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촌체험프로그램인 낙농체험목장은 새로운 가치 발굴을 통해 낙농업의 기능인 생산을 넘어 관광, 교육, 치유의 영역으로 확장시켜 나감으로써 낙농산업 가치 제고와 우유의 긍정적인 이미지 전달 역할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낙농체험목장 방문객수는 감소세를 보이면서 시대변화에 맞춘 활성화 방안 모색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낙농진흥회(회장 김선영)와 한국낙농체험목장협회(회장 이윤재)가 낙농체험목장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국낙농체험목장 하반기 워크숍’을 개최해 낙농체험목장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AI 활용 이색 프로그램 다각적 개발…재방문율·체류시간 확대
SCAMPER 기법 통한 콘텐츠 차별화…관광·교육 효과 높여야
▲코로나19와 여행수요 변화로 방문객수 주춤
낙농체험목장 방문객수는 2004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2004년 400명(1개소)을 시작으로 빠른 속도로 목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2018년 100만명을 돌파하며 102만2천명(33개소)을 기록했다.
이후 125만2천명까지 증가했던 방문객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체험에 제약이 생기면서 코로나19 이전(2017~2019년) 평균 방문객이었던 98만명에 비해 15% 감소한 83만5천명(2020~2021년)까지 줄었다. 이후 방문객수는 2022년 111만명으로 늘어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듯 했으나, 하향 곡선을 그리며 2024년 97만1천명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 낙농진흥회 윤형윤 상무가 ‘국내 낙농산업 현황 및 향후 발전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낙농체험목장 방문객수는 국내 관광객수와 유사한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내국인 관광 수요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국내 관광수요가 안정세에 접어들었으며, 지난해의 경우 해외여행 수요 증가가 두드러지면서 국내 여행객수는 정체 또는 일부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여기에 더해, 경제 불안성 지속에 소비 위축 심리 등이 외출 및 유료 관광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야외 활동이 많은 낙농체험목장 특성상 집중호우, 이상고온, 미세먼지 등의 악천후 빈도가 높아지면서 방문에 제약으로 작용했고, 여행지의 다양화, 실내동물원과 같이 콘텐츠가 중복되는 사례가 늘어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다.
▲체험다각화가 해법, 쳇 GPT 제안 프로그램 제시
윤 상무는 이러한 여행 트렌드 변화가 낙농체험목장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2024년 국민여행조사를 보면 국내 여행은 가족 단위 여행이 60.5%로 가장 비중이 높고, 당일 일정이 60.1% 였다. 또 여행지에선 지연 및 풍경감상, 음식관광, 휴양 활동을 주로 즐기는 것으로 나타나 낙농체험목장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방문객 유도를 위해 목형 대응시설을 설치하거나, 하절기 야간개장, 지자체 사업 및 지역 축제·관광지 연계 등을 고려해 볼수 있으며, 체험목장에서 할 수 있는 옥수수밭 미로 체험, 농작물 수확과 함께 미국, 유럽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껴안기와 같은 이색체험도 참고할 만한 사례다. 아울러 체험을 어린이 방문객 위주로 구성만 할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으로 타깃층을 넓히는 방안도 방문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쳇 GPT를 활용한 체험과 학습, 치유가 함께하는 새로운 낙농체험목장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쳇 GPT는 기존 체험프로그램이 우유짜기, 먹이주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위주로 구성돼 재방문율이 낮고, 날씨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 점, 부가소비로 연결되는 구조가 부족하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이에 쿠킹 클래스, 힐링·웰빙체험, 야간·계절 이벤트, 친환경·ESG 체험, 디지털 체험 등의 접목 가능 프로그램을 제안했으며, 해외 벤치마킹 사례로 일본 훗카이도 치즈피자 클래스와 미국 VR 낙농체험을 소개했는데, 이 사례들은 30~40%의 재방문율 증가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프로그램 접목 시 체류시간은 1.5시간에서 최대 2.5시간으로 증가하고 재방문율은 40% 증가, 객단가 66%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쳇 GPT는 전망했다.
▲체험 프로그램에 집중 필요, 비쥬얼 차별화 필수
‘낙농체험목장 활성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다기능농업연구소 박상식 대표는 낙농체험의 선제요건으로 기질, 동물복지, 토지법률, 소농 4가지를 꼽았다.
박 대표는 “낙농체험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로 타고난 기질이 맞는가를 우선 판단해야 한다. 또, 소비자들의 윤리적, 환경적 인식이 강해졌는데 생산규모가 크면 동물복지를 강화하기 힘들고 또, 목장 경관과 체험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소규모로 낙농을 하는 것이 적합하다. 또, 체험목장 운영을 위한 부대시설을 설치하려면 토지에 제약이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문객수 확대를 위해선 축사 주변과 시설물의 사진을 찍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동물을 만지는 체험보다 동물이 행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 무엇보다 우유를 활용한 요리 제공 등을 통해 방문객 만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서비스 농업 중심으로 SCAMPER 기법을 활용한 낙농체험 활성화 전략도 제시했는데, ▲전통 체험을 심리·감정 중심 체험으로 대체, S(Subsitute, 대체하기) ▲낙농체험과 로컬 식문화 체험 결합, 치유농업, 생태교육, 지역푸드투어 융합, C(Combine, 결합하기) ▲ 초중고 대상 연령별 콘텐츠 다양화 등 교육과정과 연계된 콘텐츠 개발, A(Adapt, 응용하기) ▲기존 목장 부지를 테마파크형 공간으로 개선, M(Modify, 변형하기) ▲노후 축사를 교육·힐링 공간으로 전환 및 소동물과 결합한 복합형 아그리테인먼트 공간화, P(Put to another use, 다른 용도 사용) ▲로봇착유기 시연, VR 유축 체험 등 비접촉형 체험 확대, E(Eliminate, 제거하기) ▲체험 흐름 재배열 및 야간 프로그램 운영, R(Reverse/Rearrange, 재배열/반전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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