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계에 있어 조사료 문제는 매우 중요한 고민거리다. 특히, 국내산 조사료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는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아직 축산현장에서는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본지 회의실에서는 지난 8일 ‘효율적인 고품질 조사료 자급방안’을 주제로 한 좌담회가 열렸다. 이날 나온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했다.
■일 시 : 2016년 7월 8일(금)
■장 소 : 축산신문 회의실
■기록·정리 : 박윤만 전무, 이동일 차장
■사 진 : 전우중 부장
■좌 장 : 김동균 상지대학교 전 교수
■토론자
이상혁 농림축산식품부 친환경축산팀장
박인희 농협중앙회 축산자원국장
이경용 당진낙협 조합장
김원호 축산과학원 연구관
김종영 한국조사료협회 전무
이창석 현대TMR 대표
최 정 우산CST 대표
윤태형 원인터내셔널 팀장
<이상 무순>
국내산 조사료 유통채널 다각화·품질 균일화 급선무
정부 지원, 기반 조성에 집중…전문단지 활성화 돼야
국내산 소포장 공급으로 편의성 증진
허실 최소화로 구매자 리스크 줄여야
육성초기 건초 수요 맞춰 초종 다양화
생산 소득보전제 도입…수급안정 도모
벼 조생·중생종, 동계작물 생산성에 유리
성분 검사해 가격 반영…품질 개선 유도
축분뇨 처리사업 연계…성공사례 공유
현장 컨설팅 위한 전문가 육성도 필요
▲좌장=오늘의 모임은 한국 조사료 이용에 핵심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현안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보는 자리다.
국가차원에서 자연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또한, 이를 통해 어떻게 국제경쟁력 높은 축산을 유지할 것이냐가 오늘의 주제다. 의견을 모아 대응책 찾아보고, 정책에 반영해 활용토록 해보자.
의견 제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슈에 대한 의견을 포함시켜 이야기를 진행하겠다.
현행 조사료 활용의 문제점에 대해 먼저 짚어보겠다.
▲이경용 조합장=오늘 논의를 통해 새롭게 조사료 정책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국내산 조사료는 생산하면 리스크가 20~30%발생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몇 가지 해야 할 일이 있다.
하계작물은 랩을 흰색으로 말아 열을 차단하고, 동계작물은 검은색으로 말아 발효를 촉진하면 좋을 것이다.
농가들에게 운송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다. 랩사일리지를 1차로 공장에서 가공해 농가에게 소포장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농협이나 TMR공장에서 사일리지 시설을 갖춰 허실을 줄일 수 있다. 간척지를 사용해보니 수확량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복토를 통해 이를 개선하면 수확량 증가로 3년 내에 투자비 만큼의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원호 연구관=그 동안 재배확대에 주력해 왔다. 생산위주에 주목하다보니 품질문제가 불거져 왔다.
수입조사료와 국내 조사료 가격차가 지적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수입산 오차드그라스나 톨페스큐 정도의 품질이 된다. 가격 면에서 국내산이 저렴하다.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품질균일성이나 그 외 요소들이 국내산 조사료에 대한 거부감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판단된다.
생산자 위주의 정책을 펼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양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품질부분에 대한 관심과 정책을 추진할 시기가 됐다.
논에서 사료작물을 생산하다보니 나타나는 문제점도 있다. 간척지를 조사료 전문단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원의 성격도 단순히 소모성 지원이 아닌 기반조성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창석 대표=현행 조사료 활용의 문제점은 단순히 보면 구매자에게 확인이 안 되는 제품을 쓰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구매자가 품질 확인을 할 수 없다. 확인하는 순간 변질이 온다. 최종 생산단계에 들어가야 확인이 된다. 구매자가 부담해야 할 리스크가 너무 크다.
필요한 초종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최근 TMR을 급여하는 한우두수가 많아지고 있다. 한우의 경우 고급육 생산을 위해 성장과정에서 일정기간 비타민결핍을 가져간다. 그 기간 동안은 스트로만 있으면 된다. 육성초기에만 건초가 필요하다. 이 시기에 필요한 초종이 우리에게는 부족하다. 이를 고려해 초종이 다양해 질 필요가 있다.
