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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성장동력 잃어버린 오리업계…새로운 ‘돌풍’ 필요한 때

박근혜 정부 출범 계기로 본 축산/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오리산업>

[축산신문 이희영 기자]


활로를 열어라


예로부터 오리고기는 체내에 쌓인 독을 풀거나 중화시키면서 원기를 회복시킨다고 해서 약용식품으로 이용해 왔다. 특히 오리고기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돼 있어 비만예방은 물론 콜레스테롤 때문에 생기는 동맥경화로 인한 고혈압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동의보감에는 오리알을 비롯해 오리피, 오리기름, 오리혀, 오리머리, 심지어 오리 똥까지 모든 부분을 약용 및 식용으로 사용가능한 것으로 나와 있다. 오리고기의 이 같은 우수성으로 인해 과거 식용보다는 약용으로 더 많이 이용돼 왔다. 하지만 이러한 오리고기가 최근 소비자들에게 일상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오리 산업이 도약하는 발판이 됐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침체기를 걷고 있다.


’11년 오리고기 소비 1인당 3㎏…20년만에 10배

전통 건강식…불포화지방산 많아 웰빙식품 각광

훈제육 시장 성장…HPAI불황 넘어 대중화 공헌

소비자 대상 대형유통매장·TV홈쇼핑 자리매김

지난해부터 정체현상…소비 느는데 메뉴는 한정

다양한 시장개발 필요…포장 단위도 세분화해야


2011년 사상 처음으로 국민 1인당 오리고기 소비량이 3kg을 넘어섰다. 2011년 한 해 동안 8천557만5천수의 오리가 생산됐으며 이를 정육으로 환산하면 16만9천105톤의 오리고기가 국내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량은 1천88톤이었으며 수출은 20톤으로 국내에 총 공급된 오리고기는 17만173톤에 이른다. 이를 국민 1인당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3.13kg을 소비한 것이다.

이는 1990년대 초반 0.3kg에 불과하던 것이 20년 만에 무려 10배가 늘어난 것이다.


안정된 소비기반 구축


전통적으로 오리고기 소비는 가든형 식당 위주의 건강식으로 특별한 음식으로서 대접받아 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웰빙바람이 불면서 다른 육류와 달리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오리고기가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으며 인기를 끌어왔다. 

이러한 영향을 받아 대형 오리전문점들과 프랜차이즈 업체가 등장하면서 오리고기 소비를 뒷받침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03년에 이어 2008년에 HPAI가 발생되면서 이러한 오리고기 소비를 급감시키면서 대형오리전문점들이나 프랜차이즈 점들이 폐업하거나 업종을 변경하면서 급격한 소비기반 붕괴로 이어져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어야만 했다.

그렇지만 현재 오리고기 소비는 이러한 대형 오리전문점들이나 전문 프랜차이즈 점들을 대신해 일반음식점에서도 오리메뉴가 일반화 됐다.

예를 들어 삼겹살 전문점에 오리고기가 등장하는가 하면 오리고기 전문점에서 삼겹살 다른 메뉴를 판매하는 형태로 변화됐다는 점이다.

때문에 과거 특별한날 특별한 곳을 가야만 오리고기를 먹을 수 있었던 소비자들은 이제 시내 어느 곳에서도 손쉽게 오리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 이 같이 일반 식당에서도 오리고기를 쉽게 취급할 수 있게 된 것은 훈제오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주목할 만 한 점은 훈제오리 시장이 가장 크게 성장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오리메뉴를 취급하는 식당들이 늘어난 것과 함께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 말해 과거 일부 대형마트에서 냉동 오리고기를 소량으로 취급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대형유통매장을 통한 판매기반이 크게 늘어났다. 

요즘 시중의 대형유통매장을 가면 오리판매대가 한 코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오리전문점에서만 오리고기를 소비했던 소비자들이 가정에서도 손쉽게 오리고기를 요리해 먹을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TV홈쇼핑을 통한 판매도 오리고기 소비를 늘리는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몇 년 전 한 오리업체가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하며 개척한 TV홈쇼핑 시장이 이제 웬만한 오리업체들의 한 판매수단으로 자리 매김 했다는 점이다.


오리고기 소비확대를 위한 과제


이처럼 오리산업은 최근 10여년간 눈부신 발전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산업의 급격한 성장은 언제가 정체될 수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오리산업 성장을 이끌어 왔던 것은 훈제육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리고기를 활용한 전통적인 요리가 극히 제한돼 왔다. 이러한 오리시장에서 오리훈제는 오리소비 시장에 날개를 달아줬다.

훈제오리는 가정에서도 손쉽고 간편하게 요리를 해 먹을 수 있게 됐고 식당들 역시 별도의 시설을 갖추지 않더라도 기존의 구이시설에서 메뉴를 추가할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오리고기 소비량은 기하급수로 늘어나는데 공헌했다. 하지만 훈제오리의 최대 단점이 소비자들이 쉽게 외면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느 식당, 어느 판매점에서 구입하더라도 맛의 차별화가 어렵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다양한 유통경로를 통해 손쉽게 접해본 훈제오리에 대한 매력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여전히 훈제오리는 오리고기 소비를 뒷받침하는 효자품목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오리업계는 훈제오리와 같은 새로운 히트 상품을 개발해야만 오리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메뉴개발은 오리고기 소비확대를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오리고기를 먹어본 사람들의 대부분은 식당에서였다. 그런데 식당에서 파는 오리고기는 단순하기 그지없다. 전통적으로 먹어오던 오리백숙을 비롯해 오리탕, 로스구이, 진흙구이 등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단체급식에서 오리를 식재료로 이용하지 않는 이유 역시 요리방법의 한계성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리고기 소비량을 늘리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자주 먹게 되면 질리게 마련이다. 때문에 보다 다양한 메뉴개발이 필요하다.

과거 육계산업이 급신장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신 메뉴의 개발이었다. 닭고기도 마찬가지로 과거에는 닭백숙과 닭볶음탕 등 메뉴가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1988년 전후로 양념치킨 시장이 개발되면서 닭고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닭튀김이 있었지만 대부분 시장에서 통닭으로 소비돼 왔다. 양념치킨 시장은 배달치킨 시장으로 발전하고 자리 잡으면서 육계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됐던 것이다. 

한 때 유행한 안동찜닭과 불닭 또한 선풍적 인기를 끌며 닭고기 시장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

이처럼 오리고기 또한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훈제오리가 오리시장을 엄청난 규모로 키워왔지만 언젠가 한계에 다다를 것이기 때문에 훈제오리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한 시기이다.

새로운 시장 개척과 함께 기존 오리고기 소비시장의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오리고기는 아직도 마리단위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중량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한 마리, 반 마리가 메뉴가 된 것이다.

오리업계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해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쇠고기, 돼지고기와 마찬가지로 g단이 판매 방식이 조속히 정착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업체들의 노력으로 포장단위가 세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마리단위의 포장단위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갈수록 가족 구성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마리단위 포장은 오리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이기도 한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최근 홈쇼핑 등을 통해 소포장 단위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훈제오리로 국한돼 있다.

때문에 훈제오리 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제품의 개발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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