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브랜드전’을 계기로 축산물 브랜드를 다시 한 번 둘러 보면, 최근의 우리 축산업의 발전적 변화가 읽혀진다. 우리 축산물 브랜드의 태동은 축산물 시장 개방이후 우리 축산물과 외국 축산물의 차별화 필요성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략 90년대 중반쯤 국제적 시장 개방 논의가 WTO출범으로 귀결되자, 그동안 부업 축산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우리 축산업은 규모화, 전업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의 필요성과 함께 특히 고품질화를 통한 차별화가 ‘화두’로 등장했다. 그렇게 차별화된 고품질의 축산물엔 자연스럽게 이름이 붙여졌고, 그렇게 시작된 브랜드화 바람은 2000년 구제역 파동, 2003년말 미국발 광우병 파동을 거치면서 더욱 거세게 불었다. 이쯤되자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축산정책의 키워드가 됐다. 이른바 정책 자금이 개별 사업이 아닌 하나의 패키지로 지원되었고 이에 따른 정책의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렇듯 축산물 브랜드는 오늘의 축산을 말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그러나 축산물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를테면 브랜드가 우후죽순마냥 마구잡이로 생긴다든가, 브랜드의 개념이 아직도 정립돼 있지 않다든가, 브랜드로서 제기능을 갖추지 못한 채 무늬만 브랜드인 것이 많다든가, 생산자가 생산하는 축산물 브랜드는 많은데 정작 소비자들이 기억하고 찾는 축산물 브랜드는 없다는 등의 비판이 그것이다. 축산물 브랜드와 관련한 이 같은 지적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지만, 그런 지적은 우리 축산물의 브랜드 수준이 공산품과 비교할 때 초기 단계라는 사실에 기인하고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 축산물은 굳이 브랜드화를 하지 않더라도 가격의 차별화, 품질의 차별화, 안전성의 차별화 등으로 시장에서 비교 우위를 발휘할 수 있다. 심지어 지역명이 갖고 있는 이미지만으로도 차별화를 기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축산물 생산유통관리 수준이 전체적으로 향상되면 브랜드축산물간 가격이나 품질은 물론 안전성에 있어서도 차별성이 거의 없어지게 될 것이며, 지역명에 의한 차별성 또한 도로나 교통 수단의 발달로 인해 점점 희박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때는 정말 축산물 브랜드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키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의 네이명이나 브랜드 마케팅 등에 많은 투자와 고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때가 되면 지금과 같은 브랜드에 대한 비판이나 지적은 필요 없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브랜드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이 중요한 것은 그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브랜드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다시 말해 소비자의 요구(needs)를 어떻게 신속하게 반영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게 보면 축산물브랜드전시회는 우리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읽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축산물 브랜드 전시회는 브랜드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나아가 우리 축산의 발전을 주도하는 의미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축산물브랜드전이 축산인이나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기에, 주마간산(走馬看山)식이나마 우리 축산물브랜드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생각해보고, 동시에 축산물브랜드전의 의미도 새겨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