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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수급불균형 속 힘겨운 자맥질…비상 위한 안정화 해법 찾아야

■ 박근혜 정부 출범 계기로 본 축산,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오리산업>

[축산신문 이희영 기자]


<종오리의 도입과 생산, 과제>

 

80년대 후반 수요↑…英 종오리 최초 도입
1995년 정식수입…F1 가세 공급량 폭증
수입창구 오리협으로 일원화하며 안정세
한국원종오리 설립하며 안정 공급기반 구축
2010년 AI 대란…종오리 대규모 살처분
신품종·F1 무분별 입식…공급과잉 이어져
업계, 불황 지속되자 종란폐기 카드 꺼내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오리업계는 높은 산을 오르기만 했다. 물론 중간에 작은 계곡이나 능선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상승기나 마찬가지였다.
생산만 하면 무조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오리 산업 최고의 호황기를 누려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오리업계는 지난 2010년 말 발생한 AI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몇 년 사이 오르는데 익숙했던 오리업계는 이를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무분별한 F1입식 등으로 인해 자충수를 두는 실수를 범했다.
특히 오리산업이 고도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안정된 종오리 수급 기반을 구축했기 때문이었다.

 

>>국내 종오리 도입 역사

우리나라에 종오리란 개념이 도입된 것은 8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에 사육되던 육용오리의 대부분 난용종인 카키캠벨과 재래종에서 유래된 것들이 주류를 이뤘으며 종오리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다.
당장 알을 낳는 오리는 종오리였고 알을 낳지 못하는 오리는 육용오리로 사육하는 것이 과거 오리를 키우던 방식이었다.
이 때문에 오리고기의 품질은 고사하고 생산성 등은 기대하기도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육용오리에서 유래된 새끼오리는 저항력도 약해 질병 발생에 따른 증체부진, 폐사 증가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번했다.
뿐만 아니라 80년대 후반부터 오리고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사육마리수 증가로 인해 새끼오리의 수요가 기하급수로 증가했지만 새끼오리를 생산하는 부화장은 절대 부족해 새끼오리 품귀현상을 보이며 고가에 형성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 중에서 영국의 오리전문 육종회사인 체리밸리사의 종오리가 80년대 후반에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육용오리에서 새끼오리를 생산하던 것과 달리 주원농산의 PS종오리에서 생산된 새끼오리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일단 크기부터 달랐다. 육용오리에서 생산된 오리들은 아무리 오래 키워도 2kg을 넘기 힘들었는데 주원농산의 오리는 사육기간은 대폭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크게는 3kg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더욱이 이 새끼오리를 가져다 알을 생산하는 소위 말하는 F1오리를 이용해도 기존의 오리와는 차이가 컸다. 때문에 이후 종오리로 이용되던 것은 당시 주원농산에서 퍼져 나간 PS종오리의 다음 세대들이었다.
하지만 당시 물량 자체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종오리 독과점 체제가 유지됨에 따라 새끼오리 부족 현상과 족보 없는 새끼오리가 대다수 였다.
이후 국내에 종오리가 다시 도입된 것은 1995년 국내 한 부화장(화천부화장)이 영국의 체리밸리사와 정식으로 대리점 계약을 맺고 종오리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화천부화장에서 종오리를 도입하기는 했지만 90년대까지만 해도 여전히 종오리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상황이었으며 주원농산에서 퍼져나간 F1오리가 F2, F3로 이용돼 왔다.
1990년 말 오리 산업 규모가 갈수로 커짐에 따라 종오리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이후 몇 년간 화천부화장을 통해 전국에 PS종오리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심했다. 너무 많은 종오리가 퍼져나가고 F1오리까지 가세하면서 새끼오리 공급은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게 됐고 이후 몇 년간 오리 산업이 겪어야만 했던 극심한 불황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후 2002년 화인코리아는 체리밸리사의 기존 종오리를 개량한 신품종 GPS종오리 4개 라인 2천수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극심한 불황과 함께 2003년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국내 유일의 종오리 농장이었던 화인코리아의 종오리 농장도 살처분 조치가 취해 졌다.
이는 당시 공급과잉으로 인해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오리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종오리 산업 측면에서만 볼 때 오리 산업 발전을 몇 년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오리협회가 종오리 산업 활성화와 오리 산업 안정화를 위해 종오리 수입 창구를 일원화시키는 등 발 벗고 나서게 된다.

