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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대잇는 父子 축산인의 ‘희망 이야기’ / (2) 경기도 이천 윤두현·범준 父子

“축산이 천직…꾸준히 일하다보니 길이 열리더라구요”

[축산신문 글=장지헌·사진=김길호 기자]
 
- 윤두현 조합장과 아들 범준씨가 다정하게 사료를 주고 있다.
축산을 선택한 특별한 동기는
父 “소 키우는 걸 생업으로 알고 규모 늘려왔죠”
子 “그저 어릴때부터 일하는 것이 즐거웠을 뿐”

농장을 그만 두고 싶었을 때는
父 “질병으로 한꺼번에 수십두가 폐사 됐을때”
子 “월급받고 일하는 것이 부러워 한때 외도”

소를 잘 키우려면
父 “축사 환경이 중요…송풍과 채광 특별한 신경을”
子 “퇴비장 시설 충분히 확보 분뇨처리 걱정 없애야”

서로에게 한마디
父 “경기 호·불황에 개의치말고 꾸준하면 승산”
子 “아버지가 자랑스러워요. 많이 닮고 싶습니다”


대잇는 축산가족과의 만남, 두 번째 주인공은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주막리 산11번지에서 220두 규모의 한우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윤두현(57세)·범준(27세) 부자다.
지난 3일 아침 일찍 농장을 찾았다. 이천축협 조합장을 2선째 맡고있는 윤두현씨의 바쁜 일정 때문이었다. 농장에 들어서자 작업복 차림의 두 부자가 반갑게 맞았다. 그리고 아침 식사를 함께 하자며 식탁에 앉기를 권한다. 이미 아침 식사를 한 다음 농장을 방문한 취재진은 두 부자의 아침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데, 식사하는 모습이 참 소박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한우가 2백마리가 넘고, 농장 부지가 6천9백평에 달하는 자산을 어림잡아 계산해도 수십억원이 된다. 그럼에도 조촐한 아침상에 앉은 두 부자의 모습은 농촌에서 사는 사람들의 꾸밈없는 일상 그 자체라 할 것이다.
 
- 위사진은 처음우사를 신축했을때 중간에 물받이를 설치, 지붕이 낮아 통풍이 잘 안됐다. 아래는 단점을 보완해 지붕이 높아 통풍이 잘 됨으로써 항상 축사바닥이 건조하다.
두 부자의 한우 사육동기가 우선 궁금했다. 우선 아버지가 말문을 열었다.
“특별한 동기가 있었다기보다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소도 몇 마리 사육한 것, 그것이 전부입니다. 그저 꾸준히 생업이라고 생각하고 한우 규모를 늘려왔습니다.”
좀 특별한 동기를 기대했는데 답이 좀 싱겁다. 이번에는 아들에게 특별한 동기가 있을까 기대했다.
“어렸을 때부터 일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아예 여주자영농고와 전문학교를 다니면서 한우를 사육하기로 작정했습니다.”
애당초 특별한 동기를 기대했던 것이 잘못이었을까. 해서 거꾸로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동안 소를 사육하는 일을 하면서 싫증난다거나 소를 키우는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싶을 때는 없었느냐”고.
▲子 “왜 없었겠습니까. 한 동안 소키우는 일이 싫어서 골프장에 가서 일도 해보고, 다른 목장에서 월급을 받아가면서 일도 해 봤습니다. 매달 월급받는 일을 하고 싶어서 7~8개월 정도 농장을 떠나 있었는데 결국 내가 일할 곳은 현재 이곳이라는 생각이들더군요. 그런데 다시 농장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소를 사육하는데 큰 소를 4마리나 죽이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정말 겁이 나더군요. 아버지께 혼날 생각하니 그것도 두렵고...”
▲父 “진짜 소를 키우기 싫은 때가 있었지요. 언젠가 소 20마리가 몽땅 아까바네병에 걸려 장님송아지가 나오고, 절름발이 송아지가 나오는 등의 어려움을 겪은 일이 있는데, 그 때는 정말 소 사육을 포기하고 싶더라구요. 그 이후에는 또 번식우가 설사를 해서 40여마리가 폐사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 언뜻 생각난다. 역시 2백여두 규모의 한우농장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부자(父子)는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덕평리 농장을 처분하고 이곳으로 소를 모으면서 본격적인 규모화에 나섰다. 우선 우사를 새로 짓는데, 그동안 폐사 경험이 큰 힘이 됐다. 소 사육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우사의 통풍과 채광을 최우선시 하면서 사양관리 방법도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적극 활용, 이제는 폐사가 한 마리도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이들 부자의 노력은 현재 농장의 우사 형태가 잘 설명해준다. 처음 건축한 우사와 최근 신축한 우사를 보면, 통풍과 채광 문제를 어떻게 개선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이쯤에서 부자가 함께 소를 사육하면서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툰적이 없는 지 궁금했다.
▲子 “학교에서 배운 것과 경험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런데 학교에서 배운것보다 아버지의 경험이 더 낫더라고요. 이를 테면 송아지를 키우는데 아버지는 조사료를 많이 줘야된다고 하시는데 저는 농후사료를 어느 정도 급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요. 너무 조사료 중심으로 키우면 송아지가 꺼칠꺼칠한 것이 보기가 안좋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결과를 보면 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父 “그래도 사육은 아들이 거의 전담해서 합니다. 다만 송아지 구입은 제가 전적으로 맡아 하는데, 역시 경험이 중요하니까요.”
기자는 그래도 아들이 더 잘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아들에게 “그래도 아들의 의사가 더 많이 반영된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아들은 “있습니다. 축사 지을 때 퇴비장을 충분히 확보한 것입니다. 농장에서 직접 작업을 하다보니 퇴비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퇴비장을 5백평정도 확보했는데, 이제 긴요하게 분뇨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1년 우분을 다 모아두었다가 퇴비로 파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그러면, 축산 현안에 대한 인식은 어떠할까. 아무래도 조합장이기도 한 아버지가 주로 말을 했다.
우선 사료값 폭등과 관련, “농가로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에서 FTA대책으로 폐업 보상등 축산을 그만두는 사람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축산을 하고자 하는 사람을 지원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농가가 사료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사료 확대는 농가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주문하고, 그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조사료 수입을 자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가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비육기간을 현재 28~29개월에서 31개월 이상으로 늘려 등급을 높여 받는 일 정도라는 것.
여기까지 듣고, 아들에게 그래도 한 마디 할 것을 권하자 아들은 “소 값의 오르내림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현두수를 유지하다가 기회가 되면 늘리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부자간 서로 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父 “이제 모든 것을 (아들에게)맡기고 싶다. 소 사육을 천직으로 알고 변함없이 꾸준한 마음으로 이어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개인적인 욕심은 앞으로 조그맣게 농장을 운영하면서 개인 용돈이나 쓸 수 있었으면 한다.”
▲子 “그동안 아버지께 불평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아버지가 항상 최고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많이 닮고 싶은데…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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