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을 더 키워라> 덴마크와 격차 16년…‘지표’ 간극 줄이기가 생존과제

  • 등록 2016.10.07 1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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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기자]

 

<양돈>

정영철 대표(㈜ 정피엔씨 연구소)

 

늘어나는 돈육수요 수입으로 충당…자급률 하락
유전능력 차이 단기 극복 국가개량시스템 가동 관건
생산자-육가공 ‘각자도생’ 아닌 ‘윈-윈’ 전략 시급
 평균 출하체중 상향조정 적극 검토돼야 

 

한국 생돈가 덴마크 약 3배
한 국가의 양돈 산업 경쟁력을 평가하는 지표는 무엇일까? 가장 종합적인 지표는 돈육의 자급률과 국내시장 돼지가격일 것이다. 첫째, 돈육자급률은 돼지를 생산하는 양돈산업과 도축, 가공, 유통산업의 종합적인 경쟁력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통상 양돈장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모돈 두당 출하두수, 지육체중 등이 모두 포함되고 양돈산업과 도축 및 가공산업과의 효율적인 관계, 유통분야의 효율성도 감안돼야 한다.
2015년 기준으로 덴마크의 돈육자급률은 481%, 네덜란드 231%, 독일은 129%에 달했다.
한국의 경우 구제역으로 국내 돈육생산과 소비량이 비정상적이었던 2011년을 제외한 2010~2015년 5년간의 추세치를 보면 연간 돈육소비량은 매년 평균 6만8천840톤씩, 연간 6.3%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돈육생산량은 매년 평균 2만4천130톤씩, 연간 2.5%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수입량은 매년 평균 3만5천550톤씩, 연간 18.8%씩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수입량이 17만9천500톤이었던 것이 2015년에는 35만7천900톤으로 2배나 늘었다. 매년 늘어나는 돈육 수요량을 수입 돈육으로 보충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구제역 발생 전 2010년의 돈육자급률은 81%였으나 2015년은 70%로 떨어졌다.
둘째 돈가가 낮을수록 그 나라는 높은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에서 돈육자급률이 가장 높은 덴마크의 현지 돈가는 유럽내에서도 가장 낮다. 역설적이지만 돈가가 낮을수록 돈육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8월 4일 기준 각국의 돈가를 비교해보면 덴마크의 생돈가는 kg당 1.20달러로 유럽연합중에는 가장 낮았다. 미국 1.05달러, 브라질 0.84달러로 덴마크 보다 더 낮은 반면 베트남은 2.38달러, 중국은 2.84달러, 한국은 3.20달러였고, 일본은 4.6달러로 가장 높았다.


PSY 30.3두-21.2두
그렇다면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덴마크와 한국 양돈의 생산성 차이는 단순히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시설 및 설비, 위생수준과 방역시스템, 사양기술 등의 요인도 작용한다. 이 가운데 유전적 요인이 가장 선행 조건일 것이다.
2013년 기준 덴마크와 한국의 양돈 생산성을 비교해보면 번식형질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영국 BPEX(돈육생산관련 단체)가 발표한 각국의 복당 총산자수를 보면 덴마크가 16.0두에 달했다. 이에 비해 대한한돈협회가 발표한 2013년 우리나라 전산기록 농가 평균은 12.0두에 불과했다. 양국의 복당 이유두수를 비교해 봐도 13.3두와 10.0두, 모돈 두당 연간 이유두수(PSY)는 30.3두와 21.2두, 모돈 두당 연간 출하두수(MSY)는 28.1두와 17.6두를 각각 기록, 한국의 생산성이 덴마크의 62.6%에 그치며 약 16년간의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현재의 상황에서는 매년 유럽과의 생산성 격차가 커져갈 뿐인 것이다.
덴마크는 모돈사육두수 약100만두로 연간 3천만두의 비육돈과 자돈을 생산한다. 한국은 모돈 90만두로 연간 1천500만두 전후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양돈산업의 효율성은 덴마크의 55%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더구나 종돈개량 효율성을 비교한다면, GGP돈군의 순종돈 1두당 연간 도축두수는 한국의 경우 936두에 그치고 있는데 비해 덴마크는 2천579두에 달하고 있어 한국의 육종 피라미드 효율성은 덴마크의 36.3%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덴마크와의 유전적 능력 차이를 단시간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종돈개량 시스템을 갖추고 활성화 시키는 것이 긴요하다. 양돈산업의 종돈개량 구조를 원종돈군(GGP), 종돈군(GP), 번식돈군(PS)의 3개의 그룹으로 구분하고 국가적 종돈개량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GGP 농장의 순종돈 번식 데이터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GP와 비육돈을 생산하는 번식돈군(PS)의 데이터까지 이용한다면 순종돈의 유전적 개량속도를 20% 더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비약적으로 DNA의 유전자 이용기술이 진보하고 있다. 종래의 10여개 유전자 마커기술에 더하여 유전체 정보를 1000여개의 SNP마커로 집약한 LD칩을 활용하려고 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유전체 정보의 활용은 다시 20% 이상 개량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원료육 수입↑…자급률하락 본격화
둘째, 양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기반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새로운 농장을 설립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여 기존의 노후시설을 통채로 새로운 시설로 바꾸고 사육두수를 늘릴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돈육생산의 경쟁력은 양돈산업과 도축가공산업과의 효율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양돈생산자나 가공업체만의 이익을 높이려고하는 ‘각자도생’ 은 서로 경쟁력을 낮출 뿐이다. 현재 논쟁중인 지육가격 정산방식을 탕박이나 박피로 통일하는 ‘윈윈 방식’이 긴요하다.
그런점에서 지난 2012년 육가공업체와 생산자단체가 협력했었던 가공원료육인 후지의 장기적 가격 설정계약은 성공적인 산업간 공존방식이라고 평가할수 있을 것이다. 돈육자급률의 손실은 가공육 원료육 수입량 증가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일본은 1970년까지 돈육자급률이 100%였으나 30년간 연간 평균 1.6%씩 낮아진 결과 2000년 50%초반까지 떨어졌고, 2015년에도 51%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나머지 49%인 수입육은 거의 가공용 원료육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넷째, 양돈산업의 위생수준 청정화의 회복이다. 자급률을 높이고 저가부위 수출을 통해 비육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돈육수출을 위해서는 돼지열병과 구제역의 청정화 회복이 우선 조건이다.
양돈산업의 청정화는 종돈장의 청정화로부터 출발한다. 현재 추진중인 GSP(골든시드프로젝트)는 참여종돈장의 위생수준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질병감염농장을 청정화 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나아가서 각 종돈장의 위생등급을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시스템과 특정질병부재(SPF) 농장을 지원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6차산업화 적극 부응해야
다섯째, 돼지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비육돈 출하체중을 현재의 평균 생체중 114kg에서 120kg까지 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물론 유전적 개량을 통해 등지방을 더 얇게하고, 일당증체중을 높여 출하 일령을 단축시키는 과제가 있으나 도체등급제를 점차 바꿔가는 동시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가 더 가까워지면서도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현재의 농업 6차 산업화 정책에 양돈산업도 적극적으로 부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양돈산업의 생산성 향상 효과는 지금 당장은 이익을 더 확대할수 있는 방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량 증대로 이어지면서 매출은 늘어나는 반면 이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도 양돈산업이 생산 기반을 확대하면서 후대에게도 가업을 잇게 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기간산업이 될 수 있다는 효과가 가장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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