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9 (일)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연재

젊은이가 찾아오는 희망찬 축산 프로젝트<14>

협동정신 실천하는 제주 청년 ‘한우지킴이’

[축산신문 ■서귀포=이동일 기자]

 

섬이라는 특수성은 장점도 많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반대의 경우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지역특성상 청정은 지키기 쉽지만 고립 또한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에서 한우를 키우고 있는 젊은 농가들은 협동조합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서로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비슷비슷한 또래끼리 활발한 소통으로 제주도 한우업계에 젊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한우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리적 제한에 사양교육 개량사업 어려움
목장 선순환구조 정착까지 정책적 배려를
관광 명분에 놀고 있는 목초지 활용방안도

 

서귀포한우농장 이승철 대표는 요즘에는 찾아보기 힘든 한우창업농이다. 그는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했지만 사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보다 현실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한우HACCP연구회의 조직화를 주도했다. 지난 2011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연구회에는 현재 11명의 한우농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쉰 살이 안 된 젊은 농가들이다.
이 대표는 무턱대고 좋아서 시작했지만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며 그로 인한 고민을 털어놨다.
“무엇보다 섬이다 보니 교육여건이 좋은 편이 못된다. 특히 선진지를 한 번 가려고 해도 섬을 나가야 하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젊은 사람들의 강점은 배워서 익히고 고치는 것인데 그런 것이 잘 되려면 현실성 있는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서귀포축협 강경진 계장은 “축협과 지자체에서 교육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교육집중도가 높지는 않은 것 같다. 농협중앙회나 육지의 유명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하면 집중도가 높아지지만 비용이나 강사섭외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탐라한우농장의 고성민 대표는 비육과 번식우를 포함해 180두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한우사육경력 10년이 채 되지 않은 그는 남다른 노력과 열정으로 목장을 키워왔다.
“젊은이가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은 결국 자금적인 부분이다. 저 같은 경우는 아내가 생활비를 보태줘서 농장에서 나는 수익을 거의 대부분 재투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자금 지원을 통해 목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주고, 이후 이를 상환토록 하는 지원정책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강경진 계장도 섬이라는 특수성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다고 말했다.
“일단 모든 물자가 육지에 비해 비싸다. 물류비 때문이다. 그만큼 농가들이 20~30% 높은 생산비를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관광지라는 이유로 강한 규제에 묶여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 제주지역에는 넓은 목초지가 많다. 그렇지만 관광지라는 이유로 적절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땅이 넓어도 활용하지 못하고, 육지에서 조사료를 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개선이 필요하다.”
고성민 대표는 “최근 땅 값이 많이 올랐다. 이로 인해 조사료 재배지역의 임대료도 덩달아 뛰고 있다. 이제 겨우 조사료 생산 장비를 갖췄는데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이승철 대표는 개량문제를 지적하면서 속내를 털어놨다. “육지에 비해 개량 속도가 늦기 때문에 높은 생산비를 투입하고도 수익은 낮은 편이다. 육질에 대한 부분은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육량에 대한 개량은 갈 길이 멀다. 생축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지켜나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농가의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강경진 계장은 “농가들이 원하는 수준의 개량까지 가기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많다. 정액 보관시설을 갖추고 농가에게 개체에 맞는 정액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가장 남쪽, 청정지역이지만 다른 한 면을 들여다보면 불리하기 그지없는 환경 속에서도 한우의 맥을 지켜가는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