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조사료 쿼터 배정과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국내산 조사료의 재배면적 및 자급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인 반면, 생산자 단체에서는 실수요자 중심의 현실적인 조사료 쿼터 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행 조사료 쿼터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놓고 업계 관계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좌담회 내용을 정리한다.
■ 주 최 : 축산신문
■ 일 시 : 2016년 11월4일(금)
■ 장 소 : 축산신문 1층 회의실
■ 사 회: 김영란 축산신문 편집국장
■ 지정토론
- 이상혁 농림축산식품부 친환경축산팀장
- 정승헌 건국대학교 교수
-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
-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
- 박인희 농협중앙회 축산자원국장
- 이경용 조사료조합장협의회장
- 김인필 한국조사료협회장
- 이상철 한국축산경제연구원 부원장
- 김연백 한국단미사료협회 전무
- 한상보 한보축산 대표
- 원유국 동복목장 대표
■ 사진 : 이동일 차장 ■ 정리 : 김수형 기자
수입조사료 쿼터, 실수요자 중심 관리…탄력성 높여야
한우 고급육 생산·젖소 유질 향상 위해 수입조사료 사용 불가피
현장선 물량 부족해 웃돈 주고 구매 일쑤…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져
시장 상황 고려 생산자별 수요량 재점검…수급 정확성 높여야
‘숨겨진 쿼터’ 원인 찾아 처방…조사료 유통 합리화 절실
국내산, 기후·지역적 여건상 한계…생산기반 강화·품질 개선 필수
쿼터 관리, 생산자단체 권한 강화…실질적 수요자에 주도권 줘야
정부 “이력제 연계 수급시스템 개발…과잉·중복배정 없도록 노력”
▲김영란 국장=수입조사료 쿼터제가 도입이 된 지는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정부당국에서는 배합사료 원료도 수입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조사료를 어느 정도 허용할 지에 대해 머리가 복잡할 듯싶다.
오늘 좌담회는 정부와 각 기관단체 대표들을 모시고 문제점을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찾아보는 허심탄회한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먼저 농림축산식품부 이상혁 팀장님께서 조사료 정책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 진행했으면 한다.
▲이상혁 팀장=통계 위주로 간단히 설명을 드리고 싶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조사료와 관련, 친환경축산팀에서 조사료 업무와 배합사료 업무, 할당관세 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처음 맡아서 하다 보니 주변에서 좋은 소리 하나도 못 듣고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수입조사료는 전반적인 조사료 수급을 맞추기 위해 운영한다는 전제가 있고, 가급적이면 국내산 조사료를 생산하고 수입조사료로 이를 보완하는 측면으로 할당관세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배정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3개년도 평균 운영실적을 근거로 해왔지만 올해는 정책간 연계를 시키자는 측면으로 국내 조사료 생산 및 이용 실적을 수입조사료 쿼터 배정에 활용을 하고 있다.
올해 배정 분 수입조사료 88만톤 가운데 85%를 상반기에 배정했고 13만6천700톤을 10월에 배정을 했다. 이 중 20%는 실제 조사료 생산량을 기준으로 배정 했으며, 앞으로도 이렇게 될 예정이다.
한우, 낙농을 나눠보면 실제 운용물량의 50% 정도가 낙농쪽으로 가고 50% 정도가 한우쪽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연도별 운용실적을 보면 2010년도에 70만톤, 2011년 60만톤, 2012년 100만톤, 2013년 100만톤, 2014년 85만톤, 2015년 82만톤, 올해 88만톤이다.
▲김영란 국장=현재 FTA가 시행되고 있는데 향후 관세가 없어지면 쿼터가 무의미해지는 것 아닌가. 정부에서 지금 정책을 그대로 끌고 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아시다시피 호남지역은 조사료 생산이 많고 충북이나 강원은 적다. 호남지역에 쿼터가 많이 배정될 수 밖에 없는데 결국은 부익부, 빈익빈 아닌가.
▲이경용 회장=우리나라에서 대가축을 사육하는데 있어 이렇게 접근을 해보고 싶다. 우리나라는 유럽, 호주, 미국 등과 달리 초지나 땅은 관심도 없다. 국내 축산업의 아쉬운 현실이다. 수입에만 의존하면 대한민국 축산업이 살 수 있을까? 대가축은 무조건 땅을 많이 확보해야 경쟁력이 있다.
