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여는 축산인>경북 양돈 명장…‘설천농장’ 박한용 회장

  • 등록 2017.09.27 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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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장, 국민 시각을 바꿔놓겠다”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공원같은 농장…국내 최대 단일농장 불구 無민원 실현
양돈 최적화 다양한 기자재 직접 개발도…상품화해 공유


돼지를 아무리 잘 키워도 냄새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양돈장이라면 당장 몇 년후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상시사육두수가 4만5천두에 달하며 일관사육형태의 단일농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히고 있기에 경북 경산의 설천농장이 받는 압박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수준.
일거수, 일투족이 지자체와 주민들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설천농장 박한용 회장은 이와 관련 “국내 최대규모의 양돈장인 만큼 굳이 민원이 아니더라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원같은 농장이 바로 그것”이라며 “초대형 양돈장이 아름답고, 냄새 마저 없다면 양돈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양돈장 맞아?
박한용 회장은 생각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 결과 설천농장은 일단 ‘눈으로 보이는 냄새’로 부터 완전히 해방됐다.
농장 내·외부를 구분해주는 나무 조경에, 특허받은 기와로 지붕이 올려져 있는 출하대와 차량출입구 등 외부에 노출된 시설만 보면 도무지 양돈장임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 3층 건물의 관리사 옥상에서 바라본 농장 내부 전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농장내 여유공간에는 어김없이 나무가 심어져있고, 밭으로 활용되고 있는 돈사지붕은 흡사 옥상정원이 꾸며진 일반 건물과 혼동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후각으로 느끼는 냄새는 어떨까. 국내 최대규모의 양돈장 관리를 소홀(?)히 할 지자체는 당연히 없을 것이다. 
설천농장에는 악취관리법 개정과 동시에 관할 행정기관에 의해 자동 냄새측정기가 3곳에 설치돼 온라인올 통한 상시 감시체계가 가동되고 있지만 단 한번도 법적 허용치를 초과한 적이 없다.  박한용 회장은 “솔직히 민원이 아예 없을 수 는 없다. 그러나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농장에서 검증
물론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당초 예상 이상의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기도 했지만 단 한순간도 머릿속에 담아놓았던 농장의 모습을 바꿔 본 적이 없다.
“지난 1988년 군대 생활을 뒤로하고, 양돈인의 길에 처음 접어든 이후 한번 도전하기로 마음먹은일은 어떤 형태로든 성사시켜왔다. 그렇기에 자신감이 있었다”
채널환기 시스템 적용을 비롯해 톱밥을 이용한 가축분뇨 회전교반기 도입이나 자원화 된 가축분뇨를 군부대 골프장에 살포하는 등 설천농장의 역사에 ‘국내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라붙는 것도 이러한 박한용 회장의 성향이 배경이 됐다.
다만 도전 단계에 도달하기까지 사전 자료수집과 검토, 분석 과정을 수없이 반복,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은 외부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박 회장의 또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양돈 시작과 동시에 덴마크와 일본 양돈현장을 수차례 둘러봤다. 여기에 주위 분들의 조언을 토대로 사업방향과 일정, 목표를 수립한 뒤 본격적으로 양돈에 뛰어들었다”는 박 회장은 “직접 개발해 농장에 적용하고 있는 각종 양돈시설이나 장비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설천농장의 악취 고민을 해소해 주고 있는 ‘공기포집 정화시스템’ 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박한용 회장이 이 시스템을 개발, 농장에 처음 적용한 것은 1994년. 결국 이 제품은 20년 이상 개선과 검증을 거쳐온 셈이다.


국내 최고 농장 ‘도전’
이 뿐만이 아니다.
설천농장은 작년과 올해 여름철을 별다른 혹서피해 없이 넘길 수 있었다. 박 회장이 개발한 냉방기가 큰 몫을 해낸 것. 돈사내 버려지는 배기열을 재활용, 겨울철 난방장치 없이 온도변화로 인한 돼지 스트레스를 차단할 수 있는 ‘열교환시스템’도 같은 과정을 거쳐 개발됐다.
박한용 회장은 이와관련 “남들처럼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고 써야한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이라며 “필요한 제품이 시중에 없으면 직접 만들어 쓰는 일이 반복되면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한다.
실제로 냉방기 개발 이전엔 국내 대형 가전업체들에게 양돈장 전용제품을 요청해 보기도 하고, 해외 산업계를 섭렵하기도 했다. 열교환기 개발 과정에서는 돈사 지붕위에서 일주일간 보온덮개에 의지, 노숙도 마다 하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개발된 제품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한결같이 스테인레스가 주요 원자재라는 점이다. 아무래도 내구성이 가장 큰 문제점이 될 수밖에 없는 양돈장에 최적화 돼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해당 제품들은 현재 한창 바이오를 통해 시중에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10년 경상북도 양돈부문 농업명장으로 선정된 박한용 회장은 여전히 목마르다.
“사육규모나 하드웨어는 확보됐다. 이제는 생산성 및 돼지고기 품질에서도 국내 최고의 농장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다.”

이일호 yol2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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