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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정영채 박사의 학문과 인생에 대한 회고 / 11. 나의 연구와 연구환경 변화(4)

일부 과학자들 권력과 돈 앞에 순결함 잃어

  • 등록 2007.11.21 09:31:08
연구의 이환 : 오늘날 우리의 연구는 건강한가? 과학은 진리이어야 하고, 과학하는 마음은 순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오늘의 우리 과학은 진리와 순결을 잃지 않고 건강한 상태인가? 우리 사회가 권력과 돈 때문에 이환되어 있다고 한다면 그 누구도 놀랄 사람이 없을 것 이다.
그러나 과학도 그러하다면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50, 60년대 서구의 많은 선진국에서 노벨상에 도전한 과학자들이 많은 연구비를 받고 감당치 못한 채 세상의 눈을 피해 멀리 떠난 예가 적지 않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연구비와 연구과정 그리고 연구결과를 건축업자가 집을 짓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명성이 높은 건축업자가 많은 건축물을 짓기 위해 여러 곳으로부터 많은 건축비를 받았다고 하자. 혼자서 감당할 수 없으니 당연히 여러 곳에 하청을 줄 수밖에 없다.
많은 하청업자들은 하청부분을 계약기간 내에 완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결과물을 내놓게 될 것이다. 하청을 준 건축업자는 독촉과 함께 하청에서 이뤄진 결과물을 짜 맞춰서 큰 건물을 완성해 갈 것이다. 그러나 그 건축업자의 하청 의존도가 지나치고, 하청에서 하청이 거듭될수록 그 결과물은 부실해질 수 밖에 없다. 연구의 과정이나 결과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토대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60, 70년대 모든 연구기관과 대학에 연구윤리위원회와 생명윤리위원회가 설치되어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선진국의 과거가 21세기 우리나라에도 온 것뿐이라고 한다면 이환된 우리의 현실을 이해하고 위안이 될는지도 모른다.
과학은 과학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과학적 방법을 통해 해석하고 해결해야 과학적인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또 최근 지상에서 논문 표절문제로 시작된 교육자의 도덕성과 지도자의 자질에 대한 논란을 접하면서 일생을 교육계에 몸담아온 한사람으로 참담하기 그지없다.
교육이란 정직과 순수성 그리고 겸허에서 이뤄진다. 그러기 때문에 권력이나 돈과 인연을 맺고자 하는 사람은 교육과 연구자가 될 수 없고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어쩌다가 우리 대학과 교수의 위상, 그리고 지도자의 위상이 이렇게 난도질을 당하고 있는 것일까? 털끝만한 자존심 하나를 건드려도 그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수치스럽고 부끄러움을 금치 못하고 고개를 숙이는 것이 교육자의 양심이고 참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죽음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교육자의 양심이고 자존심이다. 하물며 교육자이기 전에 인간으로서의 도덕성 문제가 매일같이 지상에 대문짝처럼 오르내리는데, 그것이 사실이고 아니고 간에 해명이고 변명을 떠나 인간으로서 인내해야 할 한계를 벌써 넘어 섰다는 느낌을 받은 지 오래다. 더욱이 분통을 터지게 하는 것은 미래 무한지식경쟁시대에 살아갈 인재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수뇌부까지 나서서 옹호의 변명을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교육의 앞날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사퇴건의가 무엇이고 자진사퇴는 또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국민 앞에 총리, 대통령, 국회까지 나서 온 나라가 이렇게 야단법석을 떨어야 할 일인가.
국민을 더 이상 불쌍하고, 초라하게 만들지 말기를 바란다. 국민이 원하는 참다운 교육, 참다운 지도자 그리고 행복은 권력과 돈이 아니다. 변명을 듣고자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정직과 순수성 그리고 겸허한 인간 환경 속에서 오순도순 살아가고자 하는 것뿐이다. 우리의 연구환경이 하루빨리 건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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