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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에서>질병에 발목 잡힌 축산업 생산성

  • 등록 2014.08.29 11:12:27

 


이 상 호<본지 발행인>

유럽양돈 경쟁력은 질병과의 전쟁 결과 
한국축산 질병피해, 전체 생산액 30% 넘어
정부·업계 방역 소홀하면 축산미래 없어

 

한국 양돈산업에 유럽은 한마디로 선망의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양돈인들에게 가장 부러운 나라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덴마크라는 대답이 압도적일 것이다.
국토면적이라고 해야 우리나라의 절반 남짓한데도 우리보다 돼지사육두수는 약 30%나 많고 분뇨문제로 골치를 썩이지도 않으며, 게다가 발군의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으니 ‘죄인’ 취급에 주눅이 든 우리 양돈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EU지역 양돈컨설팅기관인 인터피그는 2012년 역내 주요 양돈국의 생산성 1위는 덴마크가 아닌 네덜란드라고 밝혔다. 주요 3국(네덜란드, 덴마크, 프랑스)의 2012년도 양돈생산성을 조사한 인터피그 자료에 의하면 2012년 기준 MSY는 네덜란드 26.97두, 덴마크 26.93두, 프랑스 25.19두 순으로 나타났다. 고작 이걸로 순위를 매기는 건 의미가 없다. 오히려 산자수에서는 덴마크가 14.8두로 네덜란드의 11.86두를 크게 앞지르며, 평균 이유두수도 12.74두로 11.86두인 네덜란드보다 앞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가 덴마크를 앞지른 것은 낮은 폐사율에 힘입은 것이다. 이유에서 육성구간까지의 폐사율을 보면 덴마크가 2.9%인데 비해 네덜란드는 2.1%에 그쳤다. 특히 육성에서 비육구간까지의 폐사율은 덴마크는 3.7%에 달했으나 네덜란드는 불과 2.4%였다.
산자수나 이유두수에서는 오히려 뒤졌음에도 네덜란드가 생산성면에서 덴마크를 앞지른 것은 허실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즉 돼지를 잘 키워낸 것이다.
이를 토대로 양국 양돈산업의 우열을 매긴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데도 굳이 이 통계를 소개하는 것은 MSY나 산자수, 이유두수도 중요하지만 폐사율이 생산성의 종결판이기 때문이다. 폐사율이 낮다는 건 사양관리를 잘한 것이고, 이는 곧 각종 질병발생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한데 따른 결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양관리의 차이에 따라 양축현장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질병피해가 이 정도인데, 해외악성전염병을 비롯한 주요 가축질병의 폐해는 어떻겠는가.
수의전문가들은 한국 축산은 만연하는 가축질병이 생산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한다. 질병으로 인한 한국 축산의 손실은 전체 가축생산액의 30% 이상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한 해 3조원(2012년 가축생산액기준)도 넘는 돈이 질병 때문에 증발되고 있다는 얘기다. FMD나 AI와 같은 악성전염병이 발생하면 살처분보상 때문에 나랏돈도 줄줄 샌다. 객관적인 통계가 없고 축종별로 사정이 다르지만 많은 수의전문가들은 가축질병이 우리 축산업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미래를 어둡게 하는 최대요인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수의전문가들은 그러나 질병문제와 관련한 축산현장과 정부의 인식은 멀어도 한참 멀었다며 안타까워 한다.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축산현장은 백신접종이란 기본을 무시하는 바람에 천신만고 끝에 이뤄낸 OIE(세계동물보건기구) FMD청정국 지위획득을 웃음거리로 만들었고 정부의 수의기구확충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소 귀에 경읽기인 듯 뻔한 메아리만 들려 온다.
게다가 ‘물백신’? 논란도 끊이질 않고, AI는 여름 다 지나 추석이 내일 모레인데도 종식선언을 못하고 있다. 싫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수준이고, 민낯이다.
방역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어느 구름에 비가 들었는지 알 수 없듯이 바늘귀만한 구멍도 막고 또 막아야 하며, 수의기구 확충과 같은 축산행정 재편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이런 기본을 무시하고서는 한국축산의 미래를 논할 자격이 없다. 축산현장과 정부가 정말이지 귀담아들어야 할 텐데 과연 메아리가 있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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