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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정영채 박사의 학문과 인생에 대한 회고 / 학문의 세계란 (1)

옛날 선비들 성찰통한 정신세계 중시여겨

  • 등록 2007.09.08 11:28:06
학문은 자아실현·문화발전 원동력인 듯

학문이란 무엇인가? 원로학자인 정영채 박사(대한수의사 회장·중앙대 명예교수)는 최근 중앙대 김창근·윤영호 교수의 정년퇴임 기념논문집에 게재된 ‘학문의 세계’란 제목의 글을 통해 ‘학문은 인문과학이나 자연과학에 대해 현실과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사고하고, 풀어서 증명하고 정리하는 것’ 이라고 말한다. 어렵고 딱딱한 것으로만 인식되기 쉬운 학문의 세계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정박사의 글을 연재한다. <편집자>

요즈음 시계는 옛날 시계보다 빨리 돌아가는 것 같다.
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이념 그리고 자연 환경이나 인간관계의 환경도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군사력에 의한 전쟁, 이념의 전쟁, 경제 전쟁도 끝나고 IQ 전쟁, 지력(智力) 전쟁, 창의력 전쟁으로 돌입했다. 대학도 학생도 기하급수적으로 팽창 변화 했고 교육과 연구의 환경이나 내용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내가 초등학교 때 해방을 맞이했고, 중학교 때는 6.25전쟁을 겪었다. 50년대 후반에 대학을 나와 60년대 초에 석사과정과 60년 중반에 박사과정을 마쳤다. 1961년도부터 1963년까지 서울대학교에서, 1963년부터 1970년까지 충남대학교에서, 1970년부터 2002년 2월까지 중앙대학교에 재직하면서, 40여 년간 대학 강단을 지키다가 65세 정년을 맞아 지금은 명예교수의 신분이다. 이 과정에서 1795년 3월에 김창근 교수님을, 1981년 3월에는 윤영호 교수님을 신설된 축산학과(오늘의 동물자원과학과)에 모셨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학의 교육과 연구의 현장인 학문의 세계에서 생애를 함께 해온 두 분 교수님께서 이제 내가 걸어온 그 길을 따라 대학을 떠나신다고 하니 너무나 큰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사람의 일생이 이렇게 해서 지나가는 것을…’ 하고 생각하니 그야말로 세월의 무상함을 가슴속깊이 새기게 된다.
돌이켜 보면 우리들의 교육과 연구의 환경은 실로 전무(全無)에서 시작해 창조의 역사를 이어가며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생각된다.
실로 눈물겨운 어려움도 있었고, 조그만 성취의 기쁨도 있었다. 이 시점에서 되돌아 생각하니 두 분 교수님께 잘 해 드리지 못한 것만이 일생의 한으로 남을 것 같다.

1. 학문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학문(學問)이란 단어를 자연스레 자주 쓰고 있다. 그러나 한번 멈추어 학문이란 무엇인가? 라고 자문해 보았을 때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사전(辭典)에서 학문이란 단어를 찾아보면 어떤 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힘(lerning), 일정한 이론에 따라 체계화된 지식(知識, knowledge)이라고 쓰여 있다. 또 다른데서는 학문을 한다는 것은 세상의 이치를 알아내기 위함이라고 쓰여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점점 더 어려워진다.
또 학문의 세계는 선비의 세계에서 찾아보기도 했다. 선비란 전통학문을 닦은 사람으로 전통학문을 이용해서 학식은 있으나 벼슬을 하지 않는 사람을 우러러보는 경우에 쓰기도 했다. 선비란 사대부(士大夫)층을 말하기도 하며 물질보다는 정신적인 면을 가치 있게 보고, 사적인 것보다는 공적인 것을 위해 노력하며, 전통(傳統)과 정통(正統)에 순종하되 명분과 의리를 생명으로 삼았으며 평민의 모범이 되기 위한 사표(師表)가 되도록 노력했다.
또 선비는 은둔(隱遁)의 윤리에서 찾아보기도 했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자랑하지 않았다. 오늘날 자기과시, 자기선전, 독선적인 지도자상과는 반대 되는 사상이다. 그러면서도 은둔에는 어떤 윤리성이 있어야 하고 가식과 허위는 용납 될 수 없었다.
사람이기에 과오를 저지를 수 도 있겠지만 선비는 과오를 반복을 하지 않고 얼마만큼 성찰(省察)하느냐 하는 것을 중요시 했다.
결국 학문은 인간의 정신적인 면인 인문과학이나 실용적인 면인 자연과학에 대해 현실과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사고하고 풀어서 증명하고 정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문하는 마음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행위이며 그 결과는 항상 진리여야 한다. 또 진리는 시간적·공간적으로 어디에 대입해도 변함이 없고 정의로워야 한다.
또 학문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자아실현에 대한 기쁨의 원천이고 사회가 사회다울 수 있는 문화 문명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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