우리나라는 요즘 쌀이 남아돌아서 걱정인데 이 시점에 해당 부지를 활용해 조사료 생산에 매진을 해야 한다. 한 해 조사료 사용량이 약 550만톤 정도인데 수입조사료는 100만톤 쿼터를 갖고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 쿼터가 실제로 필요한 곳으로 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문제가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조사료의 기반시설을 확실하게 만든 후 부족한 부분을 쿼터로 충당해야 한다. 우리 조합의 경우 TMR공장에서 1만4천톤의 조사료를 쓰는데 배정은 1만2천톤 정도 받는다.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내가 미국에서 수입하면 오히려 싸지만 쿼터에 묶여 비싼 돈을 들여 TMR사료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이승호 회장=조사료 쿼터와 관련해서는 서로의 입장이 있다. 어느 기관이든 각각의 입장이 있다. 우리는 조사료 문제가 생산비와 직결된다.
지난 2012년, 생산비가 너무 올라 원유가를 인상해야겠다고 당시 서규용 장관님께 말씀드려서 20만톤의 수입조사료를 추가 확보한 바 있다. 이처럼 생산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수급에 맞게 조사료 쿼터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당시 100만톤의 수입조사료 쿼터를 사용하면서 소진에 대한 어려움도 겪었지만 급한 불은 끈 셈이 됐다. 다 사용 못한 20만톤은 다시 돌려줬다.
지역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경북, 강원, 충청은 산지가 많고 전라도 지역은 평지가 많다. 당진, 서해안은 새만금 간척지가 있어서 국내산 조사료의 수급이 원활한 편이다. 지역적 특성 때문에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쿼터제가 이러한 부분을 완충해야 한다.
협회가 수입조사료를 운용하면서 가장 잘한 것은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점이다. 수입조사료는 분명히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에서도 배정하는 기준점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하셨을 텐데 과연 현장에 접목시켰을 때 맞아 떨어질까?
안타깝지만 그렇지 못하다. 농가 입장에서는 조사료를 구입하는데 있어서 A조합에서 구입할지, B조합에서 구입할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에선 조사료 쿼터가 부족해 타 지역에서 웃돈을 주고 구매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국내산 조사료를 확대하고 정책적으로 끌고 가는 것도 좋지만 이에 걸맞게 수입조사료도 탄력적으로 배정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협회에는 농가들의 목소리가 바로 민원이 되어 들어오는데 이것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한상보 대표=한우협회 횡성군지부의 경우 올해 2천톤 가량의 수입조사료를 농가들에게 배분을 하는데 6월 달에 공동구매를 했다가 쿼터가 나오지 않아 10월말까지 기다리는 바람에 kg당 20원 정도의 추가비용을 물어줬다. 생산단가가 올라간 것이다. 조사료는 농가들이 쓰는 것이다. 특정 단체에만 쿼터를 배정하면 실수요자인 농가에게 제대로 배분이 안 되고, 이로 인해 쿼터는 국내에 있을지언정 농가는 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한우는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품질로 생산을 해야 한다. 하지만 고품질 조사료 없이는 능력우를 키워낼 수가 없다. 시기적절하게 조사료가 들어가야 덩치도 크고 등급도 잘나오는데 수입조사료를 무조건 막는 것만이 상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내산 조사료도 물론 많이 생산해야 한다. 과거에는 동계조사료의 생산이 거의 없다가 이제 30ha정도 생산하게 됐는데 이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쿼터는 필요한 농민이 받아야 한다. 농가가 바로 구입할 수 있어야지 특정 단체로 쿼터가 몰려가버리면 “안사려면 말아라”식이 되어버린다.
생산단가는 올라가는데 수입 조사료는 마음대로 사지 못하니 농가는 애가탄다. 농민들이 조사료를 취급하는 곳에 배려를 해줘야 하지 않는가. 정부에 요청 드리고 싶다.
쿼터를 농가에 직접 주는 것이 어렵다면 한우협회에 배정을 늘려주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농가들이 직접 먹여야 하는 쿼터를 왜 협회가 이렇게 못 받아오는지 답답할 때가 많다.
▲이상혁 팀장=현재 조사료 자급률은 81%를 유지하고 있다. 연간 조사료 수요량은 550만톤으로 보고 있는데 운영하는 물량 외에 들어오는 물량 20~30만 톤이 더 있다. 전체적으로 봐서는 80%인데 이를 90%로 가져간다는게 정부 욕심이다.
한우만 예를 들면 연간 250만 톤 정도의 볏짚을 사용하고 있다. 거기에 수입건초 포함 총 300만 톤의 건초를 사용하는데 약 15%정도가 수입조사료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장기적으로 수입조사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결국 배합사료에 의해 한우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나중엔 5:5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기 힘들 수 있다.
