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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인형의 ‘황소 발자욱’<71회> / 최종회

7. 정답이 없는 삶의 지혜

  • 등록 2007.08.27 12:20:47
 
- 10여년전 축산시험장 내 돼지시험축사 옆에 심은 후박나무 그늘막이 아직도 아름답고 푸르게 자라고 있다.
인생은 끝없는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낸 산물
주위 격려와 도움이 있었기에 복된 삶을 영위

나는 내가 살아온 인생여정을 정리하면서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을 사실 그대로 옮기려고 노력을 했다. 그러나 글 솜씨가 부족해 좀 더 재미있게 내 삶속의 사건들을 전개하지 못한 부문에 대해서는 독자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재 할 글을 쓰면서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나의 자서전인 ‘황소 발자욱’을 연재하면서 삶의 지혜는 정답이 없고, 항상 복수의 답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정답이 없으니 모든 사람의 인생여정이 같을 수가 없고,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 가정에서 성장한 형제자매들도, 같은 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도 각자의 다른 삶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각자의 목표가 다를 것이고, 혹시 같다고 하더라도 성취하고자하는 욕망과 열정에 따라 성공적인 삶 또는 실패한 삶을 살았느냐하는 평가도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한편 나는 누구의 신세도 지지 않고 혼자서 인생의 역경들을 극복하려고 노력해 왔고, 뜻있는 삶을, 성공적인 삶을 살아 왔다고 자부하면서, 현재에도 떳떳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니 나의 인생은 혼자서 걸어 온 것이 아니라 가족, 친지, 직장동료와 원로 분들의 협조와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인형이라는 기린아(麒麟兒)는 존재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진심 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가족, 친지, 직장동료 및 관련이 있는 조직에 조금이라도 쓸모가 있는 인간으로 살려고 애를 써 왔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지만 더러는 도움이 안 되는 사람으로 인식이 된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정년퇴임을 한 마지막 직장인 축산시험장(현 축산과학원)에서 임무를 수행하고자 모험과 도전, 열정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자부하고 싶지만, 실패한 일이 가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다름이 아니라 꽃과 나무를 가꾸는 것은 심는 것보다 힘들고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는 것이다.
농림부에서 근무하다 축산시험장을 책임지고 부임하던 1993년 봄이다. 꽃과 나무가 별로 없어 삭막해 보이던 축산시험장의 사무실과 연구실 및 시험축사의 환경을 개선하려고 했으나, 예산이 없었다. 그래서 서울대 농대 후문에 위치한 구청에서 조성한 화단조성용 꽃 묘 장 등에서 꽃 묘를 할애 받았다. 또한 친구인 동방유량 유한웅 사장의 도움으로 동방유량 평택농장의 소나무 숲에서 자란 어린 후박나무를 수집하고, 천하제일사료의 김진의 사장이 논산농장에서 다 큰 은행나무와 향나무를 제공해줘 꽃과 나무를 심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다음해부터는 매년 일천만원 이상의 예산을 조성해 꽃과 나무를 식재하기 시작했다.
꽃은 사료작물과 온실에서 묘를 생산해 이식을 하는 등 꽃길과 주위에 나무를 심는데 열정을 쏟았다.
그리고 정년퇴임 후 10여년이 지난 2006년 9월 6일에 한우를 비롯한 각 가축의 사진을 촬영하러 축산시험장(현 축산과학원)을 방문해 이곳저곳을 돌아보다 돼지사육시험축사에서 발길을 멈추게 됐다.
그 옛날에 심었던 꽃길과 꽃 정원은 어디를 가도 보이지를 않았고, 길목마다 심은 나무는 듬성듬성, 군데군데 여기저기 비어 있었다. 삭막한 시멘트 바닥 위에 건물만 서 있는 것을 보니 안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돼지시험축사의 후박나무 그늘 막은 정말 아름답고 푸르게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꽃과 나무가 없는 곳에서는 여유와 낭만을 찾을 수가 없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매년 몇 번씩 방문을 했지만 돼지시험축사의 후박나무 그늘 막의 푸르고 탐스러운 모습을 처음 보는 순간 옛날생각이 떠올라 한참을 서서 바라보던 모습. 지금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올해 같이 연일 30℃가 웃도는 무더위 때는 지붕에 물을 뿌리지 않아도 후박나무 그늘 막 때문에 돼지들이 시원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 것은 내가 마지막 열정을 다 바쳤던 직장이었기에 더 기억에 남는 것일까?
‘인생은 정답이 없다’는 삶의 지혜를 터득하면서, 인생은 그 지혜를 응용해 살아가는 땀의 범벅이가 만들어내는 산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삶의 지혜를 터득하면서 보람되고 참된 삶을 살도록 노력할 것이다. 끝으로 ‘황소 발자욱’을 연재하도록 배려해주신 축산신문 윤봉중 회장과 편집에 정성을 다해주신 장지헌 편집국장, 이재형 차장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그동안 ‘황소 발자욱’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댁내 모두의 안녕과 우리나라 축산업의 안녕을 빌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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