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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동물성 단백질 섭취 늘려 영양균형 맞춰야

■ 축산물품질평가원·축산신문 공동기획 시리즈 축산물 오해와 진실<1>

[축산신문 설현철 원장 기자]

 

한의사의 고기예찬(上)

 

각종 대사성 질환, 탄수화물 과잉이 원인

설현철 원장 (벽산한의원)

 

내가 주로 관심을 갖고 진료하는 분야가 바로 대사성 질환이다. 대표적인 대사성 질환이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이다. 그렇지만 사실 거의 모든 질환이 신진대사와 관련이 있다. 심혈관계 질환 뿐 아니라 주 환자 층인 근골격계 질환도 대사성 질환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비만으로 인한 체중과다는 허리나 무릎의 관절에 무리를 주게 되고, 혈행장애는 관절의 악화와 회복을 느리게 한다. 그래서 이러한 대사성질환이 생기는 원인, 치료, 예방에 대해 상담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데 대사성 질환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이 바로 음식이고, 운동이다. 특히 음식이 대사성 질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환자들과의 건강 상담을 할 때 음식과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때 환자들에게 동물성 식품인 고기를 반드시 드시도록 조언을 하는데, 돌아오는 대답의 대부분은 “고기는 건강에 나쁘지 않나요?”하고 물어 오는 경우가 참 많다.
나는 고기가 건강에 매우 좋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이러한 반응은 참 당혹스럽다. 고기는 고급 단백질과, 비타민과, 무기질을 인체에 필요한 적절한 비율로 풍부히 공급해주는 식품이다. 뿐만 아니라 한의학적으로도 매우 유용한 약물로써 활용된다. 환자들은 건강에 좋고, 나쁨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 있어서는 환자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건강에 좋고 나쁨은 그때그때마다 다르다.
어쩌다가 고기가 건강에 해로운 식품이 되어 버렸나? 그 주된 이유는 신문이나 방송 같은 언론매체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이 언론매체들이 고기와 관련하여 싣는 기사 내용은 주로 미국의 연구결과를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인의 주식은 고기다. 그래서 고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 졌다. 그 연구 결과가 고기의 섭취가 동맥경화나 심혈관계 질환 뿐 아니라 암을 일으키고, 고기가 비만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연구결과를 그대로 우리나라의 언론 매체들이 기사로 싣고, 일반 국민들은 그 기사를 읽고서, 고기는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내용은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미국인에 해당되는 이야기지,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주식은 쌀이다. 고기는 주로 반찬으로 먹을 뿐이다. 그래서 미국의 연구결과를 우리에게 바로 적용을 시킨다는 것은 오히려 우리의 건강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어떤 음식이든지 모자라게 먹으면 결핍증이 생기고, 적절히 먹으면 건강에 유익하고, 지나치게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
미국인의 경우 총 에너지 섭취량중 동물성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0%에 이른다. 일인당 일 년에  육류로 소비하는 고기양이 약 120킬로그램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 년에 약 40킬로그램을 소비한다. 미국인의 1/3 정도를 소비한다. 이 양은 같은 동양권에 속하는 일본이나 대만보다도 적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의 이환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이유를 고기 섭취량의 증가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총 에너지 섭취량의 60-70%를 탄수화물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쌀의 소비량은 계속 줄고 있다. 그러나 분식 장려책으로 국수나 빵의 원료가 되는 밀가루 소비량은 크게 늘어 버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총 에너지 섭취량의 대부분을 탄수화물에서 얻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사성 질환이 생기는 이유는 미국인들과 다르다.
미국인들은 비만과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을 동물성 지방으로 보고 이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해 왔다. 그래서 실제로 동물성 지방의 섭취량은 지속적으로 줄어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비만과 심혈관계 질환의 이환율은 계속 증가되었다. 이를 아메리칸 패러독스라고 일컫는다. 이유는 건강에 해롭다는 동물성 지방의 섭취량은 줄어든 대신, 건강에 유익하다는 식물성 지방의 섭취량은 크게 늘어나 버렸다. 결과적으로 총 에너지 섭취량은 더 늘어나 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미국인들의 활동량은 더 줄어 버렸다. 그래서 에너지 섭취량은 늘어 버리고, 소비량은 줄어 버린 것이다. 결과는 비만이고, 비만과 관련된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률은 더 증가해 버린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만이 늘어나는 이유도 비슷하다. 다만, 고기 섭취량은 적은데 반해, 탄수화물 과다 섭취와 활동량 감소가 비만의 원인이 된 것이다. 나는 이를 코리안 패러독스라고 명명하고 싶다. 비만은 밥을 먹든, 고기를 먹든, 과일을 먹든, 지나치게 많이 먹어 총 에너지 섭취량이 과다해서 오는 것이지, 단순히 고기를 먹어서 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우리나라의 비만 환자들에게는 오히려 고기를 먹으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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