노력해서 안 되는 부분만 수입조사료로 채워야지 원하는 대로 모든 걸 다 줘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김홍길 회장=정부에서 계속 생산비 절감을 강조하고 있다. 생산비 절감을 하는데 농후사료와 조사료가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현장에서는 생산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HACCP니, 친환경이니 인증은 많아지고 하루 종일 소 피 빼고 물 검사, 변 검사에 컨설팅 받고 이런 비용도 만만치 않다.
생산비를 줄이려면 조사료에서 줄여야 한다. 한우협회에서 도지회장들과 직접 조사료를 수입하러 미국에 가봤다.
직접 수입해보니 한 컨테이너에 100만원을 싸게 살 수 있다. 미국 현지에서 140컨테이너를 계약하고 왔다. 이 조사료를 전국에 풀었더니 농가들이 너무 좋아했다. 더 사고 싶어도 쿼터가 없어서 못 사고 있는 상황이다. 한우협회에서 연간 1만4천~5천톤을 쓰는데 이것으로 생산자 대표단체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좀 싼 조사료가 있어도 쿼터가 없어서 못 가져온다. 그러면서 생산비를 절감하라? 절대 못한다. 정부에서 좋은 정책을 펼 때 비로소 생산비 절감이 가능하다. FTA, 청탁금지법으로 피해보는데 우리라도 먹고 살게끔 해줘야지, 좋은 것 다 막아놓고 생산비 줄이라는데 어떻게 하는가. 지금의 방식을 그대로 두면 안 된다. 정중하게 건의 드린다.
▲한상보 대표=국내산 조사료는 한우를 고품질로 만들 수 없다. 기후상 비도 자주 오는데 젖은 건초는 비육이나 고급육에 먹이면 안 된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수입조사료를 써야 하는데 일본이 왜 미국에서 가장 좋은 것만 수입하겠는가.
고품질을 생산하려면, 한우를 세계로 수출하려면 고품질의 조사료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한우 수출을 계기로 이와 경쟁관계에 놓인 일본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상철 부원장=국내산 조사료 생산 확대를 위해 이용하는 곳을 생각 안할 수 없다. 이용을 많이 하는 곳에 쿼터를 많이 주는 방안. 그 기조를 유지하는 건 맞다고 생각한다. 2027년에 조사료 수입이 자율화된다고 했을 때 농가들의 수요가 그 곳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와 같은 품질에서는 어쩔 수 없다. 그러면 정부가 어떻게 이끌고 나갈 것인가. 국내산 조사료가 있어줘야 수입조사료의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최우선적으로 국내산 조사료를 생산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금과 같이 가져가는 것이 수입조사료 가격을 묶어두는 방안이다.
▲원유국 대표=금년도에 수입조사료 쿼터를 100만 톤 정도로 늘려야 어느 정도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올해 한진사태가 일어나면서 조사료 대란이 일어났고 건초가 안 들어온다는 소문에 사재기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어디는 조사료가 쌓여있고, 어디는 없는 상황이다.
본인도 경기도 이천에서 축산을 하고 있지만 조사료 생산도 약 250톤 정도 하고 있다. 옛날에는 젖소 한 마리에서 우유가 16~20kg 나온다면 잘 키운 소였는데 요즘의 고능력우는 60~70kg까지 나온다. 못해도 평균 35~40kg의 평균유량을 보인다. 수분 함량 50%짜리 조사료를 먹여서 가능했을까. 절대 불가능하다.
농가는 여건만 맞으면 얼마든지 조사료를 생산할 수 있다. 나도 경종농업을 같이 하고 있지만 총체보리 심으려고 하면 바로 옆에는 이미 모내기를 끝냈다. 옆 사람이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가격도 절반 수준의 티모시가 들어오고 있어 국내산 조사료 먹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안 가져가려 한다. 무조건 먹여라, 국내산 해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정부에서 수입조사료 쿼터를 조금만 늘려주면 잘 갈 수 있는데 그 조금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
▲김연백 전무=10년 후, 수입조사료 시장이 전면 개방됐을 때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전부 정부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경쟁력을 갖추려면 정부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 국내산 조사료가 가격이나 품질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지금처럼 의무사용 기조로 가면,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국내산 조사료는 수분함량도 많고 이마저도 들쭉날쭉하다.
업체들 얘기 들어보면 배합하기도 어렵다고 하더라. 정부에서 자꾸 지원만 하다보면 경쟁력이 떨어져서 다시 정부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수입조사료 쿼터의 적정수준 유지로 경쟁을 유도하고 고품질 생산을 위해 좋은 조사료를 싸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에서 국내산 조사료도 살리고 수입조사료의 수입이 너무 늘어도 안 되니 적정량을 정해야 한다.
