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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정영채 박사의 학문과 인생에 대한 회고 / 6. 내가 걸어온 교육환경의 변화(2)

50년대 해부학 실습도 그려만든 괘도가 전부

  • 등록 2007.10.17 10:42:58
매장된 동물뼈 수거 조립 골격표본으로 활용

해부학 실습과 골격표본 : 1960년 이전에는 해부학이나 해부학실습도 그려서 만든 괘도를 교단에 세우고 그림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동물의 몸속을 머릿속에 그리는 상상 해부학이었다. 돈이 없으니 실험동물을 살수도 없고, 막상 해부를 하려해도 골격이나 내장정도는 알 수 있었지만 학생들이 맥관·신경을 찾아 보여 달라고 한다면 난감했을 것이다.
참고서는 거의 모두가 일본서적이다 보니 일본식 용어나 표기를 그대로 쓸 수밖에 없었다. 1959년 타자로 찍어서 만든 미국판 ‘Guide to the Dissection of the Dog’의 아시아판을 윤석봉 교수님께서 처음으로 번역하고 그림을 그려서 강의와 실습에 활용할 수 있었다. 저자인 Dr. Malcolm E. Miller 교수는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해부학교실의 주임교수였고, 1960년에 작고 하셨다. 이 책은 1947년에 초판이 발행됐으며 그 후 여러 차례 교정을 거쳐 1971년에 역시 코넬대학교 해부학 주임교수인 Howard E. Evans 박사에 의해 ‘Miller’s Guide to the Dissection of the Dog’ 로 다시 초판으로 발행된 후 지금까지 미국의 수의학과나 축산학과 학생의 수의기초해부학 교재로 쓰이고 있다. 나 역시 1980년 내가 코넬대학을 방문했을 때 Evans 교수가 방문기념으로 나에게 준 개정판 한권과 신경해부학 책 한권을 지금까지 강의와 실습에 참고하고 있다.
해부학 골격표본에 관한 이야기는 할 말이 많다. 서울대학교에 있을 당시 뚝섬 경마장 주변에 매장된 말의 골격과 부속목장에서 얻어진 소와 돼지, 개의 골격을 수집할 수 있었다.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의 골격표본은 건국대학교 유석창 이사장님과 윤쾌병 교수님의 요청으로 소, 돼지, 개의 골격을 조립했다. 충남대학교에서는 처음으로 서울대학교에서 골격을 분양받아 갔으며, 부속농장의 가축을 도살해 표본을 제작했었다. 그러던 어느 해인가 전염병으로 죽은 소를 갈마동 개천 둑에 매장했다는 소문을 듣고 이규승 교수님과 함께 찾아가 발굴 작업을 했으나 매장한 날 밤 주민들이 다 파 갔다는 말에 성과 없이 되돌아 온 적도 있었다. 중앙대학교에서는 불광동 국립보건연구원의 실험동물폐기장에서 폐기된 골격을 수집했고, 안성군 양성의 보신탕집 할머님께서 손수 닦아서 말려주신 표본을 갔다 쓰기도 했었다. 중앙대학에서의 해부학 실습은 초창기 공과대학에서 폐기된 제도판을 가져다 학생들과 함께 만든 해부대에서 실습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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