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합사료>
장 원 철 부회장(이지바이오)
업체들 제조비 표준화로 생산단가 절감
농가별 맞춤서비스로 유료화 전환 필요
축산물 수입, 사료업체·생산자단체가 관장
수급·가격 안정 대안으로 고려해 볼만
배합사료 시장의 역사와 현황
1960년부터 태동한 한국의 배합사료 시장은 양적 성장을 거듭하여 현재 1천900만여톤으로 정점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배합사료를 생산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비록 국내 부존 사료원료는 부족하지만, 원료곡물 수입으로 배합사료를 생산해 국내 축산물을 생산하여 국민의 단백질 영양을 자체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배합사료의 기술수준도 사료요구율로 보면 전세계 최고 수준이고, 다양한 원료의 활용 면에서도 가용자원을 최적의 가격으로 하여 최상의 경제적 사료를 공급하는 상황이다.
아직 부족한 것은 원료곡물을 해외에 90%정도 의존하면서도, 해외 생산기지와 곡물 엘리베이터 시설 확보를 못하고, 곡물메이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면과 수시로 변동되는 환율에 의해 안정적 원가구조를 갖지 못한 것이 미해결된 과제이다.
현재 배합사료 업체에서 본 가장 큰 딜레마는 한국의 사료시장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수입 축산물의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향후 시장이 줄어드는 걱정이다.
몇몇 사료업체는 돌파구로 20년전부터 동남아 사료시장에 진출하여 시장을 넓혀가지만 이는 국내사료 경쟁력과 무관한 일이다.
국내 축산물은 과연 경쟁력이 있는 것일까
옥수수 밭 근처에서 농장을 하여 닭, 돼지를 기르고 가공해서 파는 수입축산물과 장거리 운임을 지불하고 곡물을 들여다 국내에서 생산한 국산 축산물의 비교는 국제간 생산 비교이론과 식량 안보정책 그리고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농촌 지키기, 퇴비(유기물) 생산으로 국토의 비옥화 등의 관점으로 이미 국내 축산물 생산의 의미는 충분히 입증되었다.
다만 국내 경제를 위해 공산품 수출로 대체 할당된 WTO 수입축산물은 그 동안 어느 정도 국산축산물과 대체 되고, 국내 축산인의 희생으로 스스로 생산성 비교를 하며 현재 국내 축산물의 잔존 비율에 이르렀다.
현재 양계, 양돈의 생산성은 세계적 경쟁력에 뒤지지 않는다. 산란지수, 육계 생산지수, 양돈의 MSY 등 이미 세계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다.
양돈의 경우도 현재 상황에서 일부 분뇨처리 비용, 방역 비용의 과다 문제는 있지만 새로운 시도로 부족한 경쟁력은 능히 극복할 수 있다.
새로운 시각으로 축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축산을 중요한 산업으로 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새로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 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축산정책은 상당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축산은 세금도 적게 내면서 환경만 더럽히는 산업으로 한마디로 도움이 안 된다고 여기는 것이고, 기존 축산농에게는 공산품 위주의 수출주도 산업에서 적당히 국내 축산업 비중을 유지하며 약간의 보상정책으로 무마하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축산업을 축소내지 포기시키겠다는 속마음으로 읽힌다.
어쩌다 한국축산이 이런 기피산업으로 대우 받는 지경이 되었는지? 지자체와 정부에서 필요한 산업이 되어서 장려하는 축산업으로 탈바꿈은 안되나?
다른 산업처럼 지자체에 세금도 많이 내고, 농가에 인력이 유입되는 산업으로 되면 되지 않을까?
완벽한 방역체계를 갖춘 축산단지, 분뇨를 비료로 만드는 처리시설을 갖춘 축산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정부나 지자체 주도로 기획을 해주어야 한다.
현재 한국축산의 문제 핵심은 대외적인 경쟁력보다 우리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축산 사육기반을 무너뜨리는 수많은 규제, 지자체의 사육 거리 제한, 신규 허가의 불허, 환경단체의 분뇨처리에 대한 단속, 농민이 축산을 거부하는 현상 등과 집단 사육으로 인한 질병 발생문제 등, 이런 현안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어느 누구도 발벗고 축산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발상의 전환을 주도하는 주체가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 인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축산물 소비가 있는 지형학적 장소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장차 축산물 수입도 급속도로 증가할 중국이 있고, 현재 축산물 수입 1위 국가 일본이 있고, 항상 부족한 축산물에 허덕이는 러시아가 있는 기막힌 지형이다.
또 언젠가 통일되면 우리가 먹여 살릴 북한주민의 축산물도 필요하다.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왜 축산국가가 되었는가? ‘데니쉬 크라운’이 이미 유럽의 축산물 유통의 중심이 된 사례를 보라.