▲김인필 회장=넓게 조사료 산업과 축산업에 대한 방향을 말씀드릴까 한다. 쿼터에 대한 공통적인 의견은 배정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농가에 필요한 양은 물론이고, 가격적인 선택, 품질, 원활한 공급, 공정한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2027년 조사료 쿼터가 완전히 풀렸을 경우 국내산 조사료 산업이 생존할 수 있을까. 국내산 조사료를 TMR공장에서 의무적으로 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봤는데 문제는 품질이다. 아직까지 국내산 조사료는 수입조사료에 비해 말도 안 되는 비합리적인 가격이다. 어떤 업자가 농가에 팔 수 있을까. 과거 중량단위로 값을 정하다보니 농가들이 잘못 생각했던 것도 있다. 품질등급제가 도입되고 올해 품질에 대한 많은 변화가 오고 있다.
수입조사료의 탄력적 운영, 물론 동의한다. 하지만 가용면적을 최대한 활용해 조사료를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4대강 유역 둔치, 간척지, 유채꽃 혼파를 해서라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재배할 수 있어야 한다. 농식품부 혼자서는 할 수 없고 국토부, 환경부와 논의해서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농가들이 필요로 하는 조사료를 좋은 가격에 살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어느 지역에서 얼마만큼 쓰는지 산출해서 적정하게 농가가 선택의 자유를 갖고 효율을 높여야 한다.
▲박인희 국장=조사료 수급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쿼터를 탄력있게 운영하는 것이 좋다. 지난 2013년 쿼터가 100만 톤일 때는 오히려 남아서 혼합조사료가 5만톤만 들어왔다.
하지만 지금은 30~40만 톤이 들어오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편법이다. 편법을 쓰는 사람 배만 불리고 농가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 현실로 봤을 때 부작용을 없애야 한다. 공급량을 부족하게 배정하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것부터가 문제가 있다.
비상 상황인 만큼 수입조사료 쿼터를 늘렸다가 상황이 바뀔 여유가 있으면 다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경용 회장=일본의 경우 미국에서 직접 농장을 사서 알팔파 농사를 짓고 있다. 대가축에 있어 조사료가 가장 소중한 부분이다. 향후 10년간 국내산 조사료를 활성화 못시키면 먹일 이유가 없어진다. 그냥 고기로 들어오고 우유로 들어오면 끝이다. 이를 막기 위해 국내 조사료 시장을 잘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어떻게 만들어서 갈 것이냐다. 우리도 일본처럼 땅을 구입, 재배해서 수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승호 회장=과거에 간척지에 축산단지화를 해달라고 요구했었다. 조사료도 얘기가 됐었다. 하지만 타 축종에서 질병 때문에 반대했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국내산 조사료를 심을 수 있는 여건이 열악하다. 농촌 현장에서는 특용작물이 재배되고 비닐하우스가 들어서고 있다.
10년 후를 내다본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간척지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우리가 알아서 심어서 재배할 수 있다.
▲김인필 회장=조사료 쿼터가 생산자 위주로 짜여있다. 소비자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 모든 정책이 장관이 바뀔 때마다 바뀐다.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고 근시안적이지 않은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정승헌 교수=조사료의 양적 개념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단순히 시장에 맡겨놓으니 혼란스럽다. 양적 개념에 있어 기본적으로 부족한 것이 있다. 모든 농산물이 그렇듯 자연조건, 환경조건에 따라 생산 부분이 바뀐다는 점이다. 미국도 똑같다. 다만 우리나라는 탄력성이 적은 편이다.
우리는 조사료 생산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이다. 이를 고려하지 못한 정부도 문제지만 예산을 다루는 부서도 문제다. 양적 개념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양적개념이 이어지다보면 질적 개념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양적 개념의 정책을 많이 세우지만 소비자는 품질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목표점이 분명해야 한다. 농식품부 예산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예산 중심으로만 따지면 문제가 된다.
우선 우리나라에 적합한 조사료 생산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유럽이 유량 생산량을 줄인 이유가 젖소 생산 능력이 안돼서가 아닌, 환경문제였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끔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며 조사료에 대한 양적, 질적 개념을 재정비해서 생산자 및 수요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쿼터에 대해서도 어쨌든 소 키우는 사람은 조사료가 있어야 한다. 저질이든 양질이든 이걸로 논쟁할 필요가 없다. 현장에서 얼마나 부족한지 확실히 분석해야 한다. 연말되면 항상 이래왔다.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쿼터에 대한 색다른 관점을 이해시키고 접근해야 한다. 현장 중심으로 유연성 있게 가는 것이 좋다.
