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수입개방, 구제역 파동 등 "축산 악재"가 거듭된 가운데 나온 우리 축산 통계를 보면 우리 축산 산업이 아픔을 겪으면서도 성숙해 왔음을 읽을 수 있다. 생존경쟁에서 견딜수 없으면 탈락하고, 견딜수 있으면 살아 남아 경쟁력을 조금씩 키워가는, 그런 모습이 지난 10년간의 축산 통계만 봐도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또 이같은 축산 통계를 한우와 젖소 각각 50두, 돼지 1천두, 닭 3만수를 기준으로 전업 축산농가 중심으로 제 구성해 볼 때 우리 축산업은 한우 3만농가, 젖소 1만농가, 돼지 8천농가, 닭 3천농가 등 모두를 합해도 5만 이내 농가면 충분하다. 현재 축산 농가가 49만여호 됨을 감안할 때 꼭 10% 수준이다. 축산 정책의 목표를 경쟁력있는 전업 축산 중심으로 끌고 간다면 이같은 만약의 수치가 현실이 된다는 이야기다. 바로 그런 시각에서 지난 3월 1일자로 발표된 가축 통계를 중심으로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살펴보고 또 앞으로 축종별 정책에서 어디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인가를 생각할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축종별 통계 조사 결과를 분석해 본다. <편집자> <한우> 우선 지난 3월말 현재 사육현황을 보면 26만7천농가가 1백47만6천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호당 사육마리수는 한우 5.5두이다. 이를 10년전, 5년전과 비교해 보면 사육농가수의 급격한 감소가 눈에 띤다. 즉 최근 사육농가수를 10년전의 사육농가수 61만여 사육농가와 대비할 때 거의 3분의 1수준이며, 5년전의 51만여 농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같은 사육농가수의 감소가 결국 최근 소사육 기반이 흔들릴 정도의 사육두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호당 사육규모가 10년전 대비 2배에 가까울 정도로 늘어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50두이상 전업 규모 농가 중심으로 볼 때는 10년전에는 0.1%의 농가가 4.8%의 소를 사육하고 있었으나 5년전에는 0.27%의 농가가 7.7%의 소를 사육할 정도로 늘어났다. 이제는 그 비중이 더욱 커져 1.1%의 농가가 26.2%의 소를 사육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앞으로 경쟁이 심화되면 될 수록 이같은 전업화 추세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단순히 현재의 사육두수를 기준으로 호당 50두의 전업규모로 역산하면 2만9천5백20농가가 한우 산업을 이끌어 간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이를 염두에 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한우산업의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부업 축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어 정책적으로 번식 기반을 어떻게 구축해 나갈것인가가 숙제라 할 것이다. <낙농> 1만3천2백농가가 54만마리의 젖소를 사육하고 있는 낙농은 호당 사육규모가 41마리로 전업규모 수준인 50두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10년전의 16두, 5년전의 24두와 비교하면 경쟁력있는 젖소 사육을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50두이상 전업 규모 낙농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10년전 2%의 농가가 11.1%의 젖소를 사육하던 것이 5년후에는 6%의 농가가 18.8%의 젖소를 사육했다. 또 5년후인 지난 3월 현재는 29.5%의 농가가 50.7%의 젖소를 사육하고 있을 정도로 전업화 됐다. 따라서 앞으로 낙농산업은 젖소 개량 등 생산분야의 질적 발전과 원유 유통의 효율화, 그리고 소비 촉진 측면의 고품질 경쟁 등이 관건이라 하겠다. <양돈> 양돈산업은 70∼80년대에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불황을 겪었으나, 90년대 들어서는 대일 돈육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성장에 성장을 거듭, 지난 3월 1일 현재 돼지 사육마리수가 8백만두를 넘어섬으로써 지난 10년전과 비교, 거의 2배가까이 늘었다. 반면 사육농가수는 10년전 대비 6분의 1, 5년전 대비 2분1 수준으로 줄어 들어 호당 사육두수는 3백66두를 기록, 10년전보다는 10배이상, 5년전보다는 2배이상이 늘어날 정도로 급속한 전업화 추세를 이어왔다. 1천두이상 전업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10년전인 91년엔 불과 0.3%의 농가가 23.1%의 돼지를 사육하던 것이 5년전인 96년에는 2.9%의 농가가 38.5%를 돼지를 사육할 정도로 전업화 됐으며 그로부터 또 5년후인 지금은 10.7%의 농가가 62.6%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상당수의 부업규모 돼지 사육농가가 계열 사육농가이거나, 위탁계약 사육농가임을 감안할 때 양돈산업도 이제 거의 전업화 된 가운데 외국 돈육 제품과의 경쟁에 돌입해 있다 하겠다. 앞으로 양돈 정책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와 관련, 염두에 둬야할 대목이다. <양계> 닭 사육통계는 산란계와 육계, 겸용계를 통틀어 지난 3월 현재 19만2천농가가 9천8백91만7천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닭 사육 통계에서 눈에 띠는 것은 타 축종과는 달리 사육두수의 증가와 함께 사육농가수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10년전인 지난 91년 3월 7천2백여만리이던 것이 5년후인 96년에는 8천3백여만마리, 또 다시 5년 후인 지난 3월에는 9천9백만마리에 가까울 정도로 늘어났다. 사육농가수도 96년 15만3천여농가이던 것이 96년에 18만9천여 농가로 늘어난 이후 올들어 지난 3월에는 19만2천여 농가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호당 사육규모는 5백마리 내외 수준으로 큰 변함이 없다. 그러나 3만수 이상 전업농가를 기준으로 통계의 변화를 살펴보면 지난 91년에는 0.2%의 농가가 32.2%의 닭을 사육하던 것이 5년후에는 0.3%의 농가가 43.3% 닭을 사육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3월에는 0.55%의 농가가 58.5%의 닭을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역시 전업농가가 산업을 장악해 가는 추세를 보였다. 그런데 닭 사육을 산란계와 육계로 구분해서 살펴 보면 지난 3월 현재 호당 사육규모가 2만수 수준으로 전업화 돼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닭 전체 호당 사육규모인 5백두 수준에 불과한 것은 소규모 겸용계 농가가 많기 때문이다. 즉 지난 3월 현재, 산란계의 경우 2천5백69가구에서 4천9백34만7천수를 사육, 호당 1만9천여수를 나타내고 있으며, 육계의 경우는 2천1백53농가에서 4천3백35만7천수를 사육, 호당 2만여수를 나타내고 있는데 반해 겸용계 농가는 18만7천농가가 1백17만7천수를 사육, 호당 6.3두에 불과한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양계업 또한 산란계와 육계 전업농가와 종계전문 사육농가를 중심으로 정책을 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토종닭의 경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별도의 방안이 있다면 그것대로 추진하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