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벌꿀은 천연벌꿀과 사양벌꿀로 분류된다. 천연벌꿀은 아까시나무(Robinia pseudoacacia)와 같은 C3 식물에서 채취한 꿀이며, 사양벌꿀은 C4 식물인 사탕수수(Saccharum officinarum)로 만든 설탕을 먹여 생산한 꿀이다.
그동안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은 탄소동위원소비(13C/12C) 분석으로 판별했으나, 이는 꿀벌에게 사탕수수 설탕을 먹여 생산한 사양 벌꿀에만 적용할 수 있었다. 아까시나무처럼 C3 식물로 분류된 사탕무(Beta vulgaris)에서 유래한 설탕을 먹여 만든 사양벌꿀은 구별할 수 없었다.
이번에 개발된 ‘사탕무 사양벌꿀 판별법’은 이중 중합효소 연쇄반응법(nested PCR)을 통해 사탕무 고유 유전자를 분석해 사탕무 설탕을 먹여 생산한 사양벌꿀을 구별해내는 기술이다.
이 판별법을 적용하면 천연벌꿀에 사탕무 사양벌꿀이 1% 정도 섞여 있어도 1시간 이내로 분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천연벌꿀과 사탕무 사양벌꿀을 판별할 수 있는 특이성분 트랜스-2-데센다이산을 세계 최초로 분리, 동정했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사양벌꿀 판별에 정확을 기할 수 있게 돼 국내산 벌꿀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것은 물론, 부처 협의를 통해 수입 벌꿀의 안전성 확보에도 기술적 일조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 이만영 과장은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천연벌꿀로 둔갑할 수 있는 사탕무 사양벌꿀의 국내 유통을 원천 차단하여, 벌꿀의 품질관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