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농>
조 석 진 소장(낙농정책연구소)
경영능력 여하 따라 생산비 10% 격차
조사료 자급 등 급여방식 적정성 확보
절약된 노동력, 세심한 개체관리로 연결
도태우 산차 늘려 가축상각비 절감 필요
최근 낙농경영의 생산성 향상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국제화시대를 맞아 국내 낙농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며, 생산성 향상은 궁극적으로 비용절감을 통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낙농경영에 있어서 점차 기술의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자의 경영능력 향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1979년에 농업경제학자로서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대학의 슐츠 교수는, 농업경영에 있어서 소홀하기 쉬운 경영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그는 토지, 노동, 자본과 더불어 생산의 제4요소로서 경영자의 경영능력을 인적자본(human capital)으로 지칭하였다.
또한 낙농경영과 같이 생산이 다수의 하부구조로 구성되어 있는 생산부문일수록 경영자의 경영능력이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렇다면 낙농경영에 있어서 경영능력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며, 왜 중요한가?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는 생산에 참여한 모든 요소에 대해 보수가 지불되며, 이는 낙농경영도 예외가 아니다. 즉, 우유생산에 투입되는 토지, 노동, 자본에 대해서는 각각 지대, 노임, 이자의 형태로 보수가 지불되며, 이는 소득을 형성한다. 그렇다면 경영자의 경영능력에 대한 보수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이윤이다. 따라서 경영자의 경영능력이 우수할수록 이윤이 커진다. 즉, 자가노동 중 육체노동에 대한 보수는 노임으로 주어지는 반면, 정신노동이라 할 수 있는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대한 보수로 이윤이 주어지는 것이다.
2015년 현재 국내 낙농경영의 호당 평균 사육규모는 75두로, 유사한 생산여건을 지닌 일본의 도부현(53두)보다 20두 이상 크며, 북해도를 포함한 일본 전체 평균(77두)과 유사하다. 경산우와 후보우를 포함해서 75두 규모의 생산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규모는 결코 만만치 않다. 그 같은 의미에서 오늘날 낙농경영의 경영자는 단순한 농업노동자가 아니라 중소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경영자가 어떠한 의사결정을 하느냐는 낙농경영의 생산성, 나아가 비용절감 및 이윤과 직결된다.
더욱이 최근 주요 유제품 수출국과의 FTA가 모두 발효됨에 따라 저가의 유제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금후 한중일 FTA 또는 TPP까지를 감안할 때 사실상 시유생산에 국한된 국내 낙농에 있어서 시유의 수입 가능성까지도 배제할 수 없다. 그 같은 상황에서 낙농경영의 생산성 향상을 통한 비용절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한편 낙농은 농업 내의 타 생산부문에 비해 다양한 하부구조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경영자의 상황판단 및 의사결정이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즉, 사양관리방법, 송아지의 육성 및 처분방법, 사료조달방법, 분뇨처리 방법, 착유 시스템의 선택, 질병관리와 도태 시기의 결정 등에 따라 경영성과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사료가격 상승, 유대인상 또는 인하와 같은 시장여건의 변화에 경영자가 어떤 대응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2015년 현재 우유생산비 구성을 보면, 사료비(55.9%), 자가노임(13.3%), 가축상각비(10.2%)가 79.4%에 달한다. 따라서 1차적으로는 이들 주요 비목의 비용을 줄이지 않는 한 생산비 절감이 어렵다. 그러나 이들 세 가지 비목의 절감은 경영자의 경영능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 같은 의미에서 이하 이들 세 가지 주요 비목의 절감 방안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사료비는 농후사료비(23.2%), TMR(17.8%), 조사료비(14.9%)로 세분된다. 그 중 농후사료비는 사료곡물을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절감이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사료비 절감을 위해서는 주어진 경영여건 하에서 TMR 및 조사료를 자급 또는 구입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사료 급여방식의 적절성, 개체관리를 통한 사료비 절감방안에 대한 검토도 중요하다.
둘째, 자가노임의 절감방안이다. 대부분의 낙농경영이 부부노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낙농경영의 가장 어려운 점의 하나가 노동의 연중구속성(年中拘束性)이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최근 로봇착유기, 자동급이기, 스마트낙농 등 다양한 자동화시설 및 전자기기의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같은 시설자동화에 의해 절약된 노동력을 보다 세심한 개체관리와 건전한 여가활동을 통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셋째, 가축상각비의 절감을 위해서는 현재 3.0산에도 못 미치는 도태우의 산차를 늘리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집약적인 생산을 통한 높은 산유량의 실현 및 그에 따른 조기도태와 산유량은 다소 낮아도 산차를 늘려 가축상각비를 줄이는 사양관리방식의 장단점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 외에 생산성 향상을 통한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투입과 산출에 대한 철저한 기장(記帳)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수입과 지출에 대한 계수(係數)관리를 통해 우유 생산비 산출이 가능해야 한다.
아울러 경영능력의 향상을 위해서는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영자로서의 도전정신과 정보수집을 통한 학습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낙농의 경우 경영능력 여하에 따라 우유 생산비의 10%까지 차이가 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경영능력의 향상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야말로 국제화시대에 낙농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돌파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