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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정영채 박사의 학문과 인생에 대한 회고 / 4.대학의 역할과 의미(1)

  • 등록 2007.10.04 11:41:03
국제적 인재양성 ‘다국적캠퍼스’ 탈바꿈
외부 영향 받지않는 대학 자율성 보장돼야

대학은 한 국가의 축소판이고, 세계의 축소판이란 말도 있다. 또 대학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나라를 다스릴 줄 안다는 말도 있다. 이는 아마도 대학과 대학인은 인재를 양성할 줄 알고, 인재를 활용할 줄 알기 때문에 나온 말로 이해가 된다.
대학의 정의, 대학의 기능 등에 대해서는 그 시대에 따라 많은 논의가 돼왔다. 중세 대학의 기능은 단일목적 기관이었다. 즉 전문직업인의 양성, 신사의 교육, 그리고 관료의 양성이었다.
또 초기 대학은 한정된 범위의 아카데믹한 기능만을 수행하고 있으면 그것만으로 족했던 때도 있었고, 전문직업인의 양성, 개인의 인간형성과 전문연구의 세 가지 기능을 함으로서 대학의 할 일을 다 하는 것으로 여긴 적도 있다.
대학이란 획득, 전달, 응용이라고 하는 지식의 세 가지 기능이 제도화된 곳이라고도 한다. 대학은 교수와 학생이 자유로이 진리를 탐구하는 곳으로 제도적 측면에서는 최고의 교육기관이고 학문연구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기관은 우수한 연구만을 수행하는 곳이고, 교육기관은 순수하게 지식의 전달, 즉 지식전수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대학은 교육과 연구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곳으로 돼있다.
근대 대학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집단적인 환경에서의 교육과 연구라고 하는 점이다. 즉 학문의 연구에서 다양한 분야 다수의 연구자와 상호연계, 참여, 비판, 협력, 융합과정을 통해 다양한 인간관계, 다양한 전문분야의 이해와 조화, 협력할 수 있는 인간의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목표에 따라 근대 대학의 발전과정도 단과대학(Collge)에서, 종합대학교(university)로, 더 나아가 지역 분산형 또는 분산형 종합대학교(multiversity)로 초대형화 되고 있다. 최근에 와서는 국제적인 교육의 개방과 세계화시대에 세계어디서나 적응할 수 있는 국제적인 인재양성을 위한 다국적캠퍼스(Global University)도 탄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바로 대학 교육이 독학이나 서당식 인재 양성과 비교되는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 대학의 자유·자율·자치란
대학의 자유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대학은 자유가 생명이고 본질이며 스스로 통제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학은 학문의 자유, 가치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으면 대학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대학이 국가의 위에 설 수 있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베를린 대학의 창설자인 홈볼트(Wilhelm von Humboldt 1769~1859)는 대학의 자유는 고독(Einsamkeit)과 자유(Freiheit)에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양성, 실용적 목적을 위해 외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식을 추구하는 엘리트교육으로 생각한 것이다.
미국의 대학은 주립이건 사립이건 경영의 책임이 이사회에 있다. 즉 교수, 총장, 예산권이 이사회에 있다. 대학에 자유, 자치권이 보장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황제 국가의 제국대학에서는 교수임명을 국가가 했다.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받아 국립대학에서는 교수와 총장의 임명권이나 예산권이 정부에 있다. 이것이 바로 자율과 자치의 제한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학생운동은 학원의 자유를 제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대학의 학생운동은 해방 후 반탁운동, 국대안반대, 그 후 유신헌법반대, 자율화 운동과 데모로 사립대학에서는 대내적으로는 재단의 전입금에 대한 불만과 인사권, 경영권을 문제로 삼았다. 또 국립과 사립 전체적으로는 등록금, 복지시설, 공간, 무능, 어용교수 등을 이슈화 하고, 나아가 반정부운동으로 변질되기도 했으며 학생운동이 심화되면서 외부의 세력과 연계규합한 노동운동과 좌경화의 이념적 운동, 정치세력과도 연계되어 학원이 일대 혼돈생태에 빠진 때도 있었다.
최근에는 대학의 경영개선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 정책이 대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사립대학에 대한 정책은 더욱 그러하다. 사립대학의 운영자도 사립대학의 학생도 다 같이 세금을 내고 있는 국민이란 점을 정부는 망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대학들은 잃었던 대학의 참 모습을 찾아 창의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몸부림치고 있음이 엿보인다. 그 표현이 바로 논술고사 만이라도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대학은 그것조차도 정책 당국의 쥐락펴락 하는 간섭으로 뜻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어느 대학 총장의 하소연을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다. “대학에는 단 한명의 학생도 뽑을 권리가 부여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 날 대학의 본질인 자유, 자율, 자치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대학의 참담함을 토로하는 목소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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