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야 올해의 ‘四字’ 속빈강정

  • 등록 2005.12.21 08: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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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사회를 풀이하는 사자성어로 ‘위에는 불 아래는 못'이라는 뜻의 ‘上火下澤'(상화하택)이 선정됐다고 한다. 교수신문이 최근 교수신문, 일간지 등에 칼럼을 쓰는 교수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란다.
주역에 나오는 이 사자성어는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뜻하는 말로 끊임없는 정쟁, 행정복합도시를 둘러싼 비생산적인 논쟁, 지역 및 이념 갈등 등 우리 사회의 소모적인 분열과 갈등 양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한다.
올 한 해의 정치, 경제, 사회를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분명 공감이 가는 사자성어다. 그러면 우리 축산분야를 설명할 사자성어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으나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 사자성어는 얼른 떠오르지 않고 ‘속빈강정’이란 네 글자가 떠오른다.
올 한 해 축산분야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모두 고공비행을 계속했다. 특히 소 값과 돼지값은 최근 몇 년 동안 호황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호황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축산 생산액이 쌀 생산액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축산이 호황을 누린만큼 축산인들이 그만큼 많은 실질적인 소득이 있었느냐면 “글쎄”라는 반응이다. 우선 한우의 경우 6백~7백kg 수소 한 마리를 팔 경우 생체 kg당 평균 8천원을 계산하면 480만~560만원이라는 거금이다. 그러나 이 소가 입식될 당시의 송아지 가격이 350만원이 웃돌았던 것을 감안할때 사육농가에 돌아가는 소득은 사료값 등을 제외하면 별로 큰 이득이 없다.
돼지의 경우도 그렇다. 돼지 한 마리를 출하하면 25만원은 거뜬히 받지만 양돈농가들은 양돈농가대로 아픈 속사정이 있다. 질병 때문이다. 소위 ‘4p'로 불리는 소모성 질병으로 돼지가 사료는 사료대로 먹고 출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는 경우 등이 그것이다.
또한 낙농분야는 경우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작년에 우유값을 인상했음에도 올들어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불안을 감추지 못했던 한 해였으며, 양계분야도 호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발생하지도 않은 조류인플루엔자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니 속빈강정이란 말이 딱 맞는 말이 아닌가. 그러나 여기서 속빈강정 그자체만을 강조하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속빈강정의 실체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면서 내년에는 실속있는 경영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그 고민의 시작은 사양·경영 관리의 원칙과 기초부터 되돌아보는 일이 아닐까 싶다. 이를테면 한우 경영은 번식농가의 송아지 생산의욕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비육 자우로서 적절한 가격이 어느 수준인가를 고민해 볼 일이다.
또한 양돈의 경우는 ‘4p' 대책을 위해 사육환경부터 되돌아 볼 것이 요구된다. 돼지값이 좋다고 사육두수를 늘릴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사육규모에 적절한 사육두수인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 2005년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2006년 한 해는 속이 꽉 찬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올 한해를 네 글자(四字)로 풀어 보았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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