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프랑스 사블롱목장 2. 프랑스 빌땅목장 3. 스위스 에멘탈치즈공장 4. 독 일 칼소프목장
여성낙농인 20여명은 지난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유럽 낙농선진지 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를 통해 견문을 넓히고, 선진낙농기술을 배우기 위한 여성낙농인들의 열정은 6박8일 일정을 가득 채웠다. 이들과 함께한 유럽연수의 이야기를 연재로 소개한다.
먹거리부터 사료까지 축산 백화점
목장입구 자판기 설치…농축가공품 판매 ‘눈길’
큰 기대를 안고 버스에 오른 일행은 처음 보는 낯선 풍경을 즐기며 차를 달렸다. ‘목장을 하는 사람들은 목장을 보는 것이 가장 재밌다’고 말하는 어느 여성낙농인의 말에는 기대감이 넘쳐났다.
첫 방문예정지에 도착, 밖으로 보이는 이국적인 목장 풍경에 일행은 감탄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급하게 방역상의 이유로 목장방문이 어렵게 됐다는 이야기만 듣고,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보지도 못하고 목장주인에게 소개받은 다음 행선지로 발길을 옮겨야 했다.
1시간을 더 달려 도착한 다음 목적지는 개인이 운영하는 축산종합단지에 가까운 인상을 줬다.
젊은 나이에 뚜렷한 이목구비, 키가 훤칠하게 큰 외국인은 이곳 사블롱 목장(Ferme des sablons)의 후계자 띠보(Thibaud)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80ha(약 24천평)의 부지에 육우와 어린소(육우용 수소, 젖소용 암소)를 길러 분양하고 있었으며, 젖소 70여두를 직접 착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비육우도 사육하고, 돼지, 닭, 거위, 토끼 등은 물론 곡물을 재배해 직접 만든 사료도 인근 목장에 판매하고 있었다. 어린 소는 어미 소와 일 년 정도 함께 두면서 봄, 여름, 가을에는 방목으로 하고 11월부터 3월까지는 건초와 알팔파, 곡물을 함께 사료로 주고 있다고 말했다.
얼핏 생각해도 대단한 규모의 목장임이 짐작됐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렇게 큰 규모의 목장을 운영하면서도 군데군데 갈라지고 터져 거칠어진 그의 손은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를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다. 또한, 성실한 목부의 모습은 어디든 다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젖소에서 생산한 우유는 유가공업체로 100% 납유하고, 그 외 생산된 품목들은 일부는 도매로 팔고, 일부는 목장에서 직접 거래하기도 한다.
목장입구에 마련된 자동판매기<사진>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각종 곡물, 축산물을 비롯한 농축가공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평소 목장관리에 바쁘기 때문에 이렇게 자판기에 물건을 채워놓으면 필요한 사람들이 언제든 방문해 원하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곳에서 생산된 우유는 유가공업체로 납유를 하기 때문에 이곳 판매기에서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도 젖소 사육시설을 볼 수는 없었다. 이곳은 외부인에게 공개하기 위해 마련된 곳으로 실제 젖소가 사육되고 있는 곳은 보여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버스에 오른 일행은 이쯤 되자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이 생겼다. 우리나라가 FMD 발생국이기 때문에 이들이 목장 공개를 꺼려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것이다. 이쯤에서 만족할 수 밖에 없었고, 연수가이드는 다음날 방문일정은 확실하게 약속을 받았으니 믿어달라고 말했다.이동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