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농가들이 스스로 마련한 예산으로 우수 한우 출하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전국한우협회 충남 홍성군지부 회원 한우 농가들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 한우 농가들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금 1천만원을 재원으로 B1 등급 이상의 등급 판정을 받은 고급 한우에 대해 등급에 따라 15만∼1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홍성 한우인들의 이같은 자구 노력은 최근 한우 업계가 처한 상황을 볼 때 칠흑같이 어둡고 망망한 가운데 비춰지는 한줄기 빛과도 같은, 매우 희망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정부가 우수축 출하 포상금 지급을 중단했음을 감안할 때 한우인들이 이같이 스스로 자구 노력에 나섰다는 것은 지난 2001년 한우인들이 호주산 수입 생우를 저지했을 때 보다 더욱 의미있는 일로 평가하고 싶다. 돌이켜보면 한우 업계는 지난 2001년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이후 한우 시장을 지키기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노력의 요체는 한우 암소 사육기반 확대와 함께 한우 고기의 고급육화로 수입 쇠고기와의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것이었다. 이중에서도 한우고기 고급육화를 통한 차별화는 수입 쇠고기와 경쟁하기 위한 한우 업계의 지상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정부에서 그동안 한우의 거세 비육을 장려하기 위해 거세비육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나, 도축장에 출하한 한우의 등급 판정 결과 등급이 우수한 한우에 대해 포상금을 지급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이같은 한우 고급육 생산 지원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하고, 우수축 포상금 지원을 아예 중단했으며, 거세 장려금도 올 6월말까지만 지원한다는 계획으로 있어 한우인들의 한우 고급육 사육 의욕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여기다 호주산 생우 수입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쇠고기 수출국들의 국내 쇠고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조직적으로 이뤄짐으로써 한우 농가들을 불안케하고 있다. 특히 쇠고기 수출국들의 국내 쇠고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우리 한우인들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수입 쇠고기 시식회에 머물렀던 것이 이제는 서울시내 곳곳에 수입 쇠고기 전문 판매점이 당당하게 간판을 세우고 있는가 하면, 동네 정육점 시장에도 진출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우리 한우인들이 수입 생우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사이에 쇠고기 수출국들은 이렇게 국내 쇠고기 시장을 맘껏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 홍성 한우인들이 스스로 우수한 한우에 대해 출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 더욱 의미있게 각인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 한우가 수입 쇠고기와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이같은 한우인 스스로의 노력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01년에 한우인들이 수입 생우를 저지하고, 2002년에 만만운동으로 한우 사수 의지를 결집시켰다면, 이번 홍성 한우인들의 자구 노력은 그 의지를 더욱 차원 높게 현실에 반영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노력이 홍성 한우인들에게 국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우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실천이 전국적으로 확산됐을 때 한우 산업의 희망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구노력의 바탕위에서 더욱 차원 높은 한우 시장 사수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아무튼 쇠고기 수출국들이 시시각각 국내 쇠고기 시장을 조여오는 상황에서 차원 높은 자구의지를 실천에 옮긴 홍성 한우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