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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인형의 ‘황소 발자욱’<69회>

제4부 이인형 하면 고집불통? (13)

  • 등록 2007.08.16 09:26:08
6. 왜? 번번히 NO를 합니까? (2)

전경환 애완동물협회장, 축발기금서 활동자금 지원 요구
장관, 추가예산 전환 지시…‘국회서 예산 삭감’ 의도 적중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88올림픽과 애완동물보호운동이 맞물려서 어렵게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는 과정에서 1987년 3월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하루는 H 차관보께서 갑자기 축산국장과 같이 전경환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을 만나러 가자고 하셔서 영문도 모른 채 수행을 하게 됐다.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회장실로 들어가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분위기가 좋았다. 그리고 한참을 지난 후에 전경환 회장께서 애완동물협회장을 자기가 맡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해 나는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우리 일행은 검토해 보겠다는 대답을 하고 돌아와, 장관에게 전경환 회장과의 면담내용을 보고하고, 다음날 애완동물협회 임원 및 회장을 만나 의논을 했더니 반대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또한 그들의 눈치를 보니 이미 자기들끼리는 협의가 돼 전경환 회장을 회장으로 모시면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꿈에 젖어 있는 것 같았다.
새마을중앙회를 두 번째 방문 할 때도 나는 차관보를 모시고 갔다.
한참을 대기한 후 회장실로 돌아가 애완동물협회 임원들과 협의한 내용을 설명한 뒤, 빠른 기간 내에 결론을 내기로 하고 돌아 왔다. 사실 그 당시에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 할 때에 전경환 회장께서 애완동물협회장을 맡는 다는 것은 격에 맞지도 않을 뿐 아니라 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 당시에는 누구도 전경환 회장의 생각을 역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시기였다.
그리고 돌아와서 며칠 동안에 회의를 거듭해 당시의 애완동물협회장이 부회장을 맡는 조건으로 하고 각종회의를 거쳐 전경환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은 순탄하게 마무리가 됐다.
그리고 세 번째부터 새마을운동중앙회를 방문하는 것은 나 혼자서 가게 됐고 회장으로 선출됐음을 전경환 중앙회장에게 설명을 드렸다. 그런데 누구와도 의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 회장은 비서관에게 이틀 후 저녁에 제3호 관사(당시에 회장 관사가 제1호, 제2호, 제3호가 있었음)에서 애완동물협회의 임원들과 만찬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하며, 이과장도 참석을 하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 불가피한 일로 참석이 어렵겠다는 답변을 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이틀 후 만찬은 성대하게 잘 치러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얼마 후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비서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전경환 회장께서 이 과장을 만나고 싶다는 말씀이 있으니 들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네 번째 방문도 나 혼자서 가게 됐다. 그때가 1987년 5월경으로 기억하는데, 나를 부른 이유는 애완동물보호운동에 필요한 자금을 축산진흥발전기금에서 지원해 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농림부 장관께 보고를 드리겠다는 말만 하고 돌아 와 장관께 보고를 드리자 장관께서는 축산발전기금은 안되니 정부예산으로 신청을 하라고 지시를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정부예산은 이미 경제기획원에 제출이 돼있으니 축산발전기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고 다시 말씀을 드렸지만 같은 답변만 하셔 결국 경제기획원에 추가 예산을 요구하게 됐다. 물론 추가예산 요구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재요구를 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그러나 정부예산에 반영된 예산은 국회예결위원회에서 야당의원들의 반대에 막혀 삭감되고 말았다. 역시 장관의 판단이 적중한 것이다. 국가기관이나 기업체를 막론하고 조직 내에 단계별로 직급체계가 있는 이유는, 바로 경험과 경륜이 풍부하고 사리(事理)에 대한 판단력이 높은 사람이 위에 단계별로 있으므로 사리판단을 정확히 할 수 있고 시행착오와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험과 경륜이 풍부한 전문가를 한사람 육성하는데 많은 시간과 공을 드려야하기 때문인지 전문가를 경시하는 시대의 흐름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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