▲윤태형 팀장=우리나라는 조사료 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이다. 때문에 생산량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쌀이 주식이기 때문에 논을 활용한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한정된 땅에서 생산량을 높이려니 품질저하가 발생한다. 품질저하의 문제는 기후적 요인이 크다. 정책적으로 생산량 확대를 밀어붙이다보니 품질에 대한 인식이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농가의 의식이 점점 변화하고 있지만 품질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수입조사료 쿼터를 조사료 가격조정의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수입조사료 쿼터는 내년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때문에 당장의 가격 안정을 위해 쿼터를 무리하게 조정하다 보면 국내산 사료작물의 생산기반이 흔들리게 되고,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는 구조로 밖에 갈 수 없다.
▲최정 대표=국내산 조사료의 기반조성이 어느 정도 올라왔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경종이 생산하고 축산이 구매하는 구조다. 생산농가들에게는 품질보다는 수익이 중요하다.
랩 사일리지는 애초에 유럽에서 건초를 만드는 과정에서 임시로 사용하던 시스템이다. 우리가 볏짚에 적용하다보니 사용하게 된 것이다. 조사료의 품질은 비육에서 쓰는 것은 볏짚으로 충분하다.
초점은 낙농과 TMR이다. 현재 우리 낙농의 평균 산유량이 1만kg 이다. 고품질 조사료가 아니면 안된다.
국내산 이탈리안라이그라스가 제대로 만들어지면 티모시 프리미엄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사일리지만 제대로 만들어지면 가격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국내산 조사료를 최저품질의 수입조사료와 비교한다. 이유는 건물가격은 비싸지 않은데 허실을 감안하기 때문이다. 유통기지를 만들어 가공 처리해 일정품질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간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김종영 전무=생산자 소득이 불안정하다는 문제가 있다. 소득보전제를 실행해야 한다. 부족분을 일부 보조하면 재배면적의 유지가 가능하다.
대가축 사육두수감소로 사용량이 감소하고 있다. 생산과 품질 뿐 아니라 이용방법에 대한 지원도 있어야 한다.
왜 이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하다.
불균일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명칭을 명확히 해야 한다.
축산농가의 입장에서 일시에 1년 치를 한꺼번에 구매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담당공무원의 잦은 이동도 발전을 저해한다. 전문관이라는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안다. 조사료 분야 전문가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컨설턴트의 역할도 중요하다. 현장에서 국내산 조사료를 나쁘다고 인식하고, 배합비에 빼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안다. 이들의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박인희 국장=올해 조사료 작황이 좋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판매가 걱정이다. 생산은 잘 됐지만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국내산은 취급이 어렵다. 이에 반해 수입조사료는 소포장, 사용이 편리하고, 허실도 적다. 품질이나 가격 뿐 아니라 수요자가 편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획일적으로 랩핑사일리지로 유통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냐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한다.
▲이상혁 팀장=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인지하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지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
축종 단체장들을 만나보면서 느낀 것은 국내산 조사료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수입조사료 쿼터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한계를 느꼈다.
단체의 인식부터 변해야 한다. 쿼터가 가진 이면적 기능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8월말까지 종합대책을 수립하려 한다. 4개 분과 TF회의를 하고 있다.
오늘 나온 의견도 반영토록 하겠다.
▲좌장=공통적으로 품질불안정과 유통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제도와 정책적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해결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좀 더 진행해보자.
▲이상혁 팀장=조사료 생산이용 종합대책의 방향은 생산중심의 정책에서 앞으로는 소비자 중심의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생산은 품질을 높이는데 많은 비중을 두겠다. 수입쿼터는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다. 조사료의 사용량을 늘리고, 배합사료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기본방향이 될 것이다.
▲좌장=조사료 투입비율을 칼로 자르듯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산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잘 조정해야 할 것이다.
▲이상혁 팀장=낙농의 경우 민감하지만, 한우의 경우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재의 사양관리는 과도한 지방축적에 높은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사육방식을 곡물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전체적으로 맞지 않나 생각한다.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책적 지향점이라는 것이다.
▲최원호 연구관=5년 전부터 품질 쪽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품질등급제를 시행하면서 많이 개선이 됐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평균 수분이 45%정도다.
과학원에서는 건초생산 기술을 연구 보급할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한다.
조사료 수확시에 제대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외국의 경우 사일리지를 유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사일리지는 생물이다. 기본적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수입건초처럼 만들어 유통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벼 품종의 70%가 만생종이다. 이것을 조생종이나 중생종으로 바꾸면 동계작물의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조사료 부족과 품질을 높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상혁 팀장=조사료 문제는 경작하는 시기 경합에서부터 시작이다. 식량산업과와 협의를 하고 있다.
