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축시장에서는 송아지가 부쩍 늘고 있고, 축산물 공판장에는 출하물량이 갑자기 늘었다는 취재 기자의 원고가 데스크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그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지난 10일에 열린 경남 합천 송아지 경매시장에서는 모두 3백20두의 송아지가 경매에 부쳐졌는데, 이는 평소 250여두의 송아지가 출하한 것과 비교할 때 20~30%나 많은 물량이라고 한다. 또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의 경우는 지난 7일부터 물량이 늘어 평소 물량보다 2배나 많은 물량이 쏟아져 지육 kg당 경락가격도 등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 1천원 정도 떨어졌다고 한다. 특히 소 값이 떨어진 것도 떨어진 것이지만 도축을 못하고 계류하는 소가 지난 7일의 경우 1백여두나 됐다고 하니 최근 소 출하 동향이 어떤지 짐작케 한다. 가축시장에서 송아지 출하가 늘어나고, 또 도축장에 출하하는 소가 이처럼 늘어나는 것은 송아지나 큰 소가 갑자기 늘어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최근 미산쇠고기 수입 재개 등이 기정사실화 되는 듯한 보도로 인해 소 값 하락을 우려한 나머지 소 값이 떨어지기전에 미리 팔아치우자는 계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소위 소 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 심리로 인한 홍수출하의 결과라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축산물 가격이 떨어진다 싶으면 더욱 출하량이 늘어나고, 반대로 축산물 가격이 오른다 싶으면 이제는 축산물 공급량이 부족하여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했던 경험을 우리는 적잖이 갖고 있다. 그때마다 우리는 축산물 가격이 떨어질 때나 올라갈 때 그 하향 곡선이나 상승 곡선을 어떻게 하면 좀 완만하게 할 수 없을까 고민했다. 그 답은 언제는 계획성있는 출하였다. 따라서 지금도 소값이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그 하향 곡선을 완만하게 가져갈 수 없을까 고민해야할 상황에 놓였고, 그 답 역시 계획성있는 출하다. 결국 이번에도 한우인들이 어떻게 성숙하게 대응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소 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홍수 출하로 인한 피해는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홍수출하는 시장의 실제적인 수요와 공급보다는 심리적인 불안 요인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축산농가에서 피해를 보지 않아도 될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나 소 사육 동향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 차분하게 정상적인 출하와 입식을 지키는 것이 오히려 돈을 버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그렇게 해야 우리 한우 산업을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이는 마치 비행기 불시착 등 사고시 위기에 대처하는 것과 같다. 만약 비행기 불시착 사고가 발생했다치자. 그때 기내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나가겠다고 출입구이나 비상구로 몰려들 때 자칫 사고는 걷잡을 수 없이 더 커 질 수 있다. 이때는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질서있게 차분하게 대처하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고, 그 실제 사례도 여러 경우에서 보아왔다. 다시 한 번 홍수 출하를 자제하고, 정상적인 출하를 통해 뜻 밖의 피해를 보는 일 없기를 바란다. 홍수출하 등 비정상적인 출하가 갖고 올 피해는 단기적으로 축주 개인의 피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우의 품질을 떨어뜨림으로써 전체 한우 산업의 경쟁력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거듭 계획적이고 정상적인 출하를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