후 1년간 구제역 발생이 없어야 구제역 청정국 신청이 가능하므로 금년 8월말까지 재발생이 없으면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회복을 위한 자격요건을 갖추므로 9월중에 국제수역사무국에 청정국 인정 신청을 하게 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구제역 기술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내년 5월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올 해 9월에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청정국 선언은 가능하므로 국제수역사무국에서 청정국으로 인정받기 전이라도 수출대상국과 협의하여 결과에 따라서는 수출이 가능할 수도 있다. 문8) 지난해 발생한 구제역 유입원인 중 하나가 황사라고 하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황사가 빨랐고 횟수도 많았는데 구제역 발생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요? ☞ 국내 발생한 구제역의 유입경로를 규명하기 위하여 수의과대학 교수 및 관계기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구제역역학조사위원회"에서 외국의 구제역 역학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유입 가능성이 높은 요인을 "해외여행객", "수입건초", "바람·황사"의 순으로 추정했다. 몽골·중국 등 구제역 발생지역에서 황사가 발생하여 2-5일이면 국내에 도달하고 구제역바이러스는 뜨거운 여름에도 땅에서 3일간이나 생존하므로 감염가축의 분변이나 배설물의 미세입자에 들어있는 바이러스가 살아있는 채 황사를 타고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구제역바이러스는 햇빛에 잘 죽지 않으며 오히려 햇빛으로 인한 건조에 약할뿐이다. 따라서 흐린 날이나 황사로 인해 햇빛이 차단된다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햇빛이 없는 밤에도 황사는 날아올 수 있으므로 그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 현재 4월까지 집중적인 구제역 재발 방지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러면 5월 이후의 재발 가능성은 없는지요? ☞ 구제역이 봄철에 주로 발생하였으며 해빙기를 맞아 사람·가축의 이동이 잦아지고, 유입요인중 하나인 황사발생, 예방접종 가축의 면역소실(예방접종후 8개월 이상 경과) 등으로 발생 가능성이 있어 2∼4월을 특별기간으로 정하여 대책을 추진하였으나,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국가와 몽골, 중국, 태국 등 아시아국가에서 구제역이 계속 발생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소독을 실시하고, 공·항만 검역강화 등을 통하여 유입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황사는 5월이 지나면 발생하지 않겠지만, 해외여행객, 수입건초 등에 의한 위험은 여전히 계속될 것이므로 우리나라 인근국가에서 구제역이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한 5월 이후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