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제공동연구의 일환으로 축산기술연구소와 일본 교토대학교 농학부 동물영양연구실이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는 한우 및 흑모화우의 육질개선에 관한 연구를 추진키 위해 지난 4월부터 9월16일까지 5개월간 머물렀다. 일본 축산학회 회장으로 왕성한 학술활동을 하고 있는 야노 히데오 교수가 이끌고 있는 이 연구실은 일본 화우 고급육을 완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고, 특히 5개현의 축산시험장과 공동으로 1999년에 비타민 A 조절을 통한 근내지방도 향상 기술을 확립하여 농민들로 하여금 이 기술을 활용케 한 바 있으며, 근래에는 비육후기에 비타민C 보충 급여를 통한 근내지방도 향상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일본 흑모화우는 일찍이 개량을 거듭하여 지금은 세계 그 어느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최상급 육질의 고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메이지 원년인 1877년부터 외국의 종우를 수입하여 교배를 통해 화우라는 품종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1912년에는 품종고정을 개시하였는데 주로 브라만종과 스위스브라운종을 교잡하여 지금의 화우를 탄생시키게 되었다. 1935년부터 등록사업을 실시하였고 1944년에 지금의 흑모, 갈모, 무각 화우 등의 고정 품종을 인정하게 되었다. 1956년에는 272만 두의 화우를 길렀고 역우 중심의 사양관리에서 고기생산용으로 본격적인 개량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입량이 증가하여 화우 사육두수가 2백만두 내외로 감소, 쇠고기의 자급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으며, 화우와 유우의 잡종인 F1종의 고기생산량이 증가추세에 있다. 또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육우의 소규모농가의 사육두수가 감소하면서 전업농가의 사육규모가 점차 확대하는 추세에 있다. 교토대학 동물영양연구실은 1937년에 설립된 이래로 주로 화우의 역우이용성, 유생산량 및 이용연구, 미량원소 결핍증, 무기영양소의 대사와 비육첨가제, 호르몬제의 이용, 사료자원 연구 등을 해왔으며, 근래에는 육용우의 비육과 관련하여 비타민A의 결핍에 따른 지방전구세포의 분화와 이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비만관련 유전자의 탐색과 응용,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Leptin의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일본의 육용우에 대한 비타민 C의 응용기술은 시작단계이긴 하지만, 이 실험실에서는 혈중 분석기술을 완벽하게 확립하였고, 비육후기에 급여시 근내지방 함량을 10%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 6월에는 비타민C 이용기술에 관한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학계, 농협, 동물약품제조업체, 농가 등 관계자들이 모여 활발한 정보와 의견교환을 하였다. 이런 심포지엄은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포괄적인 내용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아주 전문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인 비타민 C의 이용기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행사에 임하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한편 8월 초순에 화우고기 중 최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미야자끼 현 이찌남(日南)市에 위치한 사육농가의 혈액의 비타민C 함량 분석을 협의하기 위해 농가를 방문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 농가는 800두정도의 흑모화우를 사육하고 있었는데 비육우를 위주로 하는 일관사육농가였다. 놀라운 것은 전 두수에 대해 성장단계별로 옥수수분과 후레이크, 밀기울, 대두박, 압착보리 등 5가지 단미사료를 이용하여 자가배합사료를 제조하여 급여하고 있었고 비타민이나 첨가제 등도 자체적으로 배합량을 정하여 급여하고 있었다. 일본의 우사는 우리나라와 같이 철골 중심이 아닌 목재위주로 소들에 주는 자극을 최소화시키려는 노력과 일본에서 생산되는 목재의 이용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였으며, 5두가 들어야할 우방에는 3두정도씩 배치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우사주위에 거미줄은 많이 있어 평소에 일본의 국민들이 병적으로 청결한 국민들이라고 알고 있는 고정관념이 깨지는 듯하였으나 친환경적 우사관리라는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가 되었다. 우사내의 복도는 매우 깨끗하였으며, 톱밥을 충분히 깔아주어 소들이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를 최소화시키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특히 야노 교수는 소의 사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흑모화우 사육농가 자체적으로 소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고급육을 만들려는 끊임없는 노력, 최고를 만들려는 열정과 농가마다 독특한 노하우를 여러 기술과 함께 이용하려는 장인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연구소를 비롯한 농협 등 관련기관, 특히 한우를 사랑하는 농민들의 전문화와 사명감만이 한우산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다시 한번 생각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