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배 농림부 축산국장

  • 등록 2002.11.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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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 축산국이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래서 서성배 축산국장 또한 하루도 맘 편히 지낸 일이 없다. 돼지콜레라에 이어 구제역이 발생되고, 한 동안 잠잠한 듯 하더니 또 다시 돼지콜레라가 발생하는 등 부임한 이후 질병과의 한판 전쟁을 아직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낙농문제는 꼬일대로 꼬여 있고, 다행히 돼지값이 바닥을 치긴 했지만 아직도 불안한 장세는 계속되고 있다. 한우는 자급율이 심각한 상황에 와 있고, 양계 역시 질병발생 증가와 이른바 사이클 반복 등 어느 것 하나 시원것이 없는 상황이다.
축산업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총체적 위기가 아니냐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서성배 축산국장을 만나 현 상황인식에 따른 진단과 이에 대한 앞으로의 대책 및 비젼을 들어봤다. /편집자

-최근 강화와 김포에서 돼지콜레라가 발생해 축산농가들의 긴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방역 추진상황과 대책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돼지콜레라 조기차단을 위해 농림부를 비롯한 관련 시군 등 '비상방역대책상황실'을 설치, 이동통제·소독 등 긴급방역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금년들어 돼지콜레라가 재발되고 있는 것은 예방접종을 중단함에 따라 면역성이 떨어진 방역상 취약한 시기다. 이와 함께 인접한 돼지콜레라 발생국들과의 인적·물적 교류가 잦아지고, 전체적으로 잘하고는 있으나 일부 소독을 소홀히 하는 농가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하고 있으므로 예방접종 보다는 철저한 소독과 살처분을 중심으로 한 차단방역 대책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
이를 위해 전염 우려가 있는 취약농장에 대한 특별관리를 하고, 바이러스 전파가능성이 높은 돼지출하차량·사료운반차량·도축장에 대한 철저한 소독 등의 조치를 강력히 추진해 조속히 종식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악성가축질병이 자꾸 재발하는 이유를 근본적으로 치유해야 할텐데요, 현행 살처분과 사후관리적 질병방역대책을 재검토할 필요는 없는가.
▲일부에서는 살처분정책을 포기하고 예방백신을 접종해야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다.
돼지콜레라 및 구제역의 청정지역을 유지하려는 이유는 우리 축산물의 안전·위생수준 향상과 경쟁력제고를 위한 것이기 때문.
살처분 대신 예방접종을 할 경우 청정국 지위 회복이 늦어져 대일 돈육수출이 불가능한데다 위생수준이 낮고 값싼 돈육을 생산하는 국가들로부터 돈육수입허용 요청 거부가 곤란하다. 또 국내 소비자들의 예방접종 돈육 소비를 기피하게 되고, 농가 방역의식 약화로 양돈산업 선진화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에서는 구제역 등 악성가축질병 재발방지를 위한 평시방역 강화 대책을 수립, 추진중에 있다.
특히 그동안 누누이 강조해 왔던 악성가축질병은 철저히 소독해야 발병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농가들이 자기 농장은 자기가 지킨다는 자세로 열심히 소독하도록 독려하고 지도해 나가고 있다.
평시방역 대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축질병 신고지연농가의 사육시설 폐쇄, 사육제한 조치와 농가의 자율방역 책임을 지도록 하고, 축산업 등록제도 도입, 농가단위의 가축질병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1월 1일 서울우유가 낙농진흥회를 탈퇴하는 등 낙농업계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앞으로 낙농문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정부는 이번 서울우유조합의 낙농진흥회 탈퇴에도 불구하고 잉여원유차등가격제가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경기지역의 집유업무 혼란 최소화 등 우유수급관리대책을 강구해 나가고 있다.
우선 경기지역의 서울우유 비조합원이 생산한 원유는 금년말까지 서울우유에서 계속 집유해 진흥회로 인계토록 합의했고, 향후 경기지역에 집유조합을 별도 지정하는 등 집유업무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는 등 보완대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11월 이후 비수기의 소비감소로 인한 수급불균형 심화를 방지하기 위해 우유소비촉진 홍보를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지만, 낙농가들도 낙농산업 전체의 활로를 열기 위해 함께 고통을 분담한다는 자세로 자율생산조절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쇠고기와 생우 수입증가로 한우고기 수요기반이 축소되는 등 어려움이 있는데 한우산업의 정책방향은.
▲올 쇠고기수입은 월드컵 등 국제행사 개최로 수요가 늘고, 소값이 높게 유지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산 쇠고기소비는 한우사육두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8월까지 10만6천톤으로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농림부는 한우산업발전종합대책 추진으로 농가 사육심리가 회복되고 사육두수 감소세 진정 등 소사육기반이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결과 품질고급화 성과도 빠르게 이뤄지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10두 미만 사육농가가 86%로 생산기반이 아직도 영세하고, 품질면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크기 때문에, 한우번식기반 확대와 품질고급화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둔갑 판매 등 부정유통을 철저히 단속해 고품질 한우고기의 안정적인 공급과 소비기반 확보를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구제역, 돼지콜레라 등 잇따른 가축질병발생으로 수출지향적 양돈산업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장기대책은 무엇인지.
▲글로벌시대에 돼지고기 수출을 포기하고 내수위주만으로 양돈산업 육성방향을 설정할 경우 국내산 돼지고기의 품질수준 저하, 양돈농가의 방역·위생수준 하락 등을 초래해 결국 국내 양돈산업의 후퇴와 국제시장에서 소외되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수출포기시 우리나라보다 위생·방역수준이 열악하나 생산비가 낮은 외국으로부터 돼지고기 수입증가가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국내 양돈산업의 현실여건과 국제시장 흐름을 정확히 직시하면서 내수시장과 해외 수출시장을 함께 고려하고, 환경친화형 양돈경영을 통해 품질안전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양돈산업 발전과 양돈농가 경영안정에 도움이 되는 양돈산업 육성책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계업의 경우 질병발생증가, 대형 수출 규격닭 생산기술 미흡 등 경쟁력이 취약하다고 본다. 양계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양계산업도 계열사업체와 전업농가 중심으로 빠르게 규모화·기업화되는 등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있으나 밀집사육에 따른 질병발생 등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먼저 뉴캣슬병 등 질병 최소화를 위해 예방접종 미실시농가 등 방역관리 위반농가에 과태료처분을 강화하는 한편 종계장·부화장 신고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는 등 제도개선을 계속 보완해 나가고 있다.
또 수출용 대형닭 생산 및 사육기술 보급을 위해 축산연과 대형닭 실증시험과 시험수출을 추진하고, 내년에도10농가를 선정, 생산기술 지원, 시설 및 방역체계 개선 등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닭고기·계란 등 수급 불균형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수급조절 기능을 가동하는 '양계수급안정위원회' 중심의 민간자율적인 수급 및 가격안정체제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최근 끊임없는 가축질병 발생, 축산물 가격하락, 우유 공급과잉 등 어려움을 맞고 있는 것이 농축협중앙회의 통합에 따라 축산관련지원조직이 붕괴되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농축협중앙회 통합은 진정으로 농가에게 봉사하는 조직으로서 다시 태어나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일선조합의 경영부실을 치유하고 중앙회의 경제사업을 회원조합에 이관하는 등 일선조합 위주의 사업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통합을 실시한 것이다.
IMF이후 공무원 조직을 포함한 농협 등 모든 조직이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추진함에 따라 축소되고 통폐합됐으며, 축산조직만 없어지거나 축소된 것은 아니다.
통합의 장점을 살려 협동조합중앙회와 일선조합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간다면 당면한 어려움은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고 본다.

