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방법 따라 유통기한 달라…혈액부산물 사료원료로 유럽 도착 사흘째부터 3일간 독일의 햄소시지가공장 및 유통시장 조사, 그리고 덴마크 코펜하겐의 대형마트 및 백화점 등을 시찰한 우리 일행은 6일째 되던날 덴마크 식육산업연구소(DMRI, Danish Meat Re-search Institute)를 방문했다. 코펜하겐에서 한시간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1954년 한 개인이 베이컨과 관련된 연구를 위해 설립, 60년대부터는 돼지질병 퇴치, 도축장설비설계 등으로 그 영역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데니쉬크라운 협동조합에서 독립, 덴마크 기술연구소의 한개 부서로 편입돼 있는데 동물복지, 도체분류, 고기품질, 식미품질, 영양소 등 ‘생산품질’과 도축·가공장설비, 이물질관리, 잔류물질, 이력추적, 리모델링 등 ‘식품안전’, 도축장 자동화 라인, 도체절단자동화기계 및 정보기술과 프로세스제어 등 ‘자동화’, 농장에서 식탁에 이르는 모든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토대로한 ‘컨설팅’까지 크게 4개부문으로 나뉘어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 연구의 결과물은 곧바로 현장에 적용, 덴마크가 축척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양돈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는 주춧돌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DMRI가 단순히 연구소 이상의 존재임을 짐작할수 있다. 연간 250억원에 달하는 DMRI의 운영비는 양돈자조금(50%), 컨설팅수입(40%), EU지원금(10%)으로 충당된다. 자조금의 경우 정부의 매칭펀드가 이뤄지는 우리와는 달리 100% 양돈농가의 거출금만으로 조성되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일행은 생산성 뿐 만 아니라 도축 가공부문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덴마크의 관련 시스템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혈액부산물의 재활용 부분. 덴마크에서는 각 도축장으로부터 수집 운반된 혈액이 식용 및 사료원료로 사용가능한 혈장파우더로 탈바꿈된다. 혈액부산물을 폐수처리장으로 반입, 정화비용까지 지불해가며 처리하고 있는 우리와 접근 방법부터 차별화되는 것이다. 그다음이 바로 소도축 프로세스. 안락한 계류시설에서부터 전기자극(절명 이후)에 이르기까지 품질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완벽한 생산이력 시스템외에 48개월 이후 일령에 대해서는 모든개체의 샘플검사와 RF-ID부착이 이뤄지고 있을 뿐 만 아니라 포장방법에 따라 유통기한이 차별화되고 있는 부분도 눈에 띄었다. 한편 EU국가간 필요성에 의해 출발한 등급판정은 품질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정육률(60%가 적당)을 등급의 기준으로 삼아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데 등지방 두께를 기준으로 하는 등급판정의 경우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으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게 강의에 나선 현지 관계자의 설명. 또한 도체와 등지방두께를 일곱가지로 분류한 뒤 용도별로 커팅해 판매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보관까지도 부위와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더구나 보관방법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도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은 우리일행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