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인의 가을은-장지헌이사

  • 등록 2004.09.06 09: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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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한우 자조금 대의원 선거 투표함이 설치된 경북 군위군청 대회의실에서는 한우인 3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우 고급육 생산 기술 교육이 열리고 있었다. 고급육 기술교육이 주 행사인지, 한우 자조금 대의원 선거가 주 행사인지 모를 이 분위기.
기자는 이 분위기가 왠지 좋았다. 그것은 분명 교육을 빙자한 대의원 선거였지만 한우 고급육 기술 교육을 빙자해 대의원 선거를 치른다고 탓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한우인들은 교육도 받고 선거도 치른다는 점에서 표정이 하나 같이 밝았다. 더욱이 한우협회 지부 관계자들은 자못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일찌감치 대의원 선출 요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기자는 또한 교육이 끝나고 한우인들이 뿔뿔이 흩어질 쯤, 한 한우인의 화난 얼굴도 보기 좋았다. 그 한우인이 “왜, 나한테는 이런 선거가 있다는 것을 통보하지 않았느냐”고 한우 협회 지부 관계자들에게 항변하는 것을 볼 때, 선거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한우인의 자세가 너무나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화냄, 항변이었던 것이다.
그랬다. 이날 대구 경북지역의 한우 자조금 대의원 선거는 이 지역 한우인들의 한우 사랑에 대한 열정 바로 그것이었다. 대구 경북지역에 배정된 대의원은 모두 57명, 한우협회장이 이 지역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배정된 대의원 모두 선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못했다. 단지 배정된 대의원을 1백% 선출한다는 자세로 경북도지회장과 지역 지부장, 그리고 축협 관계자들이 백방으로 뛰었고 그 결과 대의원 전원 선출이라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이번 경남북 지역의 성공적인 대의원 선출 결과는 한우 자조금 대의원을 선출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여건에서 일궈냈다는 점에서 더욱 빛났다.
한우 자조금 대의원 선출이 어려운 여건이라함은 우선, 아직도 부업 규모의 한우인들이 너무나 많아 이들을 투표장으로 ‘모셔오기’가 만만찮았다는 점이다. 거기다 선거권이 있는 한우인의 기준을 2002년 말로 삼았기 때문에 그동안 한우 사육을 포기한 사람이 적지 않았고, 반면 그 이후 다두 사육으로 전환한 사람의 경우는 포함되지 않음으로써 대의원 선출 요건이 되는 두수 기준 3분의 2이상, 사람 기준 2분의 1이상을 채우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제 문제는 경남·북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다. 이번 경남·북 지역의 성공적인 대의원 선출의 일등공신은 한우협회 지부장과 지역 축협의 물심양면의 노력 바로 그것이었음을 볼 때 경남·북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도 한우협회 지부관계자들과 지역 축협의 헌신적인 노력에 기댈 수 밖에 없다.
때마침 한우협회는 8일 전국 한우인의 날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한우인의 날은 영남지방에 불었던 한우 자조금 대의원 선거 바람을 더욱 크게 일으키고 그 바람이 15일과 22일 경기 강원 지역을 강타하고, 이어 충남·북 지역과 전남·북 지역도 휩쓸어 한우 자조금 대의원회를 성공적으로 구성하는 좋은 계기가 돼야할 것이다.
한우 자조금 사업은 세계적인 브랜드인 우리 한우를 살리는 시작이다. 그런 만큼 이번에 한우인들이 한우 자조금 대의원을 성공적으로 선출하지 못하면 한우인들은 더 이상 누구에게도 한우 산업이 어떻고 저떻고를 말할 자격이 없다. 한우인 스스로 한우 산업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는데 누구한테 무어라 말할 것인가.
지금은 살아있는 만물이 결실이 맺는 가을이다. 한우인들의 가을은 어떤 가을일까. ‘한우 자조금 대의원 선출 성공’이라는 결실을 맺는 그런 가을이었으면 좋겠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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