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송아지 태어나면 담임 선생님께 보고”…인근 학교마다 요청
고민 끝 대안 적중…시험용 두수 부족문제 해결
1969년 10월 일본에서 기술연수를 마치고 귀국, 축산시험장 영양생리과장으로 부임한 본인은 일본 연수과정에서 한우 송아지의 조기발육 촉진을 위해 카푸스타닥격인 인공유를 분만된 사양새끼에 먹여 반추위(1,2위)의 기능발달을 확인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직접 한우송아지에 먹여 실험을 시도하고자 하였으나 당시 축산시험장 육종번식과가 한우 품종보존 및 개량시험용으로 확보하고 있는 성빈우는 불과 80두정도이다. 이는 연간 분만율 80% 정도로 추정하면 60여두 정도 생산되는 것으로 이를 12개월로 나누면 월 5두밖에 생산 안 되는 마릿수이다. 이 정도의 송아지로 비육시험까지 송아지 40두 확보는 도저히 불가능 한 상태였다. 그래서 영양생리과 연구진과의 협의 과정에서 본인은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했다.
축산시험장은 수원시 오목천동에 위치하고 있고, 수원시에 인접한 시·군이 당시의 행정구역(화성, 시흥, 용인)으로 동 관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통계상 마리수가 4만5천여두(4만4천여농가)로 그 중 성빈우 1만5천두로 추정, 월 1천250두의 송아지가 생산될 것으로 추정했다.
3개 시·군 농촌지도소를 통해 8월에 송아지 생산이 예정된 농가를 조사하여 보고하도록 한 결과, 지금 기억으로 300여두가 보고되었다.
3개시·군 지도소를 통해 당년(1970년) 6월 들어 송아지 생산 예정 농가로 하여금 송아지 분만된 사항을 보고받아 축산시험장에 보고하게 되면, 그 농가에 송아지 조기이유용 인공유를 먹일 수 있는 송아지 칸막이와 동시에 인공유 사료통을 설치, 3개월 모유섭취와 인공유를 먹일수 있는 훈련을 시켜 인공유 섭취량과 발육(체중)을 조사토록 만반의 준비를 완료하였다.
6월 20일 가까이 1천250두 송아지 생산보고가 있어야 할 결과가 20두정도 밖에 되지 않아 농가 실증시험과 비육시험용 송아지 확보가 불가능하게 되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였다.
먼저 우편엽서 500매를 구입, 축산시험장으로부터 가장 인접한 20개 초등학교를 방문, 송아지 조기육성의 필요성과 그 효과를 설명하며 우편엽서를 30매 주면서 학년별 학급 담임선생님에게 다음과 같이 부탁했다. “학생들에게 자기 집에서 키우는 소에 송아지가 태어나면 담임선생님에게 보고하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담임선생님은 교장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엽서에 송아지 생산을 보고한 학생의 주소와 부모님의 성함을 적어 우체통에 넣어주도록 요청하였다.
그리고 송아지 생산을 보고한 학생에게는 연필 1다스(12개)를 선물로 주기로 약속하고, 송아지 생산 신고를 한 결과, 7월 15일 정도에서 목표한 송아지 분만두수 100두가 확보되어 학생들의 분만신고를 7월 20일자로 중단시켰다.
단, 30일까지 신고한 학생에게는 약속한 선물을 제공하여 농가현지 시험용 송아지를 목표두수보다 30두가 더 많은 130여두를 확보하였다.
송아지 분만이 신고 된 농가를 방문, 본 조사연구 취지를 설명하고 소 외양간 구석에 송아지만 출입할 수 있는 간단한 칸막이와 인공유사료통을 설치하여 줌과 동시 송아지가 인공유를 먹도록 유도 훈련하는 방법을 농가에 설명했다. 인공유를 잘 먹이면 3개월 이유 시 체중이 보통 70kg(30만원)에서 100kg(60만원)로 될 수 있으니 잘 부탁한다는 구두교육을 시켰다.
10일 간격으로 농가를 방문, 배정한 인공유의 잔량을 측정하여 섭취량을 역 조사함과 동시에 체중을 측정하였다.
송아지 체중 측정방법은 사람체중 측정 시 올라서는 체중계(최고 120kg)를 이용하여 송아지를 안고 중량을 계측한 다음 안은 사람의 몸무게를 제외하면 송아지의 중량으로 계산하는 방법이었다.
계측기의 최대 한계 중량이 120kg이기 때문에 송아지를 안는 조사자의 몸무게가 60kg 이상일 경우 송아지 생시체중 25kg, 1개월시 44kg, 2개월시 62kg으로 2개월 이후에는 체중계로 측정은 불가능하여 당시 농가에서 벼 및 쌀가마 계측용 막대기 저울을 이용하여 송아지 배를 감싸 막대기를 두 사람이 들어 올려 계측하는 방법으로 3개월령에서 80~105kg까지의 송아지 체중을 10일 간격으로 순회 측정하였다.
막대기 저울 측정과정에서 박신호 연구관은 목과 어깨가 삐끗하여 상당기간 병원치료를 받았던 기억이 나고, 송아지 이유 90~120일까지 10일 간격으로 농가를 같이 방문조사 하는데 수고하여 주신 정용석, 전갑성씨 노고에 감사드리며 고인이 된 두 분과 박신호 박사의 명복을 빌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