진흥청에서도 문제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 감사드린다.
우선 공공비축미 수매를 조생종이나 중생종으로 바꾸면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본다.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경용 조합장=생산자들에게 조사료 생산 원칙에 대해 교육을 많이 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영양과 성분으로 가격을 결정한다. 우리도 성분 검사를 도입해 이를 가격에 반영하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상혁 팀장=수직형 사일로를 활용한 조사료 품질의 상향 평준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원방법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장에서 부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확신이 안 드는 상태다.
▲이창석 대표=공장의 경우 대규모 조사료 유통센터는 분리된 개념이다. 타워형 사일로를 설치하면 좋다. 이부분에 대해 검토가 된지가 얼마 안 됐다.
한우에 대해 영양과잉 비육방법이라는 평가는 아쉽다. 한우의 마블링은 세계적이라고 평가된다. 한우의 지방을 인체의 체지방과 동일시 하면 안된다. 영양학적 결실을 평가절하하지 말아주시길 바라다.
재차 강조하고 싶은 것은 초종이다. 수입조사료 비율 중 스트로가 40%정도다. 볏짚이 대체하지 못하는 것이 분명히 있다. 건초에 맞춰져 있는 포커스를 어떻게 조정할 지 고민해야 한다.
▲김종영 전무=현재에 충실해보자.
랩 사일리지가 수분안정화 되려면 4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 유통에서 사용까지 40일정도 소요된다. 수분 안정화가 되기 전에 사용된다는 것이다.
성공사례의 목장들을 발굴할 필요도 있다. 국내산 조사료를 활용해 성공적으로 목장을 운영하는 곳이 상당수 있다. 이들의 사례를 발굴해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수입건초 통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2014년 혼합건초의 수입량이 20만톤 정도다. 쿼터와 전혀 상관이 없다.
국내산 조사료는 5~10만톤 팔기도 어려운데 무분별하게 수입되는 혼합건초를 막을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 농후사료를 2~3%만 첨가하면 섬유질 배합사료가 된다.
농후사료의 비율을 적정기준으로 적용하면 이를 컨트롤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정 대표=사일로를 생산지에 설치해야한다. 수평형도 있어야 한다. 간척지의 경우 다양한 형태로 공급돼야 한다.
조사료 유통센터는 기밀식과 트렌치, 랩핑 등을 모두 취급해야 한다.
다양한 형태의 유통채널을 갖춰 활용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이창석 대표=총체 벼에 기대가 크다. 건초의 유통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 국산 조사료가 수입에 비해 좋으면 더 이상의 논쟁이 필요 없다.
▲윤태형 팀장=애국심에 호소해서는 안 된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좋은 것을 쓰게 된다. 조사료도 사용자가 품질이 좋으면 국내산을 쓸 수 밖에 없다. 생산자도 돈이 되면 좋은 품질의 조사료를 생산한다.
▲박인희 국장=조사료를 규모화하는 것이 우선 필요할 것 같다. 간척지는 조사료 재배의 적지다. 쌀을 줄이고 조사료 대형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전남 영광의 경우 조사료 특구로 지정돼 다양한 형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가 될 만하다.
▲좌장=축산과학원에서 그 동안 종자 등 자원개발에 주력했다. 활용에는 부족하지 않았나 지적하고 싶다. 품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미 30년 전에 일본은 농업 타워 사일로를 가지고 있었다.
어떤 형태로 조사료를 유통하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이경용 조합장=고령화도 문제다. 일선에서는 조사료 생산에 관심이 부족하다. 감소추세로 간다.
안정적인 생산기반 확보를 위해서는 협동조합과 공장에서 의무적으로 생산기반을 확보해 직접 생산하는 것을 활성화 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
땅이 지속적으로 남을 것이다. 그런 땅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를 분뇨처리와 함께 연계한 사업으로 구상해야 할 것이다.
▲박인희 국장=일본의 사례를 보면 쌀 총체벼 심으면 보조금을 지급한다. 축분자원화를 하면 또 지원금을 준다. 생산은 정부 지원이 더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연간 조사료 예산이 3조2천억이다. 조사료 생산에 그 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
단순한 경제성 문제가 아니다. 정부에서 국토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예산을 증액하고 지원을 늘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