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 영 화 대표
(주)애그리로보텍
멈춰버린 생산성, 갈림길에 선 한국 축산
우리 축산업과 유관산업계의 현주소를 짚어보면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최근 축산신문에 게재된 ‘양돈 생산성, 생산원가에 대한 글로벌 수준과의 비교’ (축산신문 2026년 1월 14일자) 제하의 기사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듯이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제로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수입 축산물 및 가공식품과의 치열한 경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한우고기, 한돈, 우유의 가격을 감안할 때 이러한 외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우리 축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이 과연 충분할까?
안타깝게도, 우리 축산업의 생산성과 생산원가만을 놓고 보면 한우고기는 세계적인 수준의 육질 차별화가 가능하지만 생산원가가 높은 상황이고, 국내산 우유는 생산성과 품질은 글로벌 상위 수준임에도 역시 생산 원가가 높은 게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돈은 생산성 및 생산원가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갖지 못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면 생산 단계 이외의 유관산업은 어떤 상황일까?
축산식품기업과 유통업체들은 분야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많은 부분 원료와 완제품을 유럽, 북미 등 해외에서 수입, 가공하거나 유통하고 있다. 시설 및 기자재 업체들은 국내 제작이나 개발 보다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OEM 제조 및 개발 제품을 도입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최근에는 축산농가들이 직접 해외직구를 진행하는 모습도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즉, 축산농가-전후방기업 등 ‘생산가치 사슬’ 의 국내 구성원들이 서로의 경쟁력 강화와 협력을 통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 보다 각자의 경쟁력과 생존을 위한 방향으로 가치사슬의 구성원을 글로벌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효율성을 따져볼 때 국내시장이 너무 작거나, 자체적으로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부분에 대해 글로벌 구성원을 ‘생산가치 사슬내’ 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세상이기는 하다.
그러나 한국 축산업이 품질 차별화라는 가치만을 생각하고, 생산성 향상, 생산원가 절감이라는 ‘끊임없이 가야 할 길’ 에서 지금 처럼 오랜동안 멈춰 서 있다면 많은 구성원들이 산업을 떠나야 하는 갈림길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한국 축산 ‘선택의 길’은
축산업의 생산단계 데이터를 깊이 들여다보면, 모든 농가가 똑같은 문제로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농장의 규모는 마치 서로 다른 숙제를 안겨주는 분기점 처럼 작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산성 향상과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는 규모(시스템)화를 위해 역량 및 기술 수준을 기준으로 전문화, 분업화를 고려한 생산자간 협의와 선택의 ‘길’ 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축산식품업계는 국내산 축산물을 활용함에 있어서 즉석 식용과 가공 식용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하되 생산단체, 소비자단체와의 중간 역할을 하며 원재료 구매가격과 소비자 판매가격에 대한 현명한 선택의 ‘길’ 을 가야할 것이다.
축산기자재 및 시설업계는 전문성과 역량을 기준으로 통합연계 및 구조조정의 ‘길’ 을 가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함께 할 수 있는 길’로…
지금까지 생산 분야, 연관산업 분야, 학계 및 연구분야, 공공분야 모두 각자 분야의 갈림길에서 현명하고 지속가능한 길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한 분야의 노력만으로 최선의 ‘길’ 을 찾는 게 쉽지 않고, 미래에도 계속해서 요구받는 갈림길에 대비할 수 없는 시대다.
각 분야의 현실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자단체, 공공기관 및 각 분야 원로들의 자문과 함께 가치사슬의 구성원 모두 공생한다는 마음 부터 열고 서로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자유경제 시장에서는 개별 구성원들의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산업의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서로 조금은 양보하고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다.
미래를 위한 갈림길에서 통합과 연계라는 현명한 ‘길’ 을 찾아내길 기대해 본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