 

>>오리협회로 종오리 수입창구 일원화

수급불안이 오리업계이 미치는 파장이 엄청나다는 것을 겪은 오리업계는 종오리 수입창구를 오리협회로 일원화시켰다.
오리협회가 종오리 수입에 직접 나선 것은 어느 한 회사가 종오리 수입권을 가져갈 경우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 세계에서 종오리를 수입할 수 있는 국가가 영국과 프랑스로 국한돼 있어 한 업체가 독점할 경우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당시 부화업계의 불만이 매우 컸었다.
오리협회로의 수입창구 일원화는 오리업계의 입장에서는 안정된 산업 발전을 꿰할 수 있는 기틀이 됐다.
오리협회는 종오리 수입창구를 일원화시킨 이후 수급조절을 위해 단기대책이 아닌 항구적인 수급안정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하는 데 바로 종오리 쿼터제를 도입함으로써 비로소 안정화의 길을 걷게 된다.

 

>>원종오리 공급기반 구축

종오리 수입과 관련된 일련의 제도를 마련했지만 문제는 국내가 아닌 종오리를 수출하는 영국과 프랑스에서 발생하게 된다.
유럽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함에 따라 한 동안 PS종오리의 수입이 중단된 것이다. 종오리·부화업계는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전 세계가 종자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종자를 해외에 의존하다보니 겪어야만 하는 설움일 수밖에 없다. 물론 질병이라는 특별한 변수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언제든지 종자를 무기화할 경우 산업 자체가 예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 종자를 확보하지 못한 나라들의 고민일 것이다.
때문에 오리협회는 언제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PS종오리보다 한 단계 더 높은 GPS종오리 도입을 추진하게 된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한국원종오리가 출범되고 마침내 국내에서 PS종오리 생산기반을 구축했다는 것은 오리 산업에 있어서 여러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국원종오리의 설립은 안정적인 PS공급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종오리 수입이 중단되더라도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또 문제가 해결할 때까지 시간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를 통해 오리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F1오리에 대해서도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공급과잉 등의 기조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현재까지 최상위 단계 GPS단계에서 조정이 이뤄질 경우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입창구 일원화 붕괴·무분별한 F1입식 따른 수급불안

전 세계적으로 종오리는 영국의 체리밸리사와 프랑스의 그리므드사가 양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들 2개 나라에서 오리협회에서 수입권을 갖고 종오리를 수입해 왔다.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2010년 HPAI 이후 상황이 급변하게 됐다. AI로 인해 종오리가 대규모로 살처분 되면서 종오리 공급량이 절대 부족 현상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이 틈을 노려 영국과 프랑스가 아닌 새로운 품종이 종오리 시장에 등장하게 됐다. 오비야라는 품종이 종오리 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왔으며 이후 종오리 공급과잉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됐다.
여기에 무분별한 F1오리 입식도 오리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AI발생 이후 종오리가 부족해지자 육용오리를 종오리로 사용하면서 단시간에 사육수수 증가로 인해 공급과잉을 가져올 수 밖에

 

>>항구적인 수급안정 방안 마련 절실

오리업계가 최근 수급조절을 위해 20년 만에 종란 폐기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종란폐기는 2000년대 초반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오리업계가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종오리 수급안정을 기반으로 고도 성장을 거듭하면서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종오리 수요도 급증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감소는 공급량을 감소해야만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업계 자율적으로 공급량을 줄이기는 했지만 시장에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이다.
때문에 오리업계는 첫 단계로 현재 부화기에 들어있는 종란 30%를 꺼내 폐기키로 한 것이다. 이마저도 효과가 없을 경우 종오리 감축과 원종오리 감축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생산량을 무한정으로 줄일 수 만은 없다.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산량을 줄이는 것은 임시방편일 수 밖에 없다. 오리업계는 수급안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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