조사료 쿼터도 고품질, 저품질의 조사료를 구분해야 한다.
과거에는 조사료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조사료 사육을 장려하면서 관리시스템은 후천적이란 얘기다. 선진화 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무조건 비싼 티모시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도 위험하다. 합리적으로 관계자들이 모여서 생산 여건에 따라 변화를 가져오고 외화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쿼터 관리에 대한 이견도 있다. 누가 관리할 것인가. 농가 수요자 중심으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이렇다고 해도 딱히 달라질 것은 없다. 단지 쿼터를 누가 추천해주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가장 큰 수요자인 한우협회와 낙농육우협회가 관리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좋으며 쿼터의 관리가 비용의 증가로 이어지면 안 된다.
단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쿼터 관리를 놓고 단체들끼리 싸운 경험도 있다. 실수요자들이 모여 회의를 통해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상혁 팀장=10월 중순 전후와 현재 상황이 다르다는 것,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올해는 하늘이 안 도와줘서 상황이 안 좋아졌으며 이와 관련해 담당자들과 대책회의를 가질 것이다.
주로 논의할 내용은 볏짚 수거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동원하고 동계작물 파종이 12월까지 가능한 호남지역을 활용해 조사료를 심는 내용 등이다.
수입조사료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운용 물량인 2만3천톤 가량을 다음 주 내에 추가적으로 배정을 할 것이며 한우농가들이 어렵기 때문에 한우농가를 대상으로 우선 배정되는 점은 이해를 해달라. 또한 조사료 쿼터 배정과 관련해서 지금도 탄력적으로 운용을 하려고 하지만 늘려놓은 물량을 줄이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한계가 있음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국내산 조사료 생산기반 확보 차원에서 노력하는 점을 말씀드리면 품질등급제를 2015년에 시행하고 올해 두 번째 시행하고 있다.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장거리 운송비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한 차에 최대 30만원까지 지원되며 보조 비율은 100km 이상은 40%, 50~100km 구간은 30% 정도 지원해주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문제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조사료 생산을 많이 하는 곳에 쿼터를 많이 주는 것으로 인식을 하고 있지만 이용까지도 보고 있다. 국내산 조사료 생산을 못해도 이용을 많이 하는 곳에 쿼터를 더 주고 있다.
개별농가 단위로 봤을 때 과배정, 중복배정 되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되고 있는데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배정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 이력제 시스템과 연계해 과잉 배정되는 일이 없도록 연말부터 운영할 계획이며, 실제 사용량을 분석, 현황을 파악해서 시스템 자체로 추가배정이 안되도록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그 외에 들어와선 안 되는 물량이 쿼터로 잡혀서 들어오는 부분이나 혼합건초에 대한 정의가 없다보니 옥수수 좀 뿌려서 편법으로 들어오는 부분 등도 관계기관과 논의해서 고시 개정을 준비 중에 있다. 이름에 걸 맞는 혼합건초가 적절히 들어올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강화할 것이다. 또한 생산실명제도 도입, 품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또한 조사료 쿼터가 비정상적인 루트를 거쳐 판매된 곳은 없는지 TMR공장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할 계획에 있다.
부족한 조사료에 대해 수입조사료 쿼터 확충을 하는 방식으로 가야하는 점은 맞지만 특정기관의 쿼터 배정량을 늘리는 문제는 이 자리에서 논의되기는 어렵다.
종합적으로 수요공급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며 국내산 조사료를 막 써달라는 것은 아니다. 좋은 품질이 생산되어서 수요자가 만족할만한 품질개선도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세세한 부분은 말이 아니라 대책을 통해 발표하겠다.
▲김홍길 회장=추가배정하는 2만3천톤에 대한 물량도 지금까지의 계산방식으로 따져서 배정하면 곤란하다. 농가에서 실제로 못먹이는 물량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한다. 수요와 공급이 정상적으로 가야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실제로 국내산과 수입산 조사료가 어떻게 유통이 되고 있는지 파악을 해야한다.
특히 쿼터 배정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농가에 배정하기 곤란하다면 대표성을 띤 생산자단체로 배정하면 되지 않나.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쿼터 관리 기관은 절대적으로 수요자 중심으로 옮겨와야 한다.
▲김영란 국장=조사료 100만 톤이 필요하다면 사실상 120만 톤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한우는 고급육을 생산하다보니 양질의 조사료가 더 필요하게 된 것이다. 2027년부터는 수입건초와 본격적으로 경쟁을 해야 하는데 대비를 어떻게 할지는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단기적 대책부터 중·장기 대책까지 차근차근 진단을 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오늘 좌담회가 조사료 쿼터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