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산, ‘젊은 피’ 수혈에 명운

  • 등록 2016.10.07 15: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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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인력을 더 육성하라> 프롤로그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고령화된 농촌현장 인력 부재
FTA·악성질병보다 더 큰 악재
진입문턱 낮추고 비전 심어줘야
농협축산경제 3천억 자금 투입
후계농 조직화 프로그램 가동

 

보통, 사람들은 하나의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 중요한 것을 시장으로 보기 쉽다. 시장 형성이 산업 성장의 기본사항이라면 사람은 어떨까. 어쩌면 산업의 형성이나 발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람이 아닐까. 종사자가 없는 산업은 존재하기 불가능하다고 보면 시장 못지않게 사람, 인력, 인재는 중요하다.
우리 축산은 짧은 기간 동안 산업으로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생산위주에서 시장위주로 지향점이 바뀌었고, 대내외적 여건변화에 이런저런 역경도 겪어왔지만 성장추세는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언제까지나 지속될 듯 했던 한국축산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에 젖어 들고 있다. 그 이유는 FTA도, 악성가축질병도아니다. 더 큰 악재가 어느 틈에 한국축산 곳곳에 스며들어 와 있었던 것이다. 다름 아닌 인력부재가 그 것이다.
3D업종으로 분류돼 외국인들이 농장을 지키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농촌의 축사에선 청년을 만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소비자들이 국내산 축산물을 계속 찾아도, 농가 고령화와 폐업농가 속출, 두터운 진입장벽은 그 것을 생산할 사람을 축사에서 점점 사라지게 하고 있다.
다행히 농협축산경제는 연차별로 3천억원 가까운 자체자금을 들여 후계축산인을 조직화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후계농이 향후 핵심자원이라는 판단에 따라 창업자금 등을 통해 적극 육성에 나서고 있다.
농장을 물려줄 후계인력 부재에 혼란을 겪던 기존농가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젊은이들도 어렵게만 생각했던 축산현장에 관심을 갖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더 강한 축산, 더 강한 축산인을 위해선 후계농, 청년농 육성은 절실하고, 그를 위한 축산업계의 관심도 점점 고조되고 있다.  후계축산인 육성방향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정책부터 현장까지 살펴봤다.

 

 

<기고>후계 축산농가 육성방향

 

연령·여건 고려 유형별 육성대책 세워야

 

 

허 덕 박사(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축산업 고령화로 생산기반 위축
가축분뇨에 의한 악취 및 수질오염의 문제와 가축질병 다발, 축산물 수급 불균형, 축산업에 대한 3D업종 인식 고착화, 사육호수 감소 등등 축산업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한층 거세진 시장개방 추세 역시 중요한 외적 변수이다. 설상가상으로 안티축산 분위기 확산과 김영란법 시행으로 축산업의 어려움이 더하다. 후계축산농 육성 문제도 이제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양한 문제 중에서 그동안 소홀히 다루어져 왔던 후계 축산농 육성에 초점을 맞춰 보았다.
축산업 전체로 보면, 65세 이상의 고령화 비율이 45%나 된다. 향후 10년 내에 축산업을 그만두게 될 농가 수가 많다는 의미이다. 축산업 중에서도 한우와 가금 분야에서 고령화 문제가 더 심각하다. 2014년의 경우 고령화 수준이 산란계 52.0%, 육계 50.2%, 한우 45.7%, 오리 36.6%의 순이다.
가축분뇨와 질병 등으로 인해 축산업 진입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축산농가는 24만 호나 감소하였고, 그중 한우농가 감소가 두드러진다. 감소 속도는 한돈농가 감소비율이 가장 높다.
축산농가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의 감소추세만을 고려한 낙관적인 견해를 보더라도 현재 12만4천호에서 2024년에는 8만3천호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KREI), 비관적인 전망에서는 6만5천호로 보기도 한다(농협중앙회).
축산부문을 승계할 승계자 확보율도 저조하다. 축산업 전체적인 후계농 확보율은 30% 미만이며, 특히 한우 후계농 확보율은 9.8%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육용오리 13.0%, 육계 14.9%, 산란계 24.1%, 낙농과 양돈 각각 29.9%의 순이다.
이에 비해 축산업에 신규로 진입하는 농가들은 아주 드물다. 이대로라면 축산업 생산기반 위축은 불 보듯 자명하다.

 

생산기반 위축의 영향
축산업 생산기반 위축으로 국민경제 측면에서 식량안보 위협, 생산액 감소, 고용 축소 등의 문제가 예상된다. 축산물 수급 측면에서도 공급 차질로 인해 물가 불안을 초래할 것이다. 축산소득 감소는 곧 농촌소득의 감소이며, 농촌의 리더 육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창출과 부가가치 증진 효과 측면에서도 제한이 따를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농촌사회 안정성 차질과 자원순환 시스템 붕괴, 농촌경관과 환경보전 측면에서 축산업의 긍정적 외부효과도 제한될 것이다.  이처럼 축산기반이 위축되면 국가 경제와 사회 전반적으로 실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야 한다. 후계 축산농 육성은 단지 축산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후계 축산농 육성방향
현재의 축산업은 규모만 커졌지 질적 향상측면을 보면 발전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축산업은 이제 젊은 피 수혈이 시급하다.
후계 축산농에는 신규진입 축산농, 승계 축산농 등이 있다. 잠재적인 신규 진입 축산농 육성을 위해서는 20~30대의 미취업자 또는 이직자 중 유휴인력 등을 타깃으로 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20~50대의 축산업 승계자를 위한 대책도 빠져서는 안 된다. 향후 자신의 농장을 물려줄 수 있도록 기반을 갖추고자 사육규모 확대를 희망하는 축산농가도 있다. 이들 유형별로 적합한 육성대책을 따로 마련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실적으로 축산업 승계를 희망하면서도 아버지와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것 때문에 승계를 꺼리는 자녀도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아버지와 자녀가 별도의 장소에 농장을 하도록 하는 방법(농장분리를 통한 규모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젊은이는 소득과 주변의 의식에 민감하다. 일반적으로 축산업은 소득이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축산업은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초기 진입자금이 많이 필요하다. 특히 진입 준비를 위해 경험을 쌓는 동안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주변의 의식 관련 문제로 이는 해결이 쉽지 않다. 승계나 진입 이전에 회사생활과 유사한 축산관련 법인에 취업하도록 하여 경험을 쌓도록 하는 방법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는 않다.
젊은이들은 융합적 사고에 의한 새로운 융합기술 접목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예를 들어 ICT 융합 스마트팜 육성 정책의 강화도 필요하다.
관련 사정을 고려하여 후계 축산농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는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기본계획과 함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한 로드맵이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신규 취농자가 영농에 정착할 때까지 기술습득을 할 수 있도록 농업법인으로 하여금 신규진입 축산농을 취업시킬 수 있도록 하는 지원정책도 강화하여야 한다. 지역의 후계 축산 인력에 대한 금융대출 및 교육·컨설팅 지원 등의 업무를 일원화하여 지원하는 전담기구도 필요하다.

 

신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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