-축산업의 전업화, 끊임없는 가축질병 발생, 축산물 시장개방 확대 및 수입축산물 증가, 안전한 축산물과 깨끗한 주거 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 증대 등 축산업 내외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축산업의 패러다임과 발전전략이 마련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우리 축산업이 한단계 발전을 이루기 위해 철저한 질병방역활동을 바탕으로 축산농가의 경영안정을 기하고, 항생제나 동물약품 사용 등을 줄여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고품질안전축산물을 생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면서 축산분뇨도 보다 환경친화적이고 위생적인 방법으로 처리하는 노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다. 또 축종별 조직체를 결성하고 자조금을 활용,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동시 소비촉진과 수급조절도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내년도는 지금까지 생산증대·규모확대 중심의 축산업에서 가축질병방역 강화, 위생수준 향상 및 친환경 유기축산체계 구축 등 선진축산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전기가 되도록 할 것이다.
먼저 축산업등록제, 가축이동증명 및 거래기록의무제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구제역 등 악성가축질병 재발방지를 위해 효율적인 전방위방역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국경검역체계도 보강해 나갈 것이다.
사료안전성제고, 도축·가공시설 위생수준 향상, 축산물 안전성 검사 및 축산물 역추적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농장단계서 소비단계까지 입체적인 안전성 강화대책을 추진해 나가고, 가축분뇨의 적정처리를 위한 관련제도 및 기준개선을 추진하며, 축분비료 사용을 활성화함으로써 경종농가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등 소기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유기축산 시범사업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DDA, FTA 등 국제화 진전에 대응해 축산업의 한단계 도약을 위한 발전전략도 축종별 특성에 따라 현실에 맞게 추진해 나가겠다.
아울러 차별화된 고품질 축산물을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도록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과 부정유통을 근절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축산업의 발전방안이 정부와 축산 관련 산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이 함께 협력해 노력할 때 이뤄질 수 있으리라고 본다. 따라서 장기 안목을 갖고 모두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부탁드린다.
김영란 yrkim@chuksannews.co.kr
뉴스관리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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