왜? 새만금 같은 평야 대단지에 동북아 축산단지는 기획하지 않은가? 남아도는 쌀 재고와 벼농사의 경제성을 걱정하지 말고, 그곳에 축산단지를 세워 인력과 자본을 유치하여 경쟁력 있고 인력창출이 많은 동북아 축산단지로 전환을 하면 안되나?
한국 국토의 지형은 동고서저로 물이 서해로 흘러 든다. 즉, 모든 축산 생산에서 나오는 분뇨, 세척수는 가급적 서해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야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고도가 높은 산지에서 축산을 하면 결국 오염 길이가 길어질 수 밖에 없으므로 평야에서 사육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 벼농사의 수요가 급속히 감소되는 상황에서 축산물 생산으로 대체하기를 제안한다. 대신 철저한 과학적 검증을 거쳐서 단지의 규모, 분뇨처리를 완벽하게 하여 비료 생산으로, 철저한 방역 시스템 구축, 인근에 사료 공급 시설, 도축 가공 및 유통 단지까지 구축한 축산물 유통 Complex까지 갖춘다면 동북아 최고의 수출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포기하는 축산이 아니라, 지자체에서 유치하고 국가 경쟁력 산업으로 각광받는 발상의 전환을 제안한다.
배합사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안
첫번째안으로 배합사료의 원가를 낮추자는 제안이다.
과거 배합사료의 산업은 기술력은 몇 가지 원료의 평가, 동물 영양요구량 측정, 원료의 가공 등에 의해 평가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이런 품질의 차이는 어느 정도 평준화와 농장의 요구에 의해 주문생산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이제는 사료가격에 관여하는 간접 비용을 어떻게 줄여서 국내 축산물의 생산 단가를 낮출 것인가? 이런 요인 중에 상당한 부분이 물류비용의 절감이다. 그러기 위해 지역별 근거리 공장을 활용하여 공급하도록 사료회사 공통 제조비를 표준화하는 방안이다.
각 사료회사의 상표(브랜드)를 유지하면서 각자의 농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공급받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경우 사료공장은 어느 회사의 소유가 아니라, 생산 전문공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미 농장의 규모와 전산화 상태가 이를 충분히 감내할 수준은 된다. 물론 현재 사료회사의 상표는 유지하게 된다.
두번째안으로 농가에 필요한 서비스는 개별 농장 별로 유료화 하자는 제안이다.
사료회사의 비용 중에 영업조직과 서비스 조직을 운용하는 비용을 정당하게 요구되는 농장에 제공하고 비용을 별도로 청구해서 수익자 부담의 원칙으로 사료원가를 줄이자는 뜻이다.
현재 사료회사의 서비스 중에 자금지원, 농장 생산성 분석, 벌크 빈, 운송료, 농장에서 요구하는 사소한 서비스(분뇨처리, 유통, 인력지원 등)를 분리하여 해당 농장에게만 유상으로 지원한다면 원가(사료가격)를 줄일 수 있다.
세번째로 축산물 수입을 사료회사와 생산자 단체가 관장하는 제안이다.
현재 축산물 수입방법은 축산과 관련 없는 기업에 의해 운영되다 보니 국내 축산물의 생산량과 무관하게 기업의 목적에 따라 수입하게 되어 국내 축산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안정적으로 수급조절에 따라 축산물 생산비를 예측하여야 하는데 현재는 수입업자에 따라서 가격이 춤을 추고 있다. 해외 생산기지를 운영하여 직접 생산을 해오든 또는 수입축산물을 오든 현재처럼 운영 하지 말고 책임 있는 사료회사와 생산자 단체에다 맡기되 국내 수급 균형의 기능도 함께 하여 품질 좋은 축산물을 가장 경제적으로 들여와서 양과 가격을 조절하도록 하는 제안이다.
여기에 축산농과 생산자 단체도 주주로 함께 참여하여 감시 기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스스로 제살 깎아 먹는 행위는 방지하고, 현재 무분별하게 들여오는 수입축산물도 견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축산의 경쟁상대는 미국과 칠레, 호주 등 축산선진국의 기업농장이다. 이에 맞서 한국축산을 보호하는 것은 결국 규모화로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무조건 수입 반대만이 능사가 아니라, 우리 축산농도 뭉쳐서 규모를 키워야 한다.
한 농장이 양돈 1만두는 어렵지만 10농장이 모여 50만두로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해야 된다.
사료 회사를 중심으로 농장과 정부가 한 뜻으로 대안을 만들어서 한국축산의 희망을 만들어 갈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