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well-being)’이 소비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름하여 웰빙시대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이제 모든 소비재에 웰빙이라는 말이 붙지 않으면 그 물건이 팔리지 않기라도 하듯 업체별 상품마다 웰빙형임을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경기 위축으로 인한 극심한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웰빙형 상품의 매출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웰빙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상품도 다양하다. 우선 건강과 관련한 스포츠 레저용품과 식음료 및 건강식품, 아동·유아용품은 물론 여행과 심지어 금융 상품도 웰빙이라는 ‘접두어’가 붙는다. ‘삶의 질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차별화된 마케팅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축산물이 웰빙시대에 소비자들로부터 어떻게 인식되고 있느냐는 점이다. 최근 유업계등은 발빠르게 웰빙형 신상품을 내놓으면서 웰빙시대에 부응하고 있다. 서울우유의 ‘비요뜨’, 빙그레의 ‘내몸사랑발아현미우유’ 한국야쿠르트의 ‘업그레이드 윌’등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그러나 먹거리와 관련, 소비자들은 유기농산물 등 친환경 농산물을 웰빙시대에 걸맞는 먹거리로 인식하면서 축산물은 웰빙 대열에서 제외시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면 과연 축산물은 웰빙 대열에 함께 할 수 없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축산물이야말로 웰빙시대에 걸맞는 먹거리다. 무엇보다 수입 축산물에 비해 안전하기 때문이다. 축산농가들이 소비자를 지향한 고품질 축산물 생산 노력을 꾸준히 전개해 왔을 뿐만 아니라 도축장 HACCP 도입으로 가공 유통 과정의 위생 수준 또한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수의학회의 ‘축산위생 검사 국제 세미나’에서 농림부가 밝힌, 도축장 HACCP 의무 적용후 도체에 대한 일반 세균수가 10의 5∼6승에서 10의 2∼3승으로 개선된점, 도축장 병원 미생물의 오염도가 미국 선진국에 못지 않게 낮아진 점등(본지 1825호 1면 참조)은 우리 축산물의 안전성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축산물이 웰빙 대열에 당당하게 서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가축질병발생때마다 방송 등 언론이 앞뒤 가리지 않는, 신중하지 못한 보도를 한데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마다 언론 탓이나 하고 소비자들에게 우리 축산물을 알리고 인식시키기위한 노력은 제대로 하지 못한 축산인들의 책임도 크다는 점을 통감해야 한다. 특히 축산물 가격이 떨어지면 그때서야 소비 홍보를 한다고 야단법석을 떨다가도 축산물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 홍보를 하면 잘못인양 인식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임도 되돌아 봐야 한다. 우리는 흔히 소비자를 지향한 축산물을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것으론 부족하다. 소비자를 지향한 축산물을 생산한 다음 그 축산물을 소비자 코앞으로 갖고 가서 팔아야 한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노력이 없이는 우리 축산물이 웰빙대열에 설 수도 없고, 장래 희망도 없다할 것이다. 지금 당장 축산물 소비가 안된다고 축산물 공급을 줄일 것이 아니라 축산물 시장을 늘릴 수 있는 수요 개발에 모든 축산인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인 것이다. 단기적인 축산물 가격의 등락에 관계없이 우리 축산물을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노력이 정말 아쉬운 때다. 웰빙시대에 걸맞는 축산물 생산에 그쳐서는 웰빙형 축산물이 될 수 없다. 소비자들에게 그것을 제대로 알리고 인식시켜야 비로소 웰빙 축산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