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분유’…원유 처리 해법 절실

  • 등록 2025.08.13 1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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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재고량 4년 만에 최고치…원유 수급 불균형 ‘비상’
유업계 처리능력 한계…낙농가도 수익성 악화 불가피
“감산보다 소비 촉진·가공시설 확충이 근본 대책” 여론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넘쳐나는 분유 재고량에 원유수급불균형 해법 찾기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한 분유 재고량은 5월 기준 1만2천871톤으로 전년동기대비 93.3%(6천657톤) 증가했다.
낙농산업 특성상 여름은 원유생산량이 줄고 우유 소비는 늘어나는 시기로 분유 재고량도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면 올해는 분유 재고량 감소폭도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 7월 1일부터 27일까지 기준, 일 평균 원유생산량은 5천3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4.6% 감소했지만, 최근 3개년 7월 음용유용 원유 사용량이 일 평균 4천742톤으로 원유 생산량보다 낮아 버터 등 일부 유제품 수급에 일시적인 차질을 빚긴 했으나, 우유 생산 및 공급엔 무리가 없다는 진단이다.
5월 기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분유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유업체들은 유제품 가공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9~10월 가을이 오면서 원유생산량이 회복되면 다시 분유 재고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설상가상 이상기후로 인한 극심한 폭염 탓에 교배 시기가 여름 이후로 몰리는 추세가 반복된다면 한 시기에 착유우가 늘어나면서 원유 과잉 현상이 매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유가 과잉될 때면 유업체는 멸균유를 만들고 손해를 보더라도 할인판매에 나서는 등 원유 분유 재고를 견뎌야 하며, 낙농가들 역시 쿼터 감축 등의 페널티를 감수해야 하는 등 낙농·유업계 양측에 모두 수익성 악화를 야기한다.
이 같은 사태를 예방하고자 낙농진흥회는 향후 협의체를 구성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분만 주기를 조절하는 등 원유 수급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도 원유과잉으로 인한 수급불균형은 근본적으로 우유 소비감소에 있는 만큼 원유 수급 안정화 방안은 원유 감산이 아닌 우유 소비 촉진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원유생산량은 194만2천톤으로 2021년 대비 4.5% 감소했으나, 음용유용 소비량은 동기간 6.3% 감소한 164만1천톤에 그쳤다.
원유생산기반이 축소되는 와중에 영유아수 감소, 대체음료 시장 확대, 소비트렌드 변화, 유제품 수입량 증가, 공공급식에서의 우유공급물량 감소 등으로 우유 소비량 감소폭이 더욱 커지면서 원유수급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4월엔 2년 전 럼피스킨 백신 접종과 여름철 무더위 등으로 교배계획이 밀리면서 원유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며 유업체의 잉여유 처리능력이 한계에 이르자, 집유(참여)조합이 전지분유를 구매해서 고통을 분담했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선 유대를 분유로 지급한다는 논란이 일어났다.
원유생산량의 급증이 원유수급불균형을 초래했다고는 하나, 전체 생산량이 평년보다 크게 늘지 않은데다 소비부진, 처리시설 부족 등의 문제도 있을 텐데 원유계약물량 감축까지 단행한 유업체와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급 여건이 심각한 상황에선 모두가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 맞지만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해결 수단이 농가의 생산권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용도별차등가격제의 운영 주체로서 합목적성에 맞는 제도 운영을 통해 당초 약속대로 안정적인 생산·소비기반 기틀을 마련하고, 분유가공시설 확충, 공공우유급식 확대, 계획생산체계 강화로 수급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민병진 alstlt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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