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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상>축산현장, FTA보다 더 무서운 ‘민원’

  • 등록 2015.09.04 11:09:21

 

김영란 편집국장

 

UR이 타결되면 우리 축산업은 다 죽는다고 했다. 또 FTA가 체결되면 국내 축산업은 반토막이 날 거라 하고 있다. 근데 이 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 바로 ‘민원’이다.
지역주민의 민원으로 인해 축산업이 정말 설 땅이 없어질 지경에 놓이게 된 것이다. 항간에 우스갯소리로 헌법 위에 ‘떼법’, ‘떼법’ 위에 ‘정서법’이 있다고들 하는데, 축산은 어쩌면 이러한 법 아닌 법 때문에 사업을, 또는 생계를 포기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친환경적으로 양축을 한다 해도 무조건 냄새나는 축산은 싫다고 한다.
그 예로 친환경축산단지 조성이 이미 좌초된 상태다. 중앙정부(농림축산식품부)와 지자체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해 오던 친환경축산단지 조성 사업이 민원에 부딪혀 시작도 하기 전에 손을 들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요즘 귀농·귀촌이 늘면서 특히 귀촌인들이 냄새를 이유로 민원을 강하게 제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 내겠다는 격’이다.
더군다나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를 방조하거나 부추기기까지 하는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심지어 부동산업자까지도 가세해 축산농가를 몰아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축산인은 주위에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당연한 것이고, 여기에 주위사람들도 가축을 사육하는 한 약간의 냄새 정도는 이해하는 그야말로 ‘상생’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축산인들은 이웃을 생각하는 축산,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축산이 되기 위해 농장 주변에 나무를 심는 등 아름다운 농장가꾸기, 깨끗한 농장가꾸기 등을 통해 냄새를 줄일 수 있는 각종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보다도 어떻게 하면 ‘민원’을 줄일 수 있을지를 놓고 더 고민하고 더 노력해야 축산업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축산인들의 책임 또한 피해갈 수 없다. 자업자득인 셈이다. 축산인들은 지금 당장 변해야 한다. 축산인들의 의식이 변화되지 않고는 국제 경쟁력을 아무리 외쳐도 어쩌면 공염불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농장을 둘러싼 주변을 돌아보는 ‘배려’가 지금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FTA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대외적인 환경 속에서 ‘민원’을 이유로 각 지자체에서는 앞다퉈 가축사육제한 거리를 두는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이에 우리 축산인들은 이래저래 사면초가에 놓였다.
네덜란드와 독일 등 유럽에서는 냄새 정도에 따라 사육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한다고 한다. 축산관련 시설이라면 악취 정도에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무조건 규제하고, 주민들은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우리와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우리는 언제 쯤 이